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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경제 뇌관 떠오른 코로나19…업종·분야별 대책 계속 나온다

등록 2020.02.17 14:5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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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도약하는 경제, 새로운 미래' 주제 업무보고

속보 지표 30개 매일 점검하며 경제 파급 영향 측정 중

세제·금융 지원, 자동차 부품 수급 대책도 마련해 대응

中企·소상공인 집중 지원…관광·항공·해운 업계별 대책도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금융위원회 부처 업무보고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0.02.17.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금융위원회 부처 업무보고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0.02.17.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장서우 기자 =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국내 확산세가 쉬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경제 당국은 발등에 불이 붙었다. 연초 경기 회복의 신호가 희미하게나마 감지됐지만, 당장 관광 등 분야에서 충격파가 나타나면서 확실한 반등세를 기대하기는 사실상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관광과 항공·해운, 수출 등 단기적으로 영향이 가시화되는 업종·분야별로 대책을 꾸려 대응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기획재정부는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금융위원회 등과 함께 17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0년 업무 보고를 진행했다.

기재부에 따르면 현재의 경기 흐름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지난해 12월 넉 달 만에 상승 반전하면서 미래 경기 상황을 가늠하는데 사용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와 오름세를 같이했다. 두 지표가 동반 상승한 것은 2017년 1월 이후 무려 35개월 만이다.

한국은행이 집계하는 소비자심리지수(CCSI)도 지난 1월께 1년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CCSI가 100을 넘으면 경기를 긍정적으로 보는 소비자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많다는 얘긴데, 이 현상이 지난해 11월부터 석 달째 지속됐다.

코로나19 사태는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리스크다. 김용범 기재부 1차관은 지난 14일 업무 보고 관련 브리핑에서 "이번 사태의 확산 정도와 지속 기간, 글로벌 경기에 미치는 영향 등을 예단하긴 어렵지만, 속보 지표 등을 실시간으로 점검·분석한 결과 대중(對中) 수출 실적과 방한 관광객의 감소, 소비 심리 위축에 따른 숙박·음식업 부진 등 현장에서의 어려움이 지표상으로 감지되고 있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정부가 이번 사태의 추이를 파악하는데 매일같이 들여다보고 있는 지표는 총 30개다. 백화점·마트의 매출 실적과 중국인을 포함한 외국인 관광객의 수, 고속도로 통행량과 철도 이용량, 놀이공원 등 다중 이용 시설의 이용객 수, 극장 관람객 수 등이다.

금융 시장에 대해서도 24시간 모니터링 체제를 가동해 영향의 정도를 면밀히 점검하고 있다. 사태의 진전 상황과 경기 지표 변화를 봐가면서 추가적인 경기 보강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방침이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일본 수출규제 관련 관계장관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0.02.17.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일본 수출규제 관련 관계장관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0.02.17. [email protected]

이번 사태는 우리 경제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과 함께 중국, 그리고 세계 경제 전체에 하방 리스크로 부각되고 있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의 진폭이 커진다.

아울러 그간 우리 경제를 한껏 위축시켰던 미·중 무역 협상 역시 향방을 쉬이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주력 산업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생산가능인구가 감소세로 전환되는 등 잠재 성장률의 추세적 하락세도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7월, 역시 예기치 않게 위험 요인으로 등장했던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 때와 같이 정부는 모든 정책 역량을 총동원해 대응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올해 방역을 위해 짜인 예산은 총 208억원이다.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MERS) 사태를 계기로 규모가 4배 늘었다. 이 예산에는 방역 대응 체계 구축 운영비 67억원과 검역·진단비 52억원, 격리치료비 29억원, 재외 국민 이송을 위한 전세기 파견 예산 10억원 등이 반영돼 있다.

정부는 이 예산을 최대한 신속히 집행하고, 추가 소요가 발생하면 예비비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예비비는 별도로 계상할 수 있는 재해·재난 대응 목적예비비 2조원과 일반예비비 1조4000억원 등 총 3조4000억원이다.

피해가 우려되는 업종에 대한 지원 방안은 시급한 분야부터, 마련되는 대로 순차 발표하고 있다.

가장 먼저 발표된 것은 세정 지원 방안이다. 관광·음식·숙박업 자영업자 등 이번 사태로 피해를 본 납세자들에 대해 법인세, 부가가치세 등의 신고·납부 기한을 최대 9개월까지 연장한다.

이미 고지된 국세는 최대 9개월까지 징수를 유예하고 체납 처분 집행은 최장 1년까지 유예해준다. 중국 내 공장 폐쇄로 원부자재의 수급·수출에 차질이 빚어진 업체들에 대해선 24시간 통관 지원 체제를 지원한다.

[강릉=뉴시스]김경목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12·14번 중국인 부부가 다녀간 강원도 강릉시 강동면 정동진리 정동진해변 상권이 초토화됐다. 2020.02.16. photo31@newsis.com

[강릉=뉴시스]김경목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12·14번 중국인 부부가 다녀간 강원도 강릉시 강동면 정동진리 정동진해변 상권이 초토화됐다. 2020.02.16. photo31@newsis.com

중소·중견기업, 소상공인, 전통시장 상인 등에 대해선 1조9000억원 규모의 정책 자금도 신규로 공급해 자금 조달을 지원한다. 정책 금융 중 6개월 내 만기가 도래하는 대출·보증에 대해선 만기를 최장 1년까지 늘려주고, 원금 상환 역시 같은 기간 동안 유예해준다.

중국 내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서 부품 수급에 특별한 어려움이 생긴 170여개 자동차 기업들을 위한 대책도 마련됐다. 중국 정부와의 협의를 통해 현지 공장이 조속히 재가동될 수 있도록 하고 국내 생산 등을 통한 수입 대체에 힘쓴다.

단기 연구·개발(R&D)을 지원하고 환경 인증을 신속히 처리하는 등 조치로 국내 생산 기반을 뒷받침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내 생산 확대를 위한 특별연장근로를 신청하는 기업이 있다면 신속히 인가한다.

방한 관광객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관광 분야엔 특별 융자와 고용유지지원금 등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한다. 정부는 담보 능력이 부족한 중소 관광업체에 500억원 규모의 무담보 신용보증부 특별융자를 1% 저금리로 지원할 방침이다.

피해가 생긴 숙박 업체에는 지방의회 의결하에 재산세 감면 등을 추진한다. 영업 중단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면세점에 대해선 특허 수수료 납부기한을 최대 1년까지 늘려주고 분할 납부도 최대 6회까지 허용한다.

항공 업계에도 지원책이 마련됐다. 일시적으로 유동성 부족을 겪는 저비용항공사(LCC)에 최대 3000억원의 범위 내에서 정책금융을 지원한다. 운항을 중단하거나 노선을 감축한 경우 공항 시설 사용료 납부도 최대 3개월까지 유예 조치한다.

해운 업계에는 600억원 규모의 전용 긴급경영자금을 신설하고 여객 운송이 중단된 기간 중 항만 시설 이용료와 여객 터미널 임대료를 최대 100% 감면해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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