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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책]신종코로나 이전 메르스때 '의사 윤한덕' 있었다

등록 2020.02.07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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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응급의료센터장 1주기

'의사 윤학덕' 평전1·2권 출간

[서울=뉴시스]우리나라 응급의료시스템 구축과 운영에 힘써온 고(故) 윤한덕 국립중앙의료원 응급의료센터장의 평전, '의사 윤한덕'. (사진 = 마루기획 제공) 2020.02.06.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우리나라 응급의료시스템 구축과 운영에 힘써온 고(故) 윤한덕 국립중앙의료원 응급의료센터장의 평전, '의사 윤한덕'. (사진 = 마루기획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2015년 6월께로 기억한다. 경찰 출입기자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취재가 한창이었다.

당시 거점 병원으로 지정된 국립중앙의료원을 담당하면서 평소에는 잘 가보지도 못했던 그곳을 열심히 드나들곤 했다.

병원 내 등장한 방호복, 바이러스가 퍼져나가지 않도록 조치한 음압병실 등을 직접 목격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수용자가 많아지자 병원 주차장을 폐쇄하고 그 공간에 몽골텐트 등 시설을 설치하기도 했더랬다.

6월 말께 메르스 국내 1호 감염환자가 각종 검사에서 수차례 음성 결과를 받고 격리해제를 앞둔 시점이 있었다. 이 시점에 국립중앙의료원 연구동에서 기자간담회가 열렸는데, 처음으로 의료진들을 마주하고 직접 소통할 수 있었던 기회였다.

통상 기자들이 취재에 나서면 취재 대상인 관(官)에서는 언론 창구를 마련하곤 한다. 당시엔 의료진들이 돌아가면서 그 창구 역할을 맡는 것 같았다. 그 때 처음 만났던 사람이 고(故)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이었다.

의학 담당 기자를 해본 적이 없어 그 때는 몰랐다. '국제적 이슈인 메르스에 대응하는 실력있는 의사 선생님'으로 다가왔고 모두가 두려움에 떨던 때 가족과도 만나지 못하면서 치료에 전념하는, 사명감 넘치는 의료진 중 한 명으로 기억했다.

이후 사태가 종식될 때까지 간간이 통화하며 상황을 확인했다.

몇 년 뒤인 2019년 2월5일 한 뉴스를 접했다. 정치부 기자로 국회에 출입했을 때이다.

윤한덕 센터장이 당시 설 연휴 근무 중 돌연사했다는 소식이다. 윤 센터장은 하루 19시간을 일하고 집에 머문 시간은 일주일에 3시간에 불과했다고 한다. 그렇게 25년 동안 응급환자를 위해 일했다.

직접 마주하고 연락이 닿았을 때는 몰랐지만 윤 센터장은 국내 응급의료시스템을 세계 어느 나라에 비해 뒤지지 않을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평을 받는다. 응급의료전용 헬기나 재난·응급 의료 상황실과 응급진료정보망 시스템 구축 등에 앞서왔다.

윤 센터장 1주기를 맞아 출간된 '의사 윤한덕' 평전은 윤 센터장의 지인 90여명과의 인터뷰를 거쳐 실화를 묘사하고 표현하는 방식으로 그려졌다.

1권에서는 윤 센터장이 국내 응급의료시스템을 구축하고 운영한 과정을, 2권에서는 이 과정에서 겪은 고통과 아픔을 다뤄 그의 삶과 사명감을 고루 담아냈다.

특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이전에 방역체계를 되돌아보게 했던 메르스 사태 당시 상황이 구체적으로 표현됐다.

이국종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은 윤 센터장 영결식에서 "한반도 전체를 들어 올려 거꾸로 흔들어 털어 봐도, 선생님과 같이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을 두려움 없이 헤쳐 나아갈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민간인으로는 36년 만에 처음으로 국가유공자로 선정된 의사 윤한덕. 자신보다는 응급의료 발전이라는 사명감을 우선했던 의사 윤한덕의 이야기를 소설 같은 실화로 접할 수 있다. 김연욱 지음, 286쪽(1권)·261쪽(2권), 마루기획, 각 1만5000원.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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