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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방심할때 아닌데'…日게임기 사려 밤샘 노숙

등록 2020.03.31 13:2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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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저녁부터 지하철역 등에 줄서

수십명 모여…박스 깔고 바닥 누워

"현장판매 수량 한정…어쩔 수 없어"

코로나19 우려 확산…"이해 안 간다"

"日불매운동 어디갔나…선택적 불매"

[서울=뉴시스] 지난 20일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 앞에 닌텐도 '동물의 숲 에디션'을 구입하기 위한 사람들이 몰려 있다. 2020.03.31. (사진= 인터넷 홈페이지 갈무리)

[서울=뉴시스] 지난 20일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 앞에 닌텐도 '동물의 숲 에디션'을 구입하기 위한 사람들이 몰려 있다. 2020.03.31. (사진= 인터넷 홈페이지 갈무리)

[서울=뉴시스] 박민기 기자 =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중국 등 공장들이 인력을 줄여 생산물량이 충분하지 않다고 하더라고요. 코로나19가 걱정되기는 하지만 당일에 오면 이미 다 팔리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미리 나왔어요."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권고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 업체 닌텐도가 생산하는 게임기를 구입하기 위한 사람들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코로나19 국내 확산을 막기 위해 다음달 5일까지 외출이나 모임을 최대한 자제하는 등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할 것을 호소하는 것에 역행하는 것이다. 일부 소비자들은 게임 매장이 문을 여는 즉시 게임기를 사기 위해 입구 앞에 줄을 서거나 매장으로 통하는 지하철역에 박스를 깔고 누워 자는 등 노숙까지 자처하고 있다.

31일 뉴시스 취재에 따르면 지난 주말에도 이 업체가 생산하는 게임기를 사려는 이들이 테크노마트 매장이 있는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 인근으로 모여들며 인산인해를 이뤘다.

27일엔 자정에 가까운 오후 11시30분께 신도림역 매장 앞에 문을 열기를 기다리는 사람들 30여명이 줄을 서기도 했다. 이들 대부분은 마스크를 쓴 채 지하철역 바닥에 앉아 휴대용 게임기로 게임을 하거나, 바닥에 박스를 깔고 누워 잠을 청하고 있었다.

서울 마포구에서 온 김모씨는 "현장에서 판매하는 게임기 수량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순서에서 밀리지 않으려고 일찍 나왔다"며 "코로나19가 걱정되기는 하지만 이렇게 하지 않으면 게임기를 살 수가 없다"고 말했다.

매장이 있는 건물에서 근무하는 관리인은 "방금 근무를 교대했기 때문에 정확히 몇시부터 줄이 생겼는지는 잘 모르겠다"면서도 "전번 근무자가 말하기를 오전부터 사람들이 나와 기다리고 있었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매장은 오전 10시30분에 문을 연다"고 덧붙였다.

이들이 사려는 제품은 닌텐도가 지난 20일 국내 시장에 출시한 게임기이다. 이 게임기는 첫 출시 이후 서울 용산구에 있는 아이파크몰 등에서는 70대 한정으로 판매되는 게임기를 구입하기 위해 수천명의 인파가 몰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게임기를 향한 수요가 몰리면서 줄을 서는 사람들이 늘자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코로나19 전염을 우려하는 목소리 역시 높아지고 있다.

한 네티즌은 "한정판도 아니고 계속 생산한다고 하는데 왜 굳이 지금 가서 줄을 서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했다.

이 외에도 "일본 불매운동 하자고 한지가 언제인데 벌써 저렇게 줄을 서고 있느냐", "일본 제품은 사면 안 되지만 일본 게임은 해도 되는 것이냐", "선택적 노 재팬(NO JAPAN)이다" 등 일본 제품 구입을 지적하는 반응들도 올라왔다.

닌텐도코리아 관계자는 현장 구매 유도 논란에 대해 "각 판매점의 판매 방식은 닌텐도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닌텐도코리아는 고객들에게 최대한 많은 물품이 전달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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