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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쓸통]'코로나19' 직격탄 맞은 대구·경북 경제 얼마나 어렵나

등록 2020.03.08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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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지역 대비 낮은 소비심리…향후 경기 전망도 '깜깜'

관광객 줄면서 서비스업 생산 타격…車부품 업체도 울상

[세쓸통]'코로나19' 직격탄 맞은 대구·경북 경제 얼마나 어렵나

[세종=뉴시스] 장서우 기자 =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중 90%가량이 몰려 있는 대구·경북 지역 경제는 얼마나 어려운 상황인 걸까.

처음으로 확진자가 나왔던 지난 1월20일 이후 상황을 가늠해 보기 위해 2월 기준으로 산출된 경제 지표들을 살펴봤습니다.

한국은행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대구·경북 지역에서의 현재경기판단 소비자동향지수(CSI, Consumer Survey Index)는 57로 다른 지역 대비 유독 낮았습니다. '현재경기판단 CSI'는 현재 경기 상황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매월 설문조사를 통해 지수화한 수치입니다. 전국 2200여개 가구를 대상으로 집계하고 있습니다.

같은 기간 다른 지역에서의 현재경기판단 CSI를 보면 제주 59, 경남 63, 부산 63, 인천 64, 울산 65, 충북 65, 강원 66, 대전·충남 68, 경기 68, 광주·전남 71, 전북 72 등이었습니다.

전월 대비 하락 폭을 보면 대구·경북의 현재경기판단 CSI는 한 달 만에 70에서 57로 급격히 하락했습니다. 이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MERS) 사태가 있었던 2015년 당시 5월 81에서 6월 66으로 하락했던 이후 가장 큰 폭입니다.

미래 전망도 어둡습니다. 향후경기전망 CSI를 보면 대구·경북 지역에서 71로, 충북(70)과 함께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8월 59에서 9월 66, 10월 68, 11월 73, 12월 73, 올해 1월 77로 개선되다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되기 시작한 2월에 비교적 큰 폭으로 하락한 것입니다.

기업 입장에서도 상황은 좋지 않습니다. 경기 동향에 대한 기업들의 판단·예측과 계획의 변화 추이를 관찰해 지수화한 지표인 경기실사지수(BSI, Business Survey Index)는 2월 기준 제조업이 35로 전월(55) 대비 20포인트(p)나 내려갔습니다. 3월 업황에 대한 전망 BSI 역시 38로 전월(58) 대비 같은 폭으로 주저앉았습니다. 비제조업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비제조업 업황 BSI는 2월 기준 50으로 전월(60)보다 10p 하락했습니다.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한 민·관·군 합동방역이 5일 오전 대구 중구 대봉동 김광석 길에서 진행되고 있다. 2020.03.05.lmy@newsis.com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한 민·관·군 합동방역이 5일 오전 대구 중구 대봉동 김광석 길에서 진행되고 있다. [email protected]

전염병의 발원지인 중국으로부터 관광객이 급속하게 줄고 있어 특히 관광 산업의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구경북연구원(DGI)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대구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 64만6000명 중 중국인은 6만1000명으로 전체의 9.5%에 그쳤습니다. 국가별 순위를 보면 위에서 4번째입니다.

2018년 대구 방문 관광객의 소비지출을 기준으로 계산했을 때 첫 확진자 발생일 이후 한 달간 대구 지역 생산액은 123억4600만원 감소했고 취업자는 188명이 줄었습니다.

연구원은 코로나19가 장기화될 경우 향후 1년간 대구의 생산이 1481억5500만원까지 쪼그라들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세부적으로 도·소매업에서 -303억9660만원, 숙박·음식점업에서 -177억 2690만원, 항공·운송서비스업에서 –25억9370만원 등입니다. 같은 기간 취업자 감소폭은 2257명으로 증가합니다.

같은 방식으로 경북 지역에서의 상황을 보면 첫 환자 발생 후 한 달 간 생산액은 67억8800만원 줄었고, 취업자는 39명이 감소했습니다.

사태 장기화 시에는 도·소매업 -183억7920만원, 숙박·음식점업 -115억5990만원, 항공·운송서비스업 -15억3570만원 등 1년간 경북 내 생산이 814억5720만원가량 위축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왔습니다. 취업자 감소폭은 1538명으로 추산됐고요.

와이어링 하네스(차량 전체에 전기를 공급하는 장치) 등 원자재 수입이 중단되면서 국내 자동차 회사들이 조업 중단에 들어감에 따른 파급효과도 만만찮습니다.

현대자동차와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가 7일간 조업을 중단하고, 기아자동차가 봉고 생산 5% 감축과 동시에 2일간 조업을 멈출 것을 가정했을 때 대구의 생산유발액은 578억9100만원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경북 지역의 경우 이 타격은 1763억9500만원까지 치솟습니다. 현재 경북 지역에는 완성차 업체와 연관된 부품 업체가 580여 곳이나 자리해 있습니다.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생한 7일 대구 달서구 한 아파트 입구에 코호트 격리로 인한 출입금지 안내문이 붙어있다. 130여 가구가 사는 이 아파트는 지금까지 46명의 확진자가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2020.03.07.lmy@newsis.com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생한 7일 대구 달서구 한 아파트 입구에 코호트 격리로 인한 출입금지 안내문이 붙어있다. 130여 가구가 사는 이 아파트는 지금까지 46명의 확진자가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email protected]

생산 차질이 빚어지면서 지역 내 수출 기업의 부담도 가중될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에서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춘절 연휴를 연장했던 탓에 1월 대구·경북 수출액은 이미 1년 전 대비 19.1% 쪼그라든 상태입니다. 자동차 부품(-20.6%), 인조장섬유직물(-20.1%), 플라스틱 제품(-8.3%) 등 수출 금액이 높은 품목들이 모두 부진을 면치 못했습니다. 중국 수출은 전년 대비 33.5%나 줄었습니다.

임규채 대구경북연구원 경제일자리연구실장은 "중국으로 1만 달러 이상을 수출하는 기업에 우선적으로 신용등급이나 담보 없이 5000만원을 신용 대출하는 등 피해 기업에 대한 다각적인 지원 방안이 필요하다"면서 "상당수의 원료 및 원자재를 중국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정상적인 제품 생산이 어려운 기업이 다수 존재하며 이러한 애로 사항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지난주 11조7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해 코로나19 대응에 나선 정부는 부처별 사업마다 대구·경북 지원 예산을 별도로 배정했습니다. 긴급경영자금융자, 특례보증, 매출채권보험 등 피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지원되는 긴급 자금이 1조4000억원, 지역 경제와 피해 점포 회복 등을 지원하는데 1010억원이 각각 배정됐습니다.

※'세쓸통' = '세상에 쓸모없는 통계란 없다'는 일념으로 통계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 알기 쉽게 풀어내고자 합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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