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셰일업체 파산신청…오일·가스업계 줄도산 예고
WTI 20.31달러 마감…10달러대 코앞
트럼프, 3일 엑손·셰브런 등 CEO 만나
직접적인 연방 지원은 내놓지 않을 듯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 전담반(TF)과 함께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월 말까지 사회적 거리 두기 등 정부규제 연장하는 발표를 하면서 "정부 지시에 잘 따르는 것은 생사를 가르는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모든 시민은 희생을 요구받고 있다"면서 "대단히 고통스러운 2주일을 보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0.04.02.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3일 백악관에서 석유회사 CEO들과 대책을 논의한다고 밝혔다.
엑손모빌의 대런 우즈, 셰브런의 마이크 워스, 옥시덴탈의 비키 홀럽 및 콘티넨털 리소스 창립자 해럴드 햄 등이 참석한다.
이날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20.31달러로 마감했다. 1월 50달러대를 나타낸 데 비하면 대폭락한 수치다.
코로나19로 수요가 급감한 상황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간 유가전쟁까지 겹치자 에너지 업계는 휘청이고 있다.
미국의 석유가스 기업인 화이팅석유(Whiting Petroleum)는 이날 파산보호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촉발된 대혼란에 굴복한 최초의 독립 셰일 생산업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이 회사는 이날 2억6200만달러 규모 전환사채를 상환하기로 돼 있었다.
업체는 비용 절감과 현금 흐름 개선 조치를 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와 유가 전쟁을 버틸 수 없었다고 밝혔다. FT는 지난달 이 업체가 구조조정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북미 업체를 다루는 은행들에 따르면 화이팅석유의 파산 신청은 미국의 오일·가스 업계에 닥칠 줄도산을 예고한다. 현금이 바닥나는 가운데 자금 조달 비용이 치솟자 파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WSJ은 미 정부가 에너지 기업을 도울 방법은 제한적이라고 전했다. 과감한 정부 개입이 필요한지를 두고 주요 거대 석유 기업과 중소형 독립 셰일 업체 간 시각차도 크다고 한다.
미 고위관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직접적인 연방 지원이나 시장 개입은 시사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신 미국이 만들고 소유하고 운영하는 선박만이 미국 항구 간 석유 등 물품을 운송할 수 있도록 한 법을 면제해주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업계에 대한 지지를 보여 주고 싶어 한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햄은 트럼프 행정부가 유가전쟁에 개입해 이들 국가로부터 수입된 원유에 관세를 부과하라는 입장이다. 다른 셰일 업체들은 텍사스 규제당국에 텍사스주의 원유 생산량을 제한해달라고 요청해왔다.
반면 엑손, 셰브런 등 대기업들은 어떠한 종류의 오일·가스 시장 개입에도 찬성하지 않는다.
지난주 의회를 통과한 2조2000억달러 규모 코로나19 경기 부양 패키지 법안에는 에너지 기업 지원 방안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WSJ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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