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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쇼피셜]'단돈 1500원'에 깔끔한 해산물 국물 맛 보기

등록 2020.01.3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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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KBS 2TV 예능프로그램 '신상출시 편스토랑' 방송 화면 캡쳐.

[서울=뉴시스] KBS 2TV 예능프로그램 '신상출시 편스토랑' 방송 화면 캡쳐.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감동적이다." "바다가 밀려들어오는 맛이다." "역대급이다."

지난 24일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신상출시 편스토랑'에서 코미디언 이영자씨가 내놓은 '태안탕면'에 만장일치 호평이 쏟아졌습니다. 심사위원으로 있는 셰프 이연복·이원일씨, 가수 이승철씨는 그간 이경규·정일우·진세연 등 스타들이 만든 음식에 혹평도 마다하지 않는 날카로운 심사평을 선보였죠. 이영자씨가 만든 음식을 향한 칭찬 세례는 그래서 더 궁금증을 유발하더군요. '도대체 어떤 맛이길래!' 이 프로그램은 스타들이 만든 음식을 대량 생산해 편의점 판매로 이어지는 과정을 담습니다. 맛도 맛이지만 편의점에서 판매해야 하니 조리법도 간편해야 하고, 호불호도 덜 갈려야 합니다. 태안탕면은 이 모든 면을 만족시켰나 봅니다. 방송 다음 날인 25일부터 본격 판매에 들어갔으니까요. 안 사먹어볼 이유가 없었습니다.

편의점 씨유(CU)에서 '태안탕면'을 샀습니다. '편스토랑'은 KBS와 CU가 합작하는 프로그램입니다. '태안탕면'은 CU에서만 팝니다. 가보니 있더군요. 이영자씨가 방송에서 국수 형태로 만들었던 이 음식은 1500원짜리 컵라면으로 팔고 있었습니다. 다만 이름은 바뀌었죠. '파래탕면'으로요. 파래가 들어간 면을 활용했다는 특징을 더 직관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제품명을 교체한 것으로 짐작됩니다.
[서울=뉴시스] '파래탕면'을 직접 먹어봤다.

[서울=뉴시스] '파래탕면'을 직접 먹어봤다.


뚜껑을 열었더니 파래의 초록색이 담긴 면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여느 컵라면과 마찬가지로 분말스프와 건더니 스프가 있더군요. 스프를 꺼내고 면 냄새를 맡아봤습니다. 파래 향이 나더라고요. 분말 스프를 뿌렸더니 더 짙은 파래향이 올라왔습니다. 이제 건더기 스프를 뜯습니다. 건조된 게살·오징어·새우·마늘 등이 쏟아졌습니다. 끓는 물을 붓고 3분을 기다렸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무슨 맛인지 짐작이 안 되더군요.

'파래탕면'이 익기 전까지 이영자씨가 어떻게 이 음식을 만들었는지 돌아봐야겠습니다. 우선 면입니다. 밀가루에 생파래와 건조된 파래를 함께 섞어 갈아넣어 반죽을 했죠. 제면기로 직접 뽑아냈습니다. 가장 중요한 국물은 게국지의 변형입니다. 게국지는 게를 손질해 겉절이 김치와 함께 끓여내는 충청남도 음식입니다. 이영자씨는 게국지를 응용해 고춧가루가 안 들어간 맑은 국물 육수를 만들었습니다. 게만 들어간 게 아니죠. 싱싱한 바지락과 오징어, 새우, 각종 채소로 육수를 냈습니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이경규씨가 한 마디 합니다. "맛이 없을 수가 없어." 면에 육수를 붓고 건더기를 올립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넉넉한 게살입니다.

자 이제 닫아놨던 뚜껑을 열고 '파래탕면'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파래 향과 해산물 향이 뒤섞여 올라왔습니다. 국물부터 맛 봤습니다. 담백하고 깔끔하다는 게 첫 느낌이었죠. 기존에 나와있는 해물 컵라면이 빨간 국물의 다소 자극적인 맛이라면 '파래탕면'은 상대적으로 심심한 맛이었습니다. 그러면서도 매콤함이 느껴지더라고요. 텁텁하지 않고 산뜻했습니다. 그렇다고 가볍게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다양한 해산물이 첨가됐기 때문이겠지요. "바다가 밀려들어오는" 듯한 느낌까지는 받지 못 했습니다만 부담스럽지 않게 해산물 육수를 맛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스러웠습니다. 술 마신 다음 날 간단히 해장하기 좋을 것 같더군요.

또 다른 포인트는 건더기였습니다. 이영자씨가 직접 만든 제품의 핵심 중 하나가 게살이었다고 언급했었죠. 파래탕면 컵라면도 게살에 신경 쓴 게 보이더군요. 누가 봐도 게살임을 알 수 있게 해놓은 비주얼에 맛도 괜찮았습니다. 물론 직접 육수를 내 게살을 얹은 것에 비하면 부족하겠지만, 이건 1500원짜리 컵라면이니까요. 이정도면 합격입니다. 면에서 파래 맛이 느껴졌냐고요? 글쎄요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못 느낀 것일 수도 있습니다만 국물 맛에 가려져 면의 맛까지는 알 수가 없더라고요.

'파래탕면'이 스테디셀러가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이렇게는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가끔 먹기엔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만한 제품이라고요.

※[N-쇼피셜] = 기관, 단체, 기업의 '공식 입장'을 '오피셜'이라고 표현합니다. 이를 패러디한 것이 '뇌피셜'입니다. 개인이 어떤 사안을 두고 자신만의 주관적인 해석을 내놓는 것을 의미합니다. 뉴시스 산업2부 기자들이 '쇼핑'을 주제로 자신만의 뇌피셜을 펼치는 장입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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