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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네티즌들, '삭발 간호사' 이어 '만삭 간호사' 보도에 "희생강요 선동"

등록 2020.02.21 14:5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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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 희생 강요하는 선전 중단하라" 댓글 잇따라

CCTV, 쏟아지는 비난에 기사삭제


[우한=AP/뉴시스]지난 16일(현지시간)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진인탄 병원에 근무하는 한 간호사 얼굴에 마스크를 오래 착용해 생긴 멍 자국이 남아 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17일 하루 전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1천886명 늘고 사망자는 98명 증가했다고 18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17일 기준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7만2천436명이며 사망자는 1천868명으로 집계됐다. 2020.02.18.

[우한=AP/뉴시스]지난 16일(현지시간)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진인탄 병원에 근무하는 한 간호사 얼굴에 마스크를 오래 착용해 생긴 멍 자국이 남아 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17일 하루 전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1천886명 늘고 사망자는 98명 증가했다고 18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17일 기준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7만2천436명이며 사망자는 1천868명으로 집계됐다. 2020.02.18. 

[서울=뉴시스]유세진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싸우는 여성 간호사들을 추켜세우는 중국 국영 언론들의 칭송 기사에 중국 네티즌들이 '여성 간호사들의 희생을 강요하는 선동'이라는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고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CMP)가 21일 보도했다.

지난 주까지만 해도 보호 장구를 착용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코로나19의 발원지인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의 간호사들이 집단 삭발했다는 기사에 헌신과 희생에 감사하다는 댓글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지난 주말 출산 예정일을 불과 20일 정도 앞둔 자오 위라는 만삭의 간호사가 코로나19와 싸우기 위해 휴가도 거부하고 응급실에서 근무를 계속하고 있다며 그녀를 "위대한 모성이자 백의의 천사"라고 칭송하는 관영 CCTV 보도가 나간 이후 분위기가 급변했다.

SCMP에 따르면, 많은 네티즌들이 중국 소셜미디어에 "출산을 앞둔 만삭의 임산부가 감염 위험이 높은 곳에서 일하도록 할 수 있느냐"며 중국 당국의 대응을 비난하는 글들을 속속 띄웠다.

한 네티즌은 "CCTV 보도에 너무나 화가 난다. 출산이 얼마 남지 않은 임신 9개월의 산모라면 당연히 집에서 쉬어야 하는 게 아니냐? 만삭의 임산부가 무거운 보호 장구를 착용하고 움직이는 것조차 힘들 것이다. 이런 일이 과연 산모와 뱃속의 태아에게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는가"라고 비판했다.

네티즌들의 비난이 잇따르자 CCTV는 기사 자체를 삭제했다.

그러나 하루 뒤 우한만보(武漢晩報)가 또다시 황산이라는 27살의 여성 간호사가 유산을 하고도 일손 부족에 힘들어하는 동료들을 위해 휴가(4주)를 다 쓰지 않고 조기에 업무 복귀했다는 기사를 내보내 또다시 중국 네티즌들의 반발을 불렀다.

허우훙빈이라는 중국 광저우(廣州)의 여권 운동가는 "출산을 얼마 남기지 않은 만삭의 산모나 유산한 여성 간호사에게 근무를 강요하는 것은 "비인도적"이라고 비난하면서 간호사들을 모독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러한 허우웅빈의 주장에 동조하고 있다.

우한의 간호사들이 집단으로 삭발에 나선 것에 대해 일부는 정말 자발적으로 머리를 짧게 자른 것이 사실이지만, 일부 간호사들은 머리를 자르면서 슬픔의 눈물을 훔쳐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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