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불경 쓰는 장인 '사경장', 무형문화재 지정된다

등록 2020.04.01 14:53:14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서울=뉴시스] 신라백지묵서대방광불화엄경(국보 제196호).(사진=문화재청 제공) 2020.4.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신라백지묵서대방광불화엄경(국보 제196호).(사진=문화재청 제공) 2020.4.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정규 기자 = 불경을 쓰는 장인인 '사경장(寫經匠)'이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된다.

문화재청은 사경장을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 예고하고 김경호(57)씨를 보유자로 인정 예고했다고 1일 밝혔다.

사경(寫經)은 불교 경전을 유포하거나 공덕을 쌓기 위해 경전을 베끼는 일이나 베낀 경전을 말한다. 사경장은 불경을 쓰는 사경 기술을 가진 장인이다.

우리나라 사경은 삼국시대에 전래된 불교의 경전을 보급하기 위한 목적에서 시작됐지만 8세기 중엽 목판 인쇄술이 발달하면서 점차 스스로 공덕을 쌓는 의미로 변했다. 통일신라시대 때(745∼755년) 제작된 '신라백지묵서대방광불화엄경(국보 제196호)'이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사경 유물이다.

고려시대에는 불교가 국교가 되면서 국가의 발전과 개인의 복을 기원하기 위한 사경이 전성기를 맞았다. '고려사(高麗史)' 등에 따르면 국가에서 사경을 전문으로 제작하는 기관을 운영했고 당시 사경은 국가 최고의 역량을 동원한 당대 문화의 집약물이었다.
 
특히 '감지금니대방광불화엄경보현행원품(국보 제235호)' 등 금자(金字)․은자(銀字) 형식의 사경이 많이 제작됐으며 충렬왕대에 중국에 수백 명의 사경승(寫經僧)을 파견하는 등 대외적으로 고려 사경의 우수성이 널리 알려졌다. 조선시대에는 '숭유억불' 기조가 유지되면서 쇠퇴했지만 일부 왕실과 사찰에 의해서 명맥이 유지됐다.

[서울=뉴시스] 사경 작업을 하는 모습.(사진=문화재청 제공) 2020.4.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사경 작업을 하는 모습.(사진=문화재청 제공) 2020.4.1 [email protected]

사경 제작은 크게 필사, 변상도(變相圖) 제작, 표지 장엄 등 세 가지로 구성되며 세부적으로는 금가루 발색, 아교 만들기, 종이의 표면 처리와 마름질, 잇기, 선긋기, 경 필사, 변상도 그리기, 표지 그리기, 금니 표면처리 등 10여 가지 공정을 거친다. 서예·한문·불교 교리·회화 등에 대한 숙련된 기능과 함께 경전에 오자·탈자가 없어야 하기 때문에 고도의 집중력과 장기간의 제작 시간이 필요하다.

이번에 사경장 보유자로 인정이 예고된 김경호씨는 40여년간 사경 작업에 매달려온 장인이다. 과거 사경은 국가 차원의 사업이어서 다수의 전문가가 참여했지만 지금은 재료 준비, 필사, 회화를 한 명이 모두 하는 형태다.

김씨는 오랜 기간 문헌과 유물을 통해 사경의 재료, 형식, 내용을 연구하고 기술로 익혀 1997년 조계종에서 개최한 '제1회 불교사경대회'에서 대상을 받았으며 2010년 고용노동부가 지정하는 '대한민국 전통사경기능전승자(제2010-5호)'로 선정됐다. 전통 사경체를 능숙하게 재현할 뿐 아니라 변상도 등 그림의 필치가 세밀하고 유려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서울=뉴시스] 사경장 김경호씨.(사진=문화재청 제공) 2020.4.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사경장 김경호씨.(사진=문화재청 제공) 2020.4.1 [email protected]

문화재청은 오는 30일까지 의견을 수렴하고 무형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가무형문화재 지정과 보유자 인정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