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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술의 알콜로드]명절음식 '냉파'에 안성맞춤 와인은…

등록 2020.01.3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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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린 음식도 와인과 함께라면 색다른 맛

마트3사 주류바이어 추천 가성비 와인

[서울=뉴시스] 차례상에 올린 나물반찬과 문어가 냉장고 파먹기의 일환으로 '나물파스타', '문어세비체'가 됐다. 함께한 술은 저렴한 스파클링 와인, '운드라가 피노누아 로제 브뤼'.

[서울=뉴시스] 차례상에 올린 나물반찬과 문어가 냉장고 파먹기의 일환으로 '나물파스타', '문어세비체'가 됐다. 함께한 술은 저렴한 스파클링 와인, '운드라가 피노누아 로제 브뤼'.

[서울=뉴시스] 이예슬 기자 = 냉장고 문을 열어보니 양가에서 받아온 명절 음식이 가득하다. 조금만 더 시간을 지체하면 상해서 버리거나, 냉동실로 옮겨져 몇 달 뒤 화석이 된 상태로 발견될 것이다. 귀한 식재료인데다가, 정성껏 요리한 음식이니 먹긴 먹어야겠는데..., 문제는 이미 실컷 먹어서 물렸다는 것. 일주일 동안 실컷 잔치음식을 먹었으니, 한식이 아닌 외국음식을 먹고 싶다.

차례상에 올렸던 나물과 자숙문어를 주섬 주섬 꺼냈다. 비빔밥으로 한 끼를 해결하고, 문어를 썰어서 초고추장에 찍어먹으면 쉽긴 할 것이다. 그런데 물린 음식을 또 먹기가 싫어서 결국 일을 벌였다. 오늘의 메뉴는 '나물파스타'와 '문어 세비체'. 그리고 와인도 한 병 딴다. 창고형 마트에서 9000원대에 산 '운드라가 피노누아 로제 브뤼'. '냉장고 파먹기(냉파)'를 하는 것이지만 억지로 먹는 느낌은 받고 싶지 않을 때 나는 와인을 곁들인다.

올리브오일을 아끼지 않고 듬뿍 부은 팬에 마늘 편을 넉넉히 썰어넣었다. 페페론치노(이탈리아 고추에 사용하는 매운 고추)가 있으면 좋았겠지만 없어서 그냥 건고추를 부숴넣었다. 그리고 익은 파스타 면을 넣고 면수도 자작하게 넣어 조금 더 익혔다. 여기까지는 그냥 평소에 먹던 '알리오 올리오 파스타'다. 거기에 시금치며 고사리 등 나물을 넣어서 열기로 한번 데우기만 하면 된다. 나물반찬에 이미 간이 돼 있기 때문에 소금은 적게 넣는 게 좋다. 피클은 없으니 고추 장아찌를 곁들였다.

중남미나 지중해 연안의 유럽에서 문어를 여러 가지 방식으로 요리해 먹는 게 인상적이었는데, 집에서도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음식이 차갑게 먹는 전체 요리였다. 얇게 썰어놓은 문어 다리와 다진 양파, 토마토를 볼에 담는다. 거기에 올리브 오일, 레몬즙, 식초, 후추, 소금 등을 넣고 섞으면 끝이다. 약간의 단맛이 추가되면 좋을 것 같아서 매실즙도 넣었다. 몇 시간 냉장고에서 숙성하면 훨씬 맛있다.

굳이 따로 요리를 하지 않고 모둠전이니 갈비찜에 와인을 페어링하는것만으로도 훌륭한 변주가 된다. 자주 먹던 식재료, 늘 상에 오르는 반찬이지만 와인과 함께하면 색다른 면모를 발견할 때가 있는데, 잘 어울리는 조합을 찾았을 때는 짜릿한 쾌감이 느껴진다.

십 년도 더 전 방영한 MBC TV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에서 최한성(이선균 분)과 한유주(채정안 분)가 통창을 시원하게 낸 집에서 된장찌개에 와인을 마시는 장면이 있었다. 맛있을 것 같은 느낌은 못 받았지만 '굳이 와인을 양식 먹을때만 딸 필요는 없는거구나, 한식이랑도 가능한거구나'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당연히 비싼 와인이 맛있다. 하지만 남은 음식을 먹어 치우는 차원인데, 비싼 와인을 따는 것은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격. 대형마트에서 구할 수 있는 와인 중에서 초저가, 저가 와인을 추천받았다.

◇롯데마트
▲조닌 프로세코(1만5000원, 이탈리아)=모둠전 같이 기름기 많은 음식을 먹을 때 입 안을 깔끔하게 만들어 주는 달지 않은 스파클링 와인. 프로세코 품종 100%.
▲나투아 멜롯/까베네(4800원, 칠레)=유명 와이너리인 몽그라스 와이너리에서 가져온 특급 가성비 상품. '냉장고 파먹기'라는 취지에 적합.
▲위 당글레 루즈/블랑(1만1900원, 프랑스)=프랑스에서 떠오르는 산지인 랑그독 지역 상품. 루즈(레드)는 육류, 블랑(화이트)은 생선과 매칭하기 적합한 상품.

◇이마트
▲칸티 모스카토 콜레지오네 디 파밀리아 IGT(9800원, 이탈리아)=밝고 투명한 금빛 색상 와인. 아카시아와 자스민 꽃향기, 상큼한 과일 향기가 어우러지는 와인. 약간의 기포감이 청량감을 더해주며, 신선한 과일의 풍미가 조화를 이룸. 모스카토 100%.
▲도스코파스 레드 블렌드(4900원, 스페인)=체리와 말린 자두 등 붉은 과일 향이 풍부. 부드러운 탄닌감이 여운을 주는 와인. 붉은 육류를 이용한 요리나 신선한 치즈가 잘 어울림. 스페인을 대표하는 두 품종인 템프라니요와 가르나차를 블렌딩해 만든 레드 와인. 전형적인 스페인 와인을 맛보고 싶은 와인 초보자에게 추천.
▲운두라가 시바리스 까베르네 쇼비뇽(1만9000원, 칠레)=풍부한 과일향과 오크향이 조화를 이룸. 입안 가득 탄닌 맛이 퍼지는 바디감이 묵직한 와인. 마이포 밸리에서 선별한 포도로 양조해 오크통에서 10개월 숙성시키는 게 특징.

◇홈플러스
▲카스텔로 델 포지오 모스카토 다스티(1만4900원, 이탈리아)=모스카토 품종 특유의 달콤한 맛. 미세한 스파클링이 입 안에 닿는 자극이 세련되고 상쾌한 매력. 화려한 황금빛 색상의 세미 스파클링 와인.
▲까시에로 까베네 소비뇽(1만4900원, 칠레)=칠레 최대 와이너리 '콘 차이 토로'가 와인의 대중화를 위해 개발한 데일리 와인. 짙은 루비 컬러로 농익은 체리와 자두, 블랙커런트 등의 과일 향. 타닌이 주는 느낌이 부담스럽지 않은 미디엄 바디의 와인. 균형 잡힌 구조감과 긴 여운. 붉은 육류 요리, 매콤한 소시를 곁들인 요리, 치즈와 잘 어울림.
▲빈야드 까베네 쇼비뇽(5900원, 칠레)=초저가 가성비 와인. 세계 유명 와인사들과 손잡고 누구나 와인을 쉽게 즐길 수 있도록 돕는 데일리 와인 시리즈.

※코너 제목의 '이예술'은 지인들이 부르는 이 기자의 별명입니다. 술 따라 떠나는 여행길 입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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