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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정보회사 회장 "유재수, 가족 같아…순수하게 도와준 것"

등록 2020.04.01 17: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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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수와 저는 가족, 먼 친척보다 훨씬 가까워"

유재수 아파트 구매 2억5천 빌려주고 1천 못받아

유재수 미국 있을 때 장모계좌 200만원 보내기도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금융위원회 국장 시절 뇌물수수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이 지난해 11월 27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참석하고 있다.2019.11.27.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금융위원회 국장 시절 뇌물수수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이 지난해 11월 27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참석하고 있다.2019.11.2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정윤아 기자 = 금융위원회 국장 등 재직 당시 뇌물수수 등 혐의를 받는 유재수(56)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게 아파트 구매대금을 무이자로 빌려주고 그 중 일부를 못 돌려받은 신용정보회사 회장이 법정에 나와 뇌물이 아니라는 취지의 증언을 했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손주철)는 1일 뇌물수수 등 혐의로 기소된 유 전 부시장의 4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윤모(71)씨는 A신용정보회사 회장으로, 유 전 부시장과는 20년간 알고지낸 사이로 알려졌다. 윤씨는 2010년 초반 유 전 부시장이 '해외 파견 근무를 나가기 전 강남에 아파트를 하나 사두고 싶다'고 하자 2억5000만원을 무이자로 빌려준 장본인이다. 유 전 부시장은 이 아파트 가격이 떨어지자 빌린 돈 중 1000만원은 갚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윤씨는 유 전 부시장이 미국에 머물 당시 유 전 부시장 장모의 계좌로 200만원을 송금해준 것으로도 알려졌다. 아울러 유 전 부시장의 두 아들에게 각각 50만원씩 100만원의 현금을 준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아울러 유 전 부시장 대신 명절 선물을 사서 유 전 부시장이 지정한 사람들에게 보내주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윤씨는 이날 이 같은 행위들이 유 전 부시장과의 친분관계를 이유로 순수한 마음으로 베푼것 뿐이라고 말했다.

윤씨는 "2억5000만원은 내가 먼저 꿔줄테니 아파트를 사고 미국으로 가라고 제시한 것"이라며 "나중에 원금만 갚고 이자는 필요없다고 했다"고 증언했다.

윤씨는 자신이 추천한 강남의 아파트를 유 전 부시장이 구매했지만 가격이 떨어지자 2억5000만원 중 1000만원은 갚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윤씨는 "유재수와 저는 가족같다. 먼 친척보다 훨씬 가깝다"며 "잘되는 걸 뒤에서 바라보는 취지였다. 지난해인가 유재수 얼굴이 화사해서 이유를 물었더니 '아버님같은 회장님이 추천해줘서 공무원 생활하며 이거(아파트) 하나 남았다'고 자랑을 하더라"고 말했다.

유 전 부시장은 3차례에 걸쳐 돈을 갚았지만 결국 1000만원은 갚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윤씨는 2011년 유 전 부시장의 장모 계좌로 현금 200만원 송금한 이유에 대해 "유재수가 워싱턴에 있을 때 거기에 제가 아는 금융인과 언론인이 있었다"며 "저보고 놀러오라고 계속 그래서 도저히 시간이 안되니 사람들과 식사나 하라고 200만원을 보내준 사실이 있다"고 말했다.

윤씨는 이날 법정에서 유 전 부시장과의 친분관계를 계속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유 전 부시장이 지정한 사람들에게 유 전 부시장 명의로 명절 선물을 보낸 것에 대해 자신이 먼저 '선물을 보내줄 사람이 있느냐'고 물었다고 증언했다.

윤씨는 "유재수는 직접 부탁을 못하는 성격"이라며 "유재수가 지나가는 말로 애로점을 말하면 내가 어떻게 해야 도와줄수 있을까 생각했다. 친척보다 가깝게 지냈고 저는 제 손주 진로도 상의할 정도로 특별한 관계였다"고 설명했다.

윤씨는 유 전 부시장의 저서를 3차례 사서 다시 책을 유 전 부시장에게 보낸 것에 대해서도 "한번 정도는 유재수가 제게 이야기를 한 것 같다"며 "부산 경제부시장으로 있을 때 통화하다가 애로점 있으면 말하라고 했더니 책 이야기가 슬쩍 나오는 것 같아서 내가 '그럼 책을 사서 사인해서 지인들에게 나눠주라'고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유 전 부시장의 두 아들들에게 준 돈은 "손자처럼 생각해서 준 용돈이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윤씨는 마지막 하고싶은 말을 하라는 재판장의 말에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은 일로 알았는데 이렇게 파급이 클줄 몰랐다"며 "좀 더 투명하고 절제하면서 한계를 그으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여러가지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하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오전에는 윤씨의 아들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윤씨의 아들은 "아버지의 지시로 명절 때 한우세트를 사서 유 전 부시장이 지정한 3명에게 보냈다"고 증언했다.

그는 이유에 대해 "아버지가 20년간 유 전 부시장과 인간관계를 맺어 친하기도 했고, 앞으로 회사를 하면서도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부분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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