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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오딧세이]가상자산 거래소들 '특금법'에 문 닫을까 '노심초사'

등록 2020.03.22 09: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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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계속 하려면 '자금세탁방지' 시스템 구축해야

시중 은행과 '실명계좌' 이용계약 맺은 곳은 4곳뿐

ISMS 인증 받은 고팍스·한빗코…자금세탁방지 대비

후오비·오케이코인 등 ISMA 인증 취득 못한 곳도 많아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지난 2019년 6월 26일 서울의 한 가상자산 거래소. 2019.06.26.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지난 2019년 6월 26일 서울의 한 가상자산 거래소. 2019.06.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오동현 기자 =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제도권 편입을 앞두고 사업을 계속 영위하기 위해 자금세탁방지(AML) 시스템 구축에 나서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7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 공포안'이 의결돼 3월 중 공포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금법 개정안의 핵심은 가상자산 사업자의 신고제, 자금세탁방지 시스템 구축, 은행 실명확인 입출 계정, 금융사 수준의 정보보호 및 개인정보보호 체계 구축 등이다.

그간 주요 20개국(G20)과 국제 자금세탁방지기구(FATF) 등은 가상자산을 이용한 자금세탁 등 범죄발생 위험이 지적됨에 따라 국제기준을 개정하고, 각 국가에 개정된 국제기준의 이행을 촉구해 왔다.

특금법 개정안은 법 공포 1년 후인 2021년 3월부터 시행된다. 단 기존 사업자는 시행일로부터 6개월 안에 신고해야 한다. 따라서 기존 가상자산 거래소는 금융정보분석원(FIU)이 요구하는 자금세탁방지 장치 등을 마련해 내년 9월 전까지 신고 수리를 받아야만 사업을 할 수 있게 된다.

이에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먼저 신고 요건인 실명확인 입출금계정을 발급받고,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을 취득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22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현재 빗썸, 업비트, 코인원, 코빗 등 4곳만 시중 은행과 '실명확인 가상계좌' 이용계약을 맺어 실명확인 가상계좌를 발급하고 있다. 현재 업비트는 IBK기업은행', 빗썸과 코인원은 NH농협은행', 코빗은 신한은행과 계약을 맺고 있는 상태다.

이들 사업자 외에 실명계좌를 발급받지 못한 고팍스, 한빗코, 캐셔레스트, 포블게이트, 후오비코리아, 오케이코인코리아 등은 조만간 마련될 시행령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실명계좌를 발급받지 못하면 문을 닫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시행령에선 금융사가 가상자산 사업자에 대해 실명확인이 가능한 입출금 계정을 개시하는 조건 및 절차 등이 구체화될 예정이다. 이에 실명계좌를 발급받지 못한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발표될 시행령에 맞춰 대응할 채비를 하고 있다.

고팍스와 한빗코는 이미 ISMS 인증을 취득한 만큼 AML 시스템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고팍스는 지난 2018년 10월 ISMS 인증을 취득했으며 갱신도 완료한 상황이다. 또 지체적으로 의심거래보고(STR) 시스템이나 이상금융거래탐지시스템(FDS) 등을 구축했으며 그간 관련 인력도 30명 가까이 채용했다.  

이와 함께 국내 대형 법무법인의 컨설팅을 받으며 제도권 편입을 위해 선행적으로 필요한 것들을 준비하고 있다.  

고팍스 관계자는 "앞으로 나올 시행령에 맞춰 AML 시스템 강화에 투자할 계획이다. 외부 AML 솔루션 업체인 체이널리시스나 엘리틱 등의 제품도 테스트해봤다"며 "AML 컴플라이언스(compliance, 준수) 부문도 총 인력의 30% 가까이 충원한 상황이며, 개발자도 30~40%까지 비율을 늘리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우리는 법인계좌라 해도 입출금이 막힘없이 잘 운영되고 있다"면서도 "일단 법의 선제조건이 실명계좌 발급이기 때문에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은행쪽과 소통해 잘 준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빗코도 외부 AML 솔루션 도입을 검토 중이며, 실명계좌 발급을 위해 시중은행들과 꾸준히 접촉하고 있다. 

한빗코 관계자는 "아직 시행령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 본격적으로 준비를 하고 있진 않다. 현재로선 체이널리시스, 엘리틱 등 외부 업체의 AML 솔루션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다음주 중 계약하고 진행할 것 같다"며 "실명계좌 발급과 관련해서도 시중은행들과 계속 접촉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은행쪽에서도 시행령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보수적인 입장"이라고 전했다.  

캐셔레스트, 포블게이트, 후오비코리아, 오케이코인코리아는 ISMS 인증 취득과 함께 AML시스템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

캐셔레스트는 "지난 2018년 잉카인터넷과의 MOU를 통해 거래소 보안 솔루션을 공동 개발했으며, 자사 상장사의 고객신원인증(KYC)/자금세탁방지(AML) 솔루션을 도입해 개인자산 보호와 부정거래 방지 및 정보보호관리체계를 글로벌 거래소 수준 이상으로 끌어올렸다"고 전했다. 

또 "ISMS 인증의 경우 거래소를 처음 설립한 2018년부터 준비했다. 별도의 정보보호조직팀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으며, 철저한 준비 작업을 진행했다. 이를 기반으로 지난해 사전 심사를 통과했으며 본 심사를 목전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포블게이트 역시 "처음 출범 당시부터 특금법 개정안을 고려해 준비했다"며 “출범과 동시에 정보보안 TF팀을 구성하고 작년 10월부터 6개월 동안 외부 감리 업체인 케이씨에이를 통해 정보보호 및 개인정보보호 감리를 진행해오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기술적 이슈가 있는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 트레블룰을 제외한 자금세탁방지(AML), 고객신원인증(KYC)를 준수한다"며 "포블게이트 거래소는 금융보안원이 주관하는 국내 최고 수준의 보안 체계를 갖췄다. 오는 4월 27일 ISMS 인증 심사를 앞두고 있다"고 고지했다.

오케이코인코리아도 특금법 개정을 앞두고 한국인터넷진흥원에 ISMS 인증을 신청한 상태다. 또 이른바 벌집계좌(집금계좌)를 통한 원화마켓(KRW) 서비스 운영을 중단키로 했다.

오케이코인코리아는 최근 공지사항을 통해 "특금법 시행 전까지 가상자산 거래소의 의무사항을 체계적으로 준비하기 위해 원화 마켓 서비스 운영을 임시 종료하게 됐다"고 전했다.

후오비코리아도 ISMS 인증 취득과 함께 국제 자금세탁방지기구(FATF) 권고 수준의 자금세탁방지 시스템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후오비코리아는 최근 "원화 입금 심사 시 은행 거래내역서, 가족관계증명서, 주민등록등본 등 민감한 개인정보 서류 제출을 요구할 수 있다"며 "심사에 필요한 서류를 제출하지 않거나, 불법 자금으로 의심될 경우 입금한 자금이 100일 이상 동결될 수 있다"고 공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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