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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전복환 에이치엘비 사장 "이뮤노믹, 매의 눈으로 찾아낸 보물"

등록 2020.03.03 10:30:00수정 2020.03.23 09:2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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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뮤노믹 지분 향후 51%로 확대 계획

다양한 암·질환에 적용 가능한 핵심 기술 확보

뇌종양 교모세포종 치료제 2상, 하반기 종료·발표

교모세포종 치료백신도 연내 1상 IND 신청 계획

"뇌종양, 에이치엘비의 중요한 미래 가치"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전복환 에이치엘비 바이오 총괄사장이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의 회사 사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0.03.03.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전복환 에이치엘비 바이오 총괄사장이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의 회사 사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0.03.0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송연주 기자 =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으로 코스닥 시장에 혜성처럼 등장했던 에이치엘비가 이번엔 면역치료 플랫폼 기술을 가진 미국 이뮤노믹 테라퓨틱스의 지분인수로 새 무기를 확보했다.

이뮤노믹(Immunomic therapeutics, Inc.)에 대한 지분 투자는 작년 10월 취임한 전복환 바이오사업 총괄사장의 합류 후 첫 결실이기도 하다. 그동안 바이오 비전문가가 이끄는 회사라고 지적 받아왔던 에이치엘비는 개발·상업화까지 총괄할 전문가 영입으로 한 단계 도약하고자 했다.

전복환 사장은 바이오 전문가다. 미국 메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에서 박사 후 과정을 마치고 지난 1987년부터 30년 넘게 GC녹십자, 셀트리온, 제넥신, 대웅제약 등에 재직했다. 이뮤노믹 투자는 그의 영입 전부터 추진됐던 사안이지만, 전복환 사장의 합류 후 물살을 탔다.

전 사장은 “이뮤노믹은 단순한 세포치료제 회사가 아니다. 훌륭한 플랫폼 기술을 갖고 있어 크게 확장할 수 있는 글로벌 리딩 회사”라며 “전문가들이 매의 눈으로 찾아낸 보물이다. 크게 키울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에이치엘비는 올해를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원년으로 삼았다. 과거 12년간 리보세라닙 개발에만 집중하다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판매허가 신청(NDA)을 준비하면서 동시에 또 다른 유망한 바이오 동력을 확보하고자 한다.

전복환 사장을 만나 이뮤노믹과 에이치엘비의 비전을 들어봤다.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전복환 에이치엘비 바이오 총괄사장이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의 회사 사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03.03.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전복환 에이치엘비 바이오 총괄사장이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의 회사 사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03.03. [email protected]

-최근 에이치엘비의 투자 활동은 역동적이다. 이 중 미국 이뮤노믹의 지분인수는 에이치엘비에 어떤 의미가 있나.

"올해 에이치엘비는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확신과 확장' 전략을 수립했다. 리보세라닙의 NDA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 엘레바와의 삼각합병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으며 어드벤첸에서 리보세라닙의 모든 권리를 인수하는 binding term sheet도 체결했다. 이제 에이치엘비는 리보세라닙 관련 중국 포함 글로벌 권리를 가지는 회사가 됐다.

이뮤노믹 투자는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확장' 전략인 오픈 콜라보레이션의 결실이다. 이뮤노믹은 면역치료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기술력과 잠재력을 보유한 회사다."

-이뮤노믹 인수 과정이 궁금하다. 또 현재 이뮤노믹의 지분 38.2%를 확보했는데, 향후 51%로 지분 확대를 위한 자금 확보 계획은 무엇인가.

"그동안 에이치엘비 내부의 전문 인력 및 KOL(Key Opinion Leader)들의 의견을 수렴하며 많은 기업의 기술을 검토했다. 작년 4월부터 이뮤노믹 투자에 대한 내부 검토가 시작됐다. 9월부터 외부 컨설턴트·전문가와 함께 기술 평가 및 실사 후 계약에 이르게 됐다.

논의 과정에서 전환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확보함으로써 최종 인수계약에 대비했다. 향후 51%까지 지분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는 이미 계약에 반영된 것으로, 다양한 형태로 진행될 수 있다. 항상 그렇듯, 자금소요를 최소화하면서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향을 검토할 것이다."

-이뮤노믹의 핵심 기술인 UNITE 플랫폼은 어떤 기술인가.

"UNITE(Universal Intracellular Targeted Expression) 플랫폼 기술은 강력한 차세대 백신 플랫폼 기술이다. 특정 항원을 리소좀에 타겟팅해 항원제시능력을 높인다. 이렇게 제시된 항원이 Th1 면역반응을 활성화시켜 암·알레르기 등을 치료하게 된다. 존스홉킨스와 듀크 대학의 LAMP(lysosomal-associated membrane protein) 활용 기술을 기반으로 항원의 선택과 최적화·투여방법·대량생산 공정·보조요법 사용의 최적화를 통해 만들어진 플랫폼 기술이다."

-UNITE 기술로 다양한 면역항암제 개발이 가능한 것 같다. 개발된다면 시중에 나와 있는 많은 면역항암제들과 어떤 차별점이 있나.

"옵디보, 키트루다 등 PD-1 저해제의 성공은 환자 자신의 면역세포 활성화가 돼야만 한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다. 면역에서 항원을 인지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항체치료제가 효과적인 이유는 항원을 정확히 타켓팅하기 때문이다.

UNITE 플랫폼은 항원을 정확히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기술이다. 이러한 기술은 다양한 확장이 가능하다. 먼저, UNITE에 암의 항원을 탑재해 환자의 혈액에 있는 항원전달세포에 전달한다. 그리고 환자에게 주입하면 생체 내의 Th1 면역이 활성화돼 암을 공격하게 된다.
 
두 번째는 UNITE에 암의 항원을 탑재시킨 후 직접 주입하는 방식으로 일반적인 치료백신과 같은 방식으로 효과적이고 강력한 치료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

-교모세포종 연구(ITI-1000)가 이뮤노믹의 핵심 신약개발 라인업인 것 같다. 임상 2상(임상명 ATTAC-II, 120명 대상, 1차평가변수 전체생존기간)이 80% 정도 진행됐다고 했는데, 2상 최종 데이터는 언제 나올 예정인가.

"교모세포종은 뇌종양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면서도 5년 생존율이 5% 이하인 악성종양이다. 항암제로는 테모달(Temozdomide)이라는 세포독성항암제가 1차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고 2차 치료제는 아바스틴(Bevacizumab)이 사용되지만, 1차 치료제는 2005년 테모달 이후 신약 허가가 나오지 않고 있다.

지난 2016년 시작한 1상은 기존 치료제에 ITI-1000을 병용 투여하는 프로토콜로 진행했다. 임상 결과 5년 생존율이 36.4%로 기존 치료법에 비해 월등한 결과를 확인했다. 현재 진행 중인 2상에선 보조요법(Adjuvant)을 추가해 진행 중이다. 80% 정도 진행됐고,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 하지만 구체적인 결과를 공개할 단계는 아니며, 임상이 종료되는 하반기에 공식적인 결과발표를 예상하고 있다."

-UNITE 기술을 토대로 한 적응증 확대 연구도 진행 중이다.

"플랫폼이 좋다는 의미는 다른 암종으로 확대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ITI-1000은 UNITE 플랫폼 기술의 효율을 확인하는 첫 번째이기 때문에 중요하다. 현재 계획 중인 것은 임상시험 치료백신으로 다양한 항원에 대한 항암제 임상이다. 가장 먼저 교모세포종에 대해 치료백신 형태인 ITI-1001을 시작할 예정이다. 환자에게 직접 주입되는 방식이다. 최근 FD
A와 Pre-IND 미팅을 마쳤고, 올해 안에 1상 시험 계획(IND)을 신청할 예정이다.

치료백신 형태의 제품은 보다 적은 비용으로 더 많은 환자에게 치료를 제공할 수 있을 전망이다. 다른 적응증에 대한 파이프라인도 계속 임상시험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뮤노믹 관련 모든 이벤트 중 가장 빠른 시일 내 이뤄질 '기대되는 이벤트'는 무엇인가.

"단기적으론 ITI-1000의 임상 2상 완료가 가장 의미가 있을 것이다. 우리가 예상한 결과치가 나온다면 혁신신약지정(Breakthrough Status)이 가능할 것이다. 상업화 역시 훨씬 빨라질 것이다. ITI-1001의 IND 신청도 올해 예정돼 있다. 또 희귀질환인 머켈세포암종에 대한 임상을 적극 추진 중이다."
[서울=뉴시스] 이뮤노믹 파이프라인 및 임상 진행 상황(사진=에이치엘비 제공)

[서울=뉴시스] 이뮤노믹 파이프라인 및 임상 진행 상황(사진=에이치엘비 제공)

-라이선스 아웃 계획이 있나. 리보세라닙처럼 직접 판매를 계획하나.

"모든 옵션은 열려 있다. ITI-1000은 2상 완료 후 금액이 만족스럽다면 라이선스 아웃도 가능하다. 전략적으로 직접 판매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한 옵션이다. 미국과 유럽에서만 판매를 해도 사실상 경쟁약이 없기 때문에 상당한 수준의 시장점유율을 가져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단기적으로 서울에 HLB Brain Cancer Center를 세워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는 방법도 생각하고 있다. 모든 수단을 검토하고 있다. 훌륭한 세포치료 전문 제약사와 협업을 하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교모세포종 뇌종양 프로그램은 향후 HLB가치의 중요한 한 부분이 될 것이다."

-리보세라닙 NDA 신청 준비는 어떻게 진행 중인가.

"NDA는 변함없이 진행된다. 우린 위암의 3차, 4차 치료제 시장 하나만을 목표로 한 게 아니다. 항암신약으로 허가를 받고 본격적으로 항암시장에 진입하는 것 자체가 목표다. 이를 위해 가장 빠른 길이 위암 3, 4차 치료제였다. 시장규모보다는 빠른 신약 허가가 더 중요하다.

일단 허가를 받고 나면 다양한 병용 임상과 시장성이 큰 적응증에 대해 빠르게 확장할 계획이다. 중국 항서제약 사례는 좋은 참고가 될 것이다. 2014년에 리보세라닙을 중국 내에서 신약으로 승인받은 후 임상시험 건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고, 현재 리보세라닙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임상시험 300여건이 진행 중이다."

-리보세라닙을 위암 1차 치료제로 FDA 임상 및 판매허가 신청할 것이라는 보도가 있었다.
 
"3·4차 치료제로 임상을 마친 약물을 1차 치료제로 신청한다는 것은 다소 와전된 내용이다. 우린 NDA 준비와 함께 적응증·시장성 확대를 고민하고 있다. 위암 1차 치료제 추진은 내부적으로 계속 논의 중이지만, 아직 확정된 건 없다. 확정되면 별도 발표를 통해 공개할 것이다."

-에이치엘비의 중장기 비전이 궁금하다.

"올해는 ‘2020 HLB 원대한 목표, 그 시작’이라는 비전이 본격적으로 실행되는 원년이 될 것이다. 이뮤노믹 투자 등 다양한 파이프라인 확대, 리보세라닙 글로벌 권리 인수, 향후 추가 파이프라인 확대 및 항서제약과 다양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현재 진행 중인 글로벌 협의는 최종적인 합의에 이르면 발표될 것이나 협의되는 안건의 기준은 ▲리보세라닙 가치를 확장하거나 ▲파이프라인을 확장하는 것으로서 성과가 가시권내에 들어와 있어야 한다. 초기 단계 후보물질에 대한 투자로 임직원과 주주들이 장시간 지치게 되는 일은 없게 할 생각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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