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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별미 '통영 물메기' 품귀현상, 어획량 80%↓···왜?

등록 2019.12.27 11:33:02수정 2019.12.27 14:3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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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000만마리 치어 방류에도 통발 4000개에 고작 20마리

여름 이어 겨울까지 고수온, 마리당 3만5000원 이상

[통영=뉴시스] 신정철기자= 물메기. 27일 오전 경남 통영시 서호동과 중앙동 전통재래시장의 활어시장. 이맘때 한창 팔려나갈 겨울철 바다진객 '통영 물메기'가 바닷물 고수온으로 인한 어획부진으로 구경조차 힘들다. 음식점 수족관에는 물메기가 있지만 전통시장에는 물량부족으로 거래가 거의 끊긴 상태다. 2019.12.27. sin@newsis.com

[통영=뉴시스] 신정철기자= 물메기. 27일 오전 경남 통영시 서호동과 중앙동 전통재래시장의 활어시장. 이맘때 한창 팔려나갈 겨울철 바다진객 '통영 물메기'가 바닷물 고수온으로 인한 어획부진으로 구경조차 힘들다. 음식점 수족관에는 물메기가 있지만 전통시장에는 물량부족으로 거래가 거의 끊긴 상태다. 2019.12.27. [email protected]


[통영=뉴시스] 신정철 기자 = '못생겨서 미안한 통영 물메기'가 올해는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동장군이 엄습한 27일 새벽, 경남 통영시 서호동과 중앙동 전통재래시장의 활어시장에서는 이맘때 한창 팔려나갈 겨울철 최고의 바다진객 '통영 물메기'를 구경하기조차 힘들다.

시장 안팎의 식당 수족관에는 물메기가 전시되고 있지만, 서민들이 즐겨 찾는 전통시장에서는 거래가 거의 끊긴 상태다.

한 상인은 “지금 통영시장에서 거래되는 물메기는 거의 전남 여수산이나 충남산으로, 마리당 3만5000원에 거래되지만 '통영물메기'는 4만~5만원을 호가한다”고 귀띔했다. 어민들이 통영물메기를 잡으러 출어하고 있지만 어획량이 없어 거의 빈배로 돌아오는 탓이다.

경남도의 물메기 최대 산지인 통영시 산양읍 추도 어민들은 “올해 물메기 어장 수온이 예년 평균보다도 2~3도 이상 높다”고 짚었다. 3년 전만 해도 소형 통발어선 1척으로 하루 물메기 100마리 이상을 잡았지만 올해는 마을 주민이 잡은 물메기를 통틀어도 하루 100마리 정도라는 푸념이다.

어느 어민은 “통발 4000개를 풀었더니 고작 20마리가 들어 있었다”고 전했다. 역대 최악의 어획난을 기록한 지난해보다도 올해가 더 심각하다. 어민들은 여름 내내 기승을 부린 이상 고온 현상이 한겨울까지 이어진 것이 원인이라며 울상이다.

통영수협에 따르면 물메기잡이가 시작된 이달 1일부터 26일까지 공판장에서 거래된 통영물메기는 7600마리에 불과하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만5057마리의 절반 수준이다. 2017년 동기 위판량은 3만5030마리로 불과 3년 사이에 생산량이 5분의 1로 급감했다.

2014년 2월 물메기 덕장. 올해는 볼 수 없는 풍경이다.

2014년 2월 물메기 덕장. 올해는 볼 수 없는 풍경이다.

통영물메기의 비싼 몸값이 더 치솟고 있다. 통영수협 위판가 기준으로 2017년 1마리 9900원이던 것이 지난해 1만9100원으로 배 가까이 뛰었고 올해는 더 올라 2만2000원보다 더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시장가격은 위판가격의 곱절에 이른다.

김덕철 조합장은 “경남도와 국림수산과학원은 매년 1000만마리 이상의 통영물메기 치어나 자어를 방류하고 있지만 어획량이 3년 전의 20%에 불과하다”며 “바다 고수온 탓도 있지만 워낙 조업이 안 되다보니 어민들이 잡어잡이로 전향하고 있다”고 밝혔다.

물메기는 긴 수염, 축 처진 입꼬리 때문에 '못생긴 생선'으로 알려졌지만 겨울철에 맑은탕으로 끊여 먹는 맛이 일품이다.

 26일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최근 남해안 연안 수온은 11.5~16.5도로 평년보다 1도, 지난해보다는 1.5도 높다. 통상 수온 1도의 변화는 육상 기온 5도 이상의 변화와 맞먹는다는 점에서 남해안은 아직 늦가을에 머물고 있다. 통영물메기가 본격적으로 잡히려면 좀 더 추워져야 하는 셈이다.

한편 '통영물메기'는 1년생 어류로 몸길이는 약 50㎝다. 12월에서 이듬해 3월까지 산란하고 수심 50∼80m에 서식한다. 겨울에는 통영시 산양읍 추도 일대에서 많이 어획되고 있으며 품질도 추도산이 전국 최고품으로 인정받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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