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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쓸통]코로나19 뚫고 라이더는 달린다…외식 줄고 배달 증가

등록 2020.03.15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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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음식서비스 온라인쇼핑 거래액 전월보다 46억↑

음·식료품 쇼핑액, 전월보다 17.6% 증가…모바일 1조 돌파

코로나19 확진자 급증하자…배달의민족 주문 건수 8.4%↑

요기요, 카페·디저트 및 편의점 주문 각각 18%·27% 늘어

"외부에서 즐기던 메뉴 찾는 사람 늘어…전체 주문 증가"

[세쓸통]코로나19 뚫고 라이더는 달린다…외식 줄고 배달 증가

[세종=뉴시스] 박영주 기자 = #1. 직장인 정모(33)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빠른 확산으로 3주째 재택근무 중이다. 집 근처까지 퍼진 바이러스 탓에 외출하는 게 더욱더 무서워지면서 미리 잡혀있던 지인들과의 식사 약속도 취소했다. 대신 끼니는 주로 배달 음식으로 해결했다. 냉장고에는 전에 시킨 탕수육이 아직 남아있지만, 오늘은 마라탕을 주문하기로 했다.

 #2. 울산에 사는 서모(35)씨는 4년 만에 결혼기념일을 집에서 보냈다. 1년에 한 번뿐인 날이라 매년 남편과 레스토랑에서 외식을 했지만, 올해는 임신하면서 사람 많은 곳에 가기가 더 조심스러워졌다. 결국 서씨는 대형마트 온라인 몰을 통해 먹고 싶은 음식 재료들을 배달시켰다. 배달 기사에게 음식 재료를 문 앞에 놓고 가라고 요청하는 등 대면 접촉도 최소화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생활 속 식(食)습관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직접 마트를 찾아 장을 보기보다는 온라인으로 음식 재료를 주문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회사의 재택근무 지침으로 하루 세끼를 집에서 해결하는 직장인이 늘어나면서 완제품으로 조리된 음식 주문도 늘어나는 추세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지난 1월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6% 증가한 12조3906억원으로 조사됐다. 설 연휴에 따른 배송일수 감소로 온라인 쇼핑 거래가 둔화되면서 증가 폭은 2018년 9월(12.1%) 이후 가장 작았다.

긴 설 연휴로 인해 지난해 12월과 비교했을 때 대부분 품목에서 온라인 쇼핑 거래액이 쪼그라들었지만, 음식 서비스와 음·식료품 등에서는 증가세를 보였다. 배달 음식 주문 등 음식 서비스의 1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조564억원으로 지난해 12월(1조518억원)보다 46억원(0.4%) 늘었다. 이 중 모바일 쇼핑 거래액은 9939억원으로 전월(9885억원)보다 54억원(0.5%) 증가했다.

당일·새벽 배송 서비스가 포함되는 음·식료품의 전월 대비 증가세는 더 두드러졌다. 지난 1월 음·식료품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조4254억원으로 전월(1조2123억원)보다 2132억원(17.6%)이나 늘었다. 모바일 쇼핑 거래액도 1조원을 넘은 1조104억원을 기록했다. 전월(8386억원)보다 1718억원(20.5%) 증가한 수치다. 지난 1월20일 국내에서 처음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만큼 2월 온라인 음식 배달 규모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춘천=뉴시스] 이정민 기자 = 강원 춘천시에서 한 배달 오토바이가 달리고 있다. cielo@newsis.com

[춘천=뉴시스] 이정민 기자 = 강원 춘천시에서 한 배달 오토바이가 달리고 있다. [email protected]

실제 배달 건수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달의민족에 따르면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8일까지 자사 주문 수는 2주 전(2월10~2월23일)보다 8.4% 증가했다.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지난달 20일 이후 집에서 음식을 주문하는 수가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이다.

외출을 자제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카페·디저트와 편의점 배달 주문 수도 오름세를 보였다. 요기요에 따르면 지난달 10일부터 이달 8일까지 카페·디저트의 주문 수는 지난달(1월13~2월9일)보다 18% 늘었다. 같은 기간 편의점 주문 수도 전달보다 27%나 증가했다.

위메프오에서도 배달 주문이 크게 늘었다. 위메프오의 배달 전체 매출은 1월28일부터 지난달 27일까지 전년 대비 41.7% 급증했다. 중식·일식이 79.2%로 가장 많이 늘었으며 한식·분식(59.9%), 양식·카페(42.7%) 등이 뒤따랐다. 외출 자제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주식을 배달음식으로 해결하는 것으로 보인다.

쇼핑 사이트 매출도 올랐다. 앱 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와이즈리테일의 '2월 주요 소매시장 결제 동향'에 따르면 쿠팡의 2월 결제 추정액은 1조6300억원으로 1월(1조4400억원)보다 13% 증가했다. 이베이코리아와 11번가는 1조4400억원과 8200억원으로 1월보다 각각 14%, 12% 늘었다. SSG닷컴 매출도 지난달 4500억원으로 1월(3900억원)보다 15% 많았다.

요기요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외부에서 즐기던 메뉴를 집에서도 즐기려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며 "이같은 흐름이 배달앱 시장 전체 성장세와 맞물려 전체적인 주문 수가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달 수요가 많아지면서 운송·창고업 취업자도 늘어나는 모습이다. '2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운송 및 창고업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9만9000명(7.0%) 늘었다. 택배나 온라인 판매와 연결되는 재고 관리 분야에서 고용이 증가한 셈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최근 '사회적 거리 두기' 등으로 배달이나 택배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자연스레 운송·창고업 취업자도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세쓸통' = '세상에 쓸모없는 통계란 없다'는 일념으로 통계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 알기 쉽게 풀어내고자 합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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