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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불똥' 광주 대학가, 때아닌 교재 택배 전쟁

등록 2020.03.30 11:3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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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구매 품절 잇따르자 돌고돌아 구내서점 문의

구내서점은 개강 전 물량 넉넉히 확보하고도 먼지만

'사회적 거리' 탓에 구내서점 구매 독려도 쉽지 않아

교재 택배 붐.

교재 택배 붐.

[광주=뉴시스] 송창헌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상 첫 전 과목 인터넷 강의에 나선 대학가에 이번에는 '교재 택배바람'이 불고 있다.

원격강의로 교재 대부분도 온라인 구매하다 보니 인터넷 주문은 밀리고 배송은 더딘 가운데 교양 과목을 중심으로 '(일시) 품절'도 다반사인 반면 구내서점은 3월 개강에 대비해 물량을 넉넉히 확보하고도 방문객은 적고 문의만 잇따르자 각 대학이 택배서비스를 꺼내든 것.

30일 전남대 소비자생활협동조합(이하 생협)에 따르면 지난 16일부터 인터넷 강의가 본격화된 이후 2주일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구내서점을 통해 강의교재 택배를 신청하는 사례가 하루 평균 40여 건에 이르고 있다.

택배 주문이 밀려들면서 생협 측은 아르바이트생을 서둘러 3명으로 늘렸다. 주문 신청에서 송금, 포장, 발송, 확인, 반품까지 5∼6단계를 거치려면 일손이 부족해서다.

생협 관계자는 "예전 같으면 직접 와서 구매하는 학생들이 많았는데 올해는 원격강의 때문에 캠퍼스를 찾는 학생들이 크게 줄면서 택배주문이 늘어 직원 1명으로는 도저히 감당하기 힘들어 일손을 늘렸다"고 말했다.

조선대 구내서점에도 때늦은 택배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 전공은 물론 교양과목 교재 주문도 끊이질 않고 있다.

3월초 수강신청 마감 후 각 출판사별로 수강생수와 강좌수 등 구체적인 강의 정보를 파악해 미리 구내서점에 필요한 물량을 쌓아둔 상태이지만 인터넷 구매가 많아지면서 강의 초반 방문구매가 거의 없다가 뒤늦게 택배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서점 관계자는 "중앙도서관 안에 서점이 있다보니 그나마 방문자들도 서점을 운영하지 않는 것으로 착각한 듯 싶다"며 "인터넷 구매사이트에서 품절된 곳이 많아 돌고돌아 구매서점에 노크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호남대도 4월10일까지 4주 동안 온라인 강의 일정에 맞춰 택배서비스를 실시중이다. 교양과목은 물론 전공 교재도 각 과목의 강의계획서를 참조해 주문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수강신청 변경 등으로 인한 교재 반품도 가능토록 했다.

주문 방법은 이메일로 교재명과 배송지 주소, 이름, 연락처 등을 적어 접수하면 택배가 가능하도록 절차도 간소화했다. "등교하지 않고도 주문이 가능해 반응이 꽤 좋다"는 게 대학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대학들의 고민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택배하는 고육책을 내놓기는 했지만, 입학식과 함께 열리던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이 모두 취소되고 대면강의가 없다보니 교재에 대한 구체적 정보가 부족해 강의계획서만 보고 주교재와 부교재, 참고문헌까지 모두 구입하는 학생들도 적잖다. 반품과 환불에 따른 스트레스는 덤이다.

그렇다고 대학 측이 구내서점 이용을 권장하기도 쉽지 않다. 교재 구매를 위해 수많은 학생들이 학교로 몰릴 수 있고 좁은 구내서점으로 밀려들 경우 '사회적 거리두기'가 쉽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굳이 교재를 사야 하느냐'는 회의론까지 퍼지면서 중고교재를 물려받거나 구입하는 사례, 저작권법 위반 논란에도 복사나 제본하는 학생들도 적잖은 실정이다.

한 대학 관계자는 "구매서점 이용을 대학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하기도 고민스럽고, 교육과정이 통일된 초·중·고등학교처럼 직접 배달하거나 드라이브 스루하기도 어렵다"며 "원격강의가 장기화될 것에 대비해 과별로, 과목별 택배를 활성화하는 방안 등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초·중·고 개학이 연기된 가운데 24일 오전 광주 동구 한 고등학교에서 교사들이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교과서를 배부하고 있다. 2020.03.24 hgryu77@newsis.com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초·중·고 개학이 연기된 가운데 24일 오전 광주 동구 한 고등학교에서 교사들이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교과서를 배부하고 있다. 2020.03.24 [email protected]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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