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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학 감독 "양동근 없는 코트, 어색할 것 같아"

등록 2020.03.31 18: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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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근, 17년 현역 생활에 마침표

지도자 수업 받을 계획

【서울=뉴시스】유재학 감독은 2006~2007시즌 모비스에서 처음으로 챔피언 반지를 얻었다. 왼쪽은 최우수선수 양동근. (사진 = KBL 제공)

【서울=뉴시스】유재학 감독은 2006~2007시즌 모비스에서 처음으로 챔피언 반지를 얻었다. 왼쪽은 최우수선수 양동근. (사진 = KBL 제공)

[서울=뉴시스] 박지혁 기자 = 프로농구 역대 최고 선수로 평가받는 양동근(39·현대모비스)이 31일 정든 코트를 떠났다.

데뷔 시절부터 그를 지도한 유재학(57) 울산 현대모비스 감독은 "당분간 어색할 것 같다"며 제자의 성공적인 제2의 인생을 응원하겠다고 했다.

유 감독은 "(양)동근이를 떠나보내면서 박수를 보내고 싶다. 동근이처럼 오랫동안 꾸준하게 생활한 선수는 (김)주성이 말곤 없는 것 같다"며 "동근이가 그만 둔다, 은퇴한다, 코트에 없다는 게 매우 어색할 것 같다. 팀 전체적으로도 당분간은 그런 느낌이 많을 것 같다"고 했다.

한양대를 졸업한 양동근은 200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현대모비스 유니폼을 입었다.

데뷔 시즌인 2004~2005시즌에 평균 11.5점 6.1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생애 한 번뿐인 신인상을 수상했고, 이후 총 6차례 우승반지를 손에 넣었다. 최다 우승자다.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4회, 챔피언결정전 MVP 3회 수상으로 역대 최고 선수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유 감독은 "2004년 처음 만났을 때만 해도 이렇게 큰 선수가 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첫 만남에서 '성실하고 열심히 하는 친구구나', '다른 건 몰라도 수비는 재능이 있구나' 정도만 느꼈던 기억"이라며 첫 만남을 회상했다.

그러면서 "동근이는 원래 포인트가드가 아니었다. 본인이 하지 않던 것을 해야 하니 얼마나 힘들었겠나. 울산에 있을 때, 둘이 산책을 많이 했는데 나에게 '힘들고 어렵다'는 말을 참 많이 했었다"면서 "그런데 결국은 스스로 다 극복했다. 이겨내는데 1년이 걸리지 않았다. 수행 능력이 월등했고, 어떤 난관에서도 스스로 헤쳐 나가는 힘이 대단했다"고 했다.

유 감독과 양동근은 현대모비스 왕조를 구축한 주인공들이다.

유 감독이 2004년 현대모비스 지휘봉을 잡은 뒤, 16시즌 동안 챔피언 6회를 기록했다. 모두 양동근과 함께 했다.

유 감독은 "2006~2007시즌 첫 우승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챔피언결정전에서 KTF(현 KT)와 7차전까지 갔는데 벤치에서 볼 때는 잘 느끼지 못했다. 여름휴가 때, 비디오로 다시 경기를 보면서 동근이가 '저렇게 농구를 잘했나' 하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난다. 절정에 있는 모습이었다"고 했다.

둘은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서도 감독과 선수로 12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합작했다.

유 감독은 "이란과의 결승전에서 동근이가 김종규(DB)의 노마크 슛을 돕는 어시스트를 한 장면이 있다. 슛 성공 과정에서 상대 반칙으로 자유투까지 얻었는데 금메달로 가는 과정에서 매우 결정적인 순간이었다"며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꼽았다.

그러면서 "몇 년 전부터 선수들을 통해서 들어 동근이가 '내년에는 무조건 은퇴'라고 했던 걸 알고 있다. 그게 3~4년 된 것 같다. 티내지 않았지만 힘든 걸 계속 버텨준 것이다. 이제 나이도 있고, 미래도 봐야 하고, 후배들에 대한 생각도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그동안 KBL의 많은 후배들이 동근이를 봤다. 좋은 선례를 남기고, 후배들에게 귀감이 될 것이다"며 "동근이는 미래에 분명히 지도자를 할 것이다. 지도자로도 꼭 성공하길 바란다"고 보탰다.

4월1일 은퇴 기자회견을 앞둔 양동근은 1년 동안 코치 연수를 받고 지도자로 새로운 도전을 이어갈 계획이다.

구단은 양동근의 등번호 6번을 영구결번으로 결정했다. 다음 시즌 홈 개막전에서 은퇴식을 갖는다.

마지막으로 유 감독은 "누구의 잘못도 아니지만 코로나19 때문에 동근이의 마지막 시즌이 이렇게 끝난 건 누구보다 아쉽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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