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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동학개미운동'을 바라보는 우려의 시선

등록 2020.03.31 11:4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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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제이 기자 = "삼성전자 얼마까지 떨어질 것 같아?" "코스피, 또 내려가겠지?", "레버리지와 인버스의 차이는 뭐야?" "증권 계좌는 어디서 만들 수 있어?"

최근 기자에게 주식 투자를 묻는 질문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른바 '동학개미운동'이라 불리는 주식투자 붐이 일고 있다. 평소 재테크에 관심이 있던 지인들은 투자 금액을 늘리고, 재테크라고는 적금밖에 몰랐던 이들은 주식거래를 위해 증권계좌를 텄다고 한다. 생애 처음으로 주식계좌를 만든 이도 상당수다.

생각보다 개미(개인 투자자)들의 힘은 셌다. 막대한 '개미군단'의 등장은 외국인이 대규모 탈출을 하는 동안 코스피의 대폭락을 막아줬다. 코스피는 외국인이 사면 오르고 팔면 떨어지는 시장이다. 반대로 개인이 사면 내리고 개인이 팔면 오른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증시에서는 개인들이 외국인의 순매도세를 모조리 받아내며 증시를 끌어올리는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졌다. 오죽하면 이를 동학운동에 빗대 '동학개미운동'이라는 신조어가 나왔을까.

초저금리 상황에서 주식은 하나의 좋은 투자처가 될수 있다. 기업으로 생산적인 자금이 흘러간다는 면에서 국가경제 차원에서도 바람직한 측면이 있다. 또한 재테크 수단으로 주식을 산다는 것을 비난할수는 없는 노릇이다.
 
문제는 시장이 거꾸로 움직일 때의 파장이다. 2년 전 '비트코인 열풍'을 생각해 보자. 일확천금을 꿈꾸다가 수많은 깡통계좌가 속출하고 말았다.

실제로 지난 19일 반대매매 금액은 261억원을 기록하며 유럽 재정위기 당시인 2011년 8월9일(311억원) 이후 8년7개월 만에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반대매매는 투자자가 외상으로 산 주식(미수거래)에 대해 결제 대금을 기간 내 납입하지 못하면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팔아 채권을 회수하는 방식이다.

반대매매 증가는 주가하락을 일으킬 수 있어 미수거래자들이 주식을 다 팔아도 빌린 대금을 갚지 못하는 '깡통계좌'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증권사의 과도한 반대매매를 억제하기 위해 16일부터 6개월간 증권사의 신용융자담보비율 유지의무를 면제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안전한 해결책은 아니다. 증시가 예상보다 더 하락할 경우 투자자들이 더 큰 손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개미들의 주식투자로 인한 개인의 투자 손실은 아무도 막아줄 수 없다. 투자자는 스스로 주식에 대한 충분한 이해도를 습득한 뒤 금융투자에 접근해야 한다. '동학개미운동'이 비트코인과 같은 한때의 열풍에 그치지 않으려면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보는 보수적인 투자 자세가 필요하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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