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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김믹하' 적힌 모자 자주 써 따스하고 인정받는 느낌"

등록 2020.02.20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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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싱어송라이터 미카, 4년 만에 내한 공연

3월 4~5일 잠실 실내체육관

티켓 오픈하자마자 매진, 추가 공연

[서울=뉴시스] 미카, '2015 서울 재즈 페스티벌'. (사진 = 프라이빗커브 제공) 2020.02.20. realpaper7@newsis.com

[서울=뉴시스] 미카, '2015 서울 재즈 페스티벌'. (사진 = 프라이빗커브 제공) 2020.02.2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한국어로 '김믹하'가 적혀진 티셔츠와 모자가 있어요. 너무 좋아서 자주 쓰고 다닌답니다! 제 이름에 저는 자부심을 느껴요. 따스하고도 인정받는 느낌이 들고, 이는 이름에서 나온 듯해요. 15년 전에는 느끼지 못할 감정이죠."

이름의 발음 덕에 한국식 애칭 '김믹하'로 불리는 영국 싱어송라이터 미카(Mika·37)의 한국에 대한 애정은 각별하다. 그는 공연기획사 프라이빗커브를 통한 e-메일 인터뷰에서 "이제는 한국에도 몇 번씩이나 방문했고, 얼마나 팬분들과 사람들이 특별한지 깨달아요"라고 말했다.

"한국 팬들이 가지고 있는 따뜻함과 배려는 매번 저를 놀랍게 해요. 절 편안하게 하고, 그게 아마 제가 뛰어난 퍼포먼스를 할 수 있는 원동력이지 않을까 싶어요. 이러한 감정, 팬 분들도 느끼지 않을까요?"

미카의 그 '뛰어난 퍼포먼스'를 약 4년 만에 볼 수 있다. 3월 4~5일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내한공연한다. 애초 3월5일 공연만 예정했는데 티켓이 단숨에 매진, 4일 공연을 추가했다.

지난 2016년 2월 같은 장소에서 열렸던 미카의 단독 내한공연 '2016 미카 라이브 인 코리아 – 서울'은 '팝의 천국'이었다. 관객이 함께 어우러져 자유롭게 뛰어 노는 '놀이공원' 같았다.

"역시 한국 팬분들은, 감정선이 롤러코스터 타는 것 마냥 왔다갔다 하는 것이 '공연의 매력'이라는 것을 아는 것 같아요. 두시간 동안만큼은 현실에서 벗어나요. 공연을 대하는 이런 자세와 이해가 저와 관객분들이 갖고 있는 벽들을 허무는 듯 해요. 그 이후 저희는 더욱 섬세하게 성장하죠. 정말 최고의 기분이에요!"

지금까지 한국에서 6번가량 공연했다. 공연마다 관객의 합창 열정, 서프라이즈 이벤트 등으로 한국은 공연하기에 매우 특별한 곳이라 여겨진다고 했다. "항상 인터뷰때마다 한국을 향한 제 마음을 언급한답니다. 제가 세상 어디에 있던지 말이에요!"

[서울=뉴시스] 미카, '2015 서울 재즈 페스티벌'. (사진 = 프라이빗커브 제공) 2020.02.20. realpaper7@newsis.com

[서울=뉴시스] 미카, '2015 서울 재즈 페스티벌'. (사진 = 프라이빗커브 제공) 2020.02.20. [email protected]

이번 투어의 타이틀로 '비밀을 누설하다'라는 뜻을 지닌 '레벌레이션(Revelation)'을 내세웠다. "개인적으로 이번에 많은 것들을 알려드리고 싶었어요. 엄청나게 화려한 원맨쇼가 되지 않을까 싶었죠. 한번도 보지 못했던 제 모습을 보고 들을 수 있도록 관객 여러분들께 꼭 보여드릴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러면서 조지 마이클(George Michael), 잭 브렐(Jacque Brel), 그리고 프린스(Prince) 등 자신이 감명을 받은 뮤지션들의 이름을 하나씩 거명했다. "하나의 아이콘이었던 이 아티스트들은 제가 마치 방 안에 혼자 있는 듯한 느낌을 줬어요. 이 순간 저는 제 기억과 감정적으로 하나의 마크를 남기는 듯 했죠."

자신이 느끼고 있는 많은 감정들을 기반으로 한 이번 공연에는 사적 이야기 그리고 가족사가 담겼다. 무대 세트에 자신의 부모 사진이 걸려 있다. 그의 누나는 세트와 일러스트에 참여했고 여동생은 코스튬 디자인에 힘을 보탰다. "저희 가족이 전체적으로 기획에 참여하는 공연이라 한국 팬분들도 즐겨주시면 좋겠다"고 바랐다.

2007년 데뷔 직후부터 주목받은 미카는 2010년 프랑스 문화부의 예술 기사 작위를 받았다. '빅 걸' '해피 엔딩' '롤리 팝' 등 히트곡도 여럿이다. 3옥타브 반을 넘나드는 뛰어난 가창 실력과 화려한 무대 매너는 물론 팝과 록 음악을 넘나드는 감각적인 멜로디로 인해 천재적인 음악 감각을 인정 받고 있다. 스타일리시한 옷 취향으로 패션리더로도 통한다.

한 때 '팝 지니어스'로 통했는데 이런 신동 등의 이미지가 오히려 그를 갇히게 만들지는 않을까. "물론 칭찬이라 생각하는 별명이라 매우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하지만 어느 별명이 됐던 저를 제한적이고 국한적이게 만들수도 있다 생각해요"라고 확인했다.

그래서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 정확하게 이해하려면, 무대 위에서 본인이 어떤지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뮤지컬이나 신체적으로 풀어낼 수 있는 언어에 감정의 스펙트럼이 입혀졌을 때, 레퍼토리가 보이실 거에요. 모순적일 수 있는데, 갑자기 슬프다가도 미친듯이 행복하고, 수천번 뛰어다닐 수 있는 넓은 스펙트럼을 느낄 것"이라고 예고했다.

[서울=뉴시스] 미카 내한 공연 포스터. (사진 = 프라이빗커브 제공) 2020.02.20. realpaper7@newsis.com

[서울=뉴시스] 미카 내한 공연 포스터. (사진 = 프라이빗커브 제공) 2020.02.20. [email protected]

지난해 발매한 정규 5집 '마이 네임 이즈 마이클 홀브룩(My Name Is Michael Holbrook)'도 미카의 본 모습을 좀 더 느낄 수 있는 앨범이다. '마이클 홀브룩 페니먼 주니어'가 미카의 본명이다. 미카는 자신의 법적 본명이 너무 싫었다고 털어놓았다.

"제 예명이자 활동명으로 사람들이 생각해줘야 행복할 수 있다고 여겼어요. 하지만, 이는 틀렸었어요. 사실 그 반대였죠! 아티스트는 항상 두가지의 면이 있어요. 제 자신에게 물었죠. 마이클? 미카? 어느 버전이 나를 만들까? 제가 계속 성장하거나 발전하려면, 정체성을 뚜렷하게 만들어야한다 느꼈죠."

이번 앨범은 도발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것은 일종의 위로로 치환된다. "열정적이면서 양심적이며 부끄럽지 않은, 그러면서 밝은 색깔과 다양한 감정의 폭을 담고 싶었어요. 이게 바로 제가 생각하는 가장 큰 도전이에요."

최근 몇 년간 정말 잘살았다며 긍정한 미카는 최근 음악적 창의성에 집중하기 위해 많은 결정을 내렸다. 진행하던 TV 쇼를 그만둔 것이 예다. "사건사고, 죽음, 병 등은 힘든 여건들 속에서 동시에 일어났죠. 하지만 작업하는 과정이나 창의성을 더욱 꺼내면서 강해질 수 있었고 행복할 수 있었어요. 좋은 타이밍이었다 생각해요. 그래서 이번 앨범에는 특별한 욕구가 담겼어요."

미카의 모험은 끝나지 않는다. 한번도 찾지 못한 중남부 아프리카를 방문하고 싶다고 했다. "그 지역에서 나오는 음악을 너무 사랑해요. 음악적으로도 비주얼적으로도 큰 영감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공연이 가능하다면 꼭 해보고 싶고, 그냥 여행으로도 가보고 싶은 곳이랍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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