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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철 대표 "25주년 정동극장 노후화, 재건축 절실"

등록 2020.01.16 17:5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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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극장 600석, 소극장 300석 규모 목표

20년 '전통 상설공연'은 종료

'뉴 정동문화벨트' 구축 나서

[서울=뉴시스] 김희철 대표이사. (사진 = 정동극장 제공) 2020.01.16. realpaper7@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희철 대표이사. (사진 = 정동극장 제공) 2020.01.1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극장의 수장이 극장 운영만 갖고 가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대외 교류 사업 등을 감당했으면 했어요. 사업을 다양하게 확장하기 위해서 대표이사라는 명칭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올해 개관 25주년을 맞이한 정동극장이 환골탈태한다. 지난해 8월 수장으로 임명된 김희철 대표이사가 중심에 있다. 그는 부임하자마자 24년 간 정동극장 수장을 가리키는 명칭인 극장장 대신에 대표이사를 사용하면서 의지를 다졌다.

"지난 5개월 동안 저희들의 정체성, 미션, 비전을 새롭게 바꾸는 작업을 해왔어요. 한마디로 공공극장으로서 본연의 역할과 기능을 하겠다는 겁니다. 특정 장르를 통해 특정 관객, 즉 주로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극장 기능에서 내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축하고자 합니다."

공연업계에 약 30년간 몸 담은 김 대표는 충무아트센터 본부장, 세종문화회관 공연예술본부장 등을 지냈다. 충무아트센터 재직 시절, 흥행 돌풍을 창작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프로듀서로 나서기도 했다. 지역문화재단의 지원을 받는 공공극장이 자체 기획 시스템으로 대형 뮤지컬을 성공적으로 올린 사례는 드물어 주목 받았다. 그 덕에 충무아트센터는 제작극장으로 격상되기도 했다.

김 대표는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시민이 참여할 수 있게 하고 싶어요. 친숙함이 분명 필요하다는 생가입니다. 그런 목적에 맞게끔 방향 설정을 해나갈 것입니다. 정동극장이 잘해왔던 전통 분야도 극장 운영의 중요한 축인 만큼 잘 다뤄야죠"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정동극장 외관. (사진 = 정동극장 제공) 2020.01.16. realpaper7@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동극장 외관. (사진 = 정동극장 제공) 2020.01.16. [email protected]

무엇보다 김 대표가 올해 가장 신경을 쓰는 것은 정동극장 인프라 확장을 위해 개관 25년만에 재건축을 추진하는 방안이다. 1995년 개관 이후 노후화의 심화로 극장의 안정성 확보와 쾌적한 공연 관람 환경 조성을 위해 재건축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미래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문화적 공간'으로 재설계될 필요가 있다고 재건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대극장 600석, 소극장 300석 규모를 갖춘 새로운 정동극장이 목표다. 아직 정확한 공사 일정 등은 확정되지 않았다. 정동의 주변이 문화재적 공간이 많아 다양한 기관과 논의가 필요하다.

김 대표는 "난관이 예상되지만 시민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인프라의 개선과 확대는 반드시 필요한 요소"라면서 "건물이 시대 트렌드에 맞지 않고 노후화됐어요. 리모델링, 보수도 적극적 필요한 시점인데 문화적 행보를 위해 재건축이라는 방향성을 고려했습니다"라고 했다.

올해 정동극장의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20년만에 '전통 상설공연'을 종료한다는 것이다. 누적 공연회수 총 8825회를 달성한 프로그램이다. 누적관객은 209만6758명을 기록했다. 이 시리즈를 통해 선보인 작품으로 세계 67개국, 122개 도시 해외 투어도 했다.

[서울=뉴시스] '적벽'. (사진 = 정동극장 제공) 2020.01.16. realpaper7@newsis.com

[서울=뉴시스] '적벽'. (사진 = 정동극장 제공) 2020.01.16. [email protected]

하지만 김 대표이사는 '전통 상설공연'을 이어오며, 단일 장르 공연장으로 극장 이미지 고착화가 심화됐다는 진단을 내놓았다. 국내 공연계에서 공연장으로서의 존재감이 미약했다는 고백이다. '상설공연 종료'로 '공연문화예술의 진흥과 발전', '전통예술의 계승과 발전'이라는 정동극장의 설립 목적 중 후자에 치우쳐 왔던 극장 운영방식의 균형을 맞추겠다는 얘기다.

올해 정동극장 공연의 첫 막은 2월14일 '적벽'이 연다. 2017년부터 전통 기반의 창작공연 개발을 목적으로 한 정동극장 '창작ing' 프로젝트를 통해 레퍼토리로 자리 잡았다. 올해로 연속공연 4년차다.

조선 후기 소설을 읽어주던 직업 낭독가 '전기수'를 소재로 한 뮤지컬 '판'은 예그린어워드 '베스트리바이벌상' 수상작(2018)으로 정동극장 무대에 복귀한다. 기존 정동극장 레퍼토리 작품 외에도 올해는 신예 아티스트들이 출연하는 대중음악콘서트 '정동 발라드', 해설이 있는 오페라 콘서트를 표방한 뮤지컬 배우 양준모의 '오페라 데이트' 등도 새로 선보인다.

 정동극장은 인사이트 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한 기존 뮤지컬 '아랑가'를 올해 라인업에 포함시켰다. 민간기획사와 적극 협업하겠다는 의지다. 이수현 정동극장 공연기획팀장은 "창극과 뮤지컬 결합을 주목했다"고 소개했다. 

[서울=뉴시스] '사군자' 김주원. (사진 = 정동극장 제공) 2020.01.16. realpaper7@newsis.com

[서울=뉴시스] '사군자' 김주원. (사진 = 정동극장 제공) 2020.01.16. [email protected]

또 정동극장은 '명배우 시리즈'를 신설,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들과 함께 매년 연극 신작 1편을 올릴 계획이다. 첫 주인공은 배우이자 넌버벌 퍼포먼스 '난타' 제작자로 유명한 송승환 PMC프러덕션 예술감독이다. 

개관 25주년 기념공연으로는 발레리나 김주원의 '사군자'를 선택했다. 2007 정동극장 아트프런티어 아티스트로 참여해 본인의 10주년 기념 공연을 올렸던 김주원이다. 이번에는 예술감독 정구호, 작가 지이선, 음악감독 정재일, 연출 박소영 등 공연계를 대표하는 창작진과 의기투합, 정동극장 개관 25주년을 맞아 선물한다.   

 정동극장은 2020년부터 총14인(무용수9인·풍물4인·지도위원1인)으로 구성된 소속 예술단체도 정식 운영한다. 그동안 전통 상설공연의 출연자로 활동해 온 이들은 전통 상설공연사업의 종료로 올해부터 창작성과 예술성을 답보한 정동극장 예술단체 소속이 된다.

정동극장 소속 예술단 대표자로 간담회에 참석한 이규운 지도위원은 "앞으로 정동극장에서 축적해 왔던 노하우를 집약시키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며 우리만의 고유 콘텐츠를 보유한 차별화된 예술단체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정동극장은 근현대문화기관의 집합지 정동길의 지리적 특색과 각 외국 대사관들이 모여 있다는 점을 활용, 정동극장을 거점으로 '뉴 정동문화벨트' 구축에도 나선다. 각 국의 문화를 영화로 만나보는 '정동영화제'를 추진한다. 김 대표는 "약 다섯 곳의 외국 대사관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귀띔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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