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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배종면 교수“관광지 제주 신종코로나 취약, 2차감염 철저히 막아야”

등록 2020.02.07 10:3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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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감염병관리지원단장이 진단한 ‘신종코로나 방역‘

“평상시에도 제주는 감염병 발생 가능성이 높은 곳”

“무사증 중단됐지만 우회해 들어오는 경우 문제커져”

“제주, 현재 확진자 없지만 전체 상황은 어려운 상태”

“환자 발생시 통제로 육지이송을 못하는 것도 문제”

“도민들 언제라도 감염환자 발생 가능성 대비해야"

[제주=뉴시스]강경태 기자 = 배종면 제주도감염병관리지원단장이 6일 오후 제주도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에 대해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0.02.06. ktk2807@newsis.com

[제주=뉴시스]강경태 기자 = 배종면 제주도감염병관리지원단장이 6일 오후 제주도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에 대해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0.02.06. [email protected]

[제주=뉴시스] 강정만 강경태 기자 =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도 가슴을 쓸어내리게 하더니 이번도 다시 한 번 가슴을 쓸어내렸다.”

6일 오후 늦게 제주도청에서 만난 배종면 제주도감염병관리지원단장(제주대의전원 교수)은 제주도를 여행하고 지난달 25일 중국으로 돌아 간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판정을 받은 중국인 A씨의 뒷얘기를 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가 말하는 ‘메르스 사태’는 2015년 6월 서울 거주 한 남성이 부인과 친구 등 일행 11명과 제주관광을 하고 돌아간 후에야 메르스 확진판정을 받으면서 제주도민을 공포에 떨게 했던 사건이다.

그는 당시 제주도 역학조사 민간자문단장을 맡아 이 전염병의 제주도내 유입차단을 이뤄냈다. 그는 제주도의 이번 ‘신종 코로나’도 대응방역도 진두지휘하고 있다. 그는 인터뷰 내내 신종 코로나와과의 일전(一戰)에 자신감을 보였지만 긴장하는 모습도 역력했다.

-신종 코로나 확진 받은 중국인 관광객이 제주도를 잠시 두려움에 떨게 했다...

“제주 관광을 왔다가 중국으로 돌아가 확진 판정을 받은 중국인 관광객 A(52·여)씨를 두고 많은 고민을 했다. 질병관리본부(질본)에서는 A씨가 관리대상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래서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질본 지침에 없지만 그렇다고 손을 놓을 상황도 아니었다. 그래서 독일의 사례를 봤을 때 증상이 발현한 날에서 이틀 전까지 감염된 경우가 있었기 때문에 중국인 관광객 A씨가 중국으로 귀국한 날부터 이틀을 역순으로 봐야겠다고 판단했다. 지난달 24일부터 25일까지 역학조사를 해야겠다고 제주도에 요청했다. 직접 접촉한 사람을 격리조치해야 한다고 제안했고, 자가격리가 이뤄졌다. 중국인 관광객 A씨의 경우 전화통화에서 증상이 없었다고 말했지만, 제주에 체류할 당시 약국에 들어가는 모습을 CCTV로 확인하고 기절 할 뻔 했다. 그렇다면 제주에 있을 때부터 증상이 있었다는 말이 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구매한 약품이 해열진통제였기 때문에 ‘멘붕(멘탈붕괴)’이 왔다. 동선을 살펴보다 안심을 하게 된 이유는 중국인 관광객 A씨를 직접 만난 약사와 전화통화에서 괜찮았다고 들어서였다. 약사는 약품 구매 당시 환자처럼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제가 직접 폐쇄회로(CC)TV 화면을 살펴보니 걸음걸이나 활동 모습 상태가 괜찮아 보였다. 24일 오후 6시30분께 약국에 들어갔는데 숙소에는 이날 오후 8시께 들어갔다. A씨가 딸과 함께 1시간30분가량을 열심히 돌아다녔다. 그래서 괜찮다고 생각했다. 23일 또 약국을 다녀온 모습을 확인했다. 또 해당 약국 약사를 만났더니 A씨 상태가 괜찮았다는 말을 했다. 결정적으로 느꼈던 부분은 25일 A씨가 출국을 위해 숙소를 나와서 버스를 탈 때까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A씨는 버스를 내리고 출국장으로 들어서면서 마스크를 착용했다. 이것은 A씨가 제주에서는 증상이 없는 데다 제주가 청정하다고 생각했고, 출국장 안이 오염지역이라고 생각한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래서 제주에서 체류했을 당시 A씨가 건강했다는 딸의 말을 믿을 수 있었다. 2015년 ‘메르스 사태’ 때 확진자가 제주도를 여행해 가슴을 쓸어내리게 하더니, 이번도 다시 한 번 가슴을 쓸어내렸다.”

-질병관리본부에서 지역사회 3차 감염이 우려된다고 발표했는데...

"제주도민 중에 확진자가 없고, 확진자와 접촉해 격리된 자가 없다. 이론상으로 지역사회에는 감염이 아예 없는 상황이다.  제주도의회에서도 언제쯤 끝날 것인지를 물었다. 저는 가장 큰 변수로 중국의 통계가 안정돼야 할 것 같다고 답변했다. 그 이유는 무사증이 중단됐다고 하더라도 우회해서 들어오는 사람들이 있다. 이 분들이 일부러 감염병을 가지고 오는 것이 아니고 갑작스럽게 또는 뒤늦게 알게 되면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일단 현재 오염지역인 중국이 안정화되고, 국내(육지부)에서 발생하는 것만 통제된다면 상황이 나아질 것 같다."

-제주지역 방역 취약점은 무엇인가?

[제주=뉴시스]강경태 기자 = 배종면 제주도감염병관리지원단장이 6일 오후 제주도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에 대해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0.02.06. ktk2807@newsis.com

[제주=뉴시스]강경태 기자 = 배종면 제주도감염병관리지원단장이 6일 오후 제주도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에 대해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0.02.06. [email protected]

"메르스와 사스 때도 그런 것처럼 이렇게 전 세계적으로 감염병 위험이 커지는 이유는 교류이다. 교류는 병원균을 빠른 시간 안에 쉽게 먼 곳까지 이동시킬 수 있다. 사람의 움직임이 많은 곳일수록 감염병에 취약하다. 우리 제주의 경우 주된 산업이 관광산업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외지에서 들어온다. 도민들 입장에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병원균이 지역사회로 들어오는 것이다. 평소에 돌아다니는 균은 면역이 있기 때문에 몸에서 물리치기 마련이다. 하지만 처음 경험하는 병원균은 신체가 준비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만큼 문제가 생긴다. 코로나 뿐만 아니라 평상시에도 제주는 감염병 발생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라고 볼 수 있다. 두 번째 고민은 제주에서 발생한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다른 지역(육지부)으로 보낼 수 없다. 제주 안에서 모두 해결해야 한다. 통제된 상황 속에서 나갈 수 없는 것이다. 다른 육지부의 경우 감염병이 해결되지 않으면 다른 도시로 이송할 수 있는데, 제주는 자체 치료로 해결해야 하는 것이 가장 취약점으로 꼽을 수 있다."

-제주방역에 이점은 없는가?

“결국 외부에서 사람이 들어올 수 있는 경로가 한정적이다. 제주는 섬이어서 공항과 항만 등에서 발열 감시 등 검역을 강화한다면 외부에서 병원균이 들어오는 것을 줄일 수 있다. 서울과 같은 지역은 지역이 워낙 넓어 사람들의 이동이 어디서부터 시작되는지 파악에 한계가 있어 제주도와 같은 검역은 어렵다.”

-도민들이 특별하게 유의해야 할 사항은 무엇인가?

“지금 상황으로는 도민뿐만 아니라 어떤 사람이든 모두 조심해야 한다. 그 중에도 현재로 봐서 해외여행을 자제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감염병이 지금은 제주도 자체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고 해외에 나갔다가 감염이 돼서 돌아오는 것이다. 해외에 나가서 돌아와 퍼트리는 것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환자 발생이 있는 오염지역(중국 등)을 조심해야 한다."

-이번 신종코로나가 기존에 발생했던 감염병과 비교해 독한 것인가. 약한 것인가?

“질문은 쉽게 방역이 되는 것인지 또는 아닌 것인지를 물은 것 같다. 2015년 메르스와 비교하면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은 질병의 특성이 완전하지 않다. 다만 메르스와 비교해 잠복기도 비슷하다. 치사율은 아직 모르겠다. 그 다음은 균 자체가 둘 다 변종이다. 메르스 당시 육지부에서 문제가 되고 제주의 경우 깨끗했다. 제주는 한 분이 잠복기에 왔지만 우리가 잘 보호해서 이겨낼 수 있었다. 지금은 중국이나 해외여행을 한 분들이 들어온 경우다. 또 육지부에서 3차 감염이 될 우려가 있다. 제주 입장에서는 외국인도 문제지만, 국내에서 3차 감염으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어려움이 있다. 12번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이 지난 2일 제주에 왔는데, 만약 이 분에게서 발열 증상이 나타났다면 우리 지역사회에 문제가 됐다. 이번 감염병이 워낙 많이 전파돼 있어 지역사회에 퍼질 가능성이 있는 상태다. 현재 제주지역에는 감염병 확진이 없지만 전체적으로 상황이 어렵다.”

[제주=뉴시스]강경태 기자 = 배종면 제주도감염병관리지원단장이 6일 오후 제주도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에 대해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0.02.06. ktk2807@newsis.com

[제주=뉴시스]강경태 기자 = 배종면 제주도감염병관리지원단장이 6일 오후 제주도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에 대해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0.02.06. [email protected]

-언제까지 신종코로나가 지속될 것으로 보는가?

“이론적으로 지역 내 2차 감염을 모두 차단한다면(조건) 최대 잠복기 14일이 지나면 된다고 한다. 이 답변은 조건이 맞아야 한다. 일단 중국 내에서 감염병 변화가 안정세로 돌아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중국의 경우 춘제가 지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시 일상으로 복귀할 예정이다. 중국 정부가 2월1일까지였던 복귀 시점을 연기했다. 사람들이 일터로 복귀하면 다시 감염병이 유행할 수 있다. 그러면 다음 주부터 다시 14일 뒤인 2월 말까지 중국 내에서 감염병 상황의 변화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만일 중국 내에서 감염병이 안정된다면 국내에서 발생하는 환자도 덜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육지부에서도 2차 감염이 아직 발생하고 있고, 통제가 가능하지만 밀접 접촉자가 격리 중 양성반응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모두 격리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지금으로 봐선 최소 2월 말은 지나야 할 것 같다."

-방역 중 제주도의 문제점은 없는가?

“없다. 도 당국과 상의하고 자문을 해주면서 방역계획을 면밀히 세우고 빈틈없이 추진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도민들에게 당부 하고 싶은 것은?

“제주를 다녀간 중국인 관광객을 통해 감염될 가능성은 8일 오전 0시를 기해 소멸된다. 하지만 도민 모두가 언제라도 감염 환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둔 대비가 필요하다. 도민 모두가 개인위생을 철저하기 지켜야 한다. 이것을 몇 번이고 당부 드린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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