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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MVP" 국대 룸메이트 김종규·허훈의 유쾌한 설전

등록 2020.04.0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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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정규리그 MVP 경쟁

꾸준함으로 팀 1위 이끈 김종규 VS 임팩트에서 압도한 허훈

국가대표 룸메이트 절친…남산 사이에 둔 이웃사촌

[서울=뉴시스]박지혁 기자 = 프로농구 유력 MVP 후보 김종규(오른쪽)와 허훈. fgl75@newsis.com

[서울=뉴시스]박지혁 기자 = 프로농구 유력 MVP 후보 김종규(오른쪽)와 허훈.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지혁 기자 = "개인 기록도 중요하지만 소속팀이 얼마나 올라갔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MVP는 내가 받아야 한다." (DB 김종규)
"팀 순위는 DB보다 낮지만 많은 팬들에게 좋은 경기를 보여줬기에 내가 더 MVP에 가깝지 않나 생각한다." (KT 허훈)

농구계의 소문난 절친 김종규(29)와 허훈(25)이 2019~2020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를 두고 유쾌한 설전을 벌였다.

남자 프로농구를 주관하는 KBL은 오는 10일까지 기자단 투표(총 118표)를 통해 정규리그 MVP를 선정한다.

김종규와 허훈의 2파전 양상이다. 벚꽃이 활짝 핀 따스한 봄의 어느 날, 둘을 만나 최고 자리를 두고 경쟁 중인 솔직한 심경을 들어봤다.

▲"이래서 내가 MVP"

김종규와 허훈 중 누가 MVP를 수상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박빙이다.

김종규는 43경기에서 평균 13.3점 6.1리바운드 2어시스트 0.8블록슛을 기록하며 DB의 공동 1위를 이끌었다. 국내선수 리바운드 부문 1위, 득점 부문 5위에 올랐다. 블록슛은 전체에서 4위다. 2018~2019시즌 8위였던 DB를 최고 자리까지 이끈 게 눈에 띈다.

지난해 자유계약(FA) 시장에서 역대 최고 보수인 12억7900만원을 받으며 창원 LG를 떠나 DB 유니폼을 입었다. 이적 첫 시즌에 급상승한 팀 성적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전통적으로 MVP 투표에서 팀 성적을 고려하는 경향이 있어 공동 1위라는 성적이 강점이다.

김종규는 "우승은 아니지만 우리 팀이 1위로 마쳤다. 훈이가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준 것을 잘 알고, 인정한다"면서도 "나 역시 팀 성적을 최고로 끌어올리기 위해 꾸준히 최선을 다했다. 농구에서 개인 기록도 중요하지만 소속팀이 얼마나 올라갔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MVP는 내가 받아야 한다"고 어필했다.
[서울=뉴시스]부산 KT 허훈 (사진 = KBL 제공)

[서울=뉴시스]부산 KT 허훈 (사진 = KBL 제공)

허훈도 뒤지지 않는다. 데뷔 후 최고 활약을 펼쳤다. 평균 14.9점으로 국내선수 득점 부문 2위에 올랐고, 7.2어시스트로 이 부문 전체에서 1위를 차지했다. 2위 김시래(LG)의 평균 4.8어시스트와 차이가 크다. '사실상 단신 외국인선수'라는 소리를 들을 만큼 독보적이었다.

지난해 10월20일 DB전에서 3점슛을 연속으로 9개 성공하며 조성원(명지대 감독)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또 올해 2월9일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경기에서는 역대 한 경기 최다 어시스트 2위에 해당하는 2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1위는 김승현의 23어시스트.

허훈은 이 경기에서 24점 21어시스트로 20-20을 달성하며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한 경기에서 20득점 이상, 20어시스트 이상을 동시에 기록한 건 출범 이후 허훈이 최초다.

허훈은 "팀 순위는 종규 형의 DB보다 낮지만 많은 팬들에게 좋은 경기를 보여줬기에 내가 더 MVP에 가깝지 않나 생각한다. 나도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유쾌하게 받았다.

▲국가대표팀에서 한 방 쓰는 '환상의 짝꿍'

MVP 경쟁처럼 코트에서는 절대 지지 않기 위해 마주 서지만 김종규와 허훈은 절친한 사이로 소문이 자자하다.

최근에는 김종규가 서울 용산구로 이사해 허훈과 남산을 사이에 둔 이웃사촌이 됐다. 중구에 위치한 허훈의 집과 약 1㎞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김종규는 "이곳저곳 집을 알아보다가 결국 훈이 집 근처로 이사를 오게 됐다. 가깝게 지낼 수 있어서 정말 좋다. 훈이를 정말 좋아하고 사랑한다. 앞으로 강아지 산책도 같이 할 생각이다"며 웃었다.

둘은 국가대표팀 룸메이트다. 허훈은 "처음 대표팀에 갔을 때부터 종규 형이 잘 챙겨줬다. 좋아할 수밖에 없는 형이다. 방을 같이 쓰면서 마음도 잘 맞는다는 걸 알았다. 항상 밝고 긍정적이다. 대표팀 명단이 나오고, 단체 카카오톡 방이 생기면 '꼭 종규 형과 방을 쓰겠다'고 먼저 얘기한다"며 웃었다.
[서울=뉴시스]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올스타전 최우수선수(MVP)에 등극한 김종규. (사진 = KBL 제공)

[서울=뉴시스]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올스타전 최우수선수(MVP)에 등극한 김종규. (사진 = KBL 제공)

김종규는 "훈이는 눈치가 빠르다. 선배들에게 잘한다. 그리고 후배지만 대범한 면도 있다"며 계속 '방졸'을 하라는 듯 허훈에게 눈빛을 보냈다.

▲"훈이는 KBL 최고 스타"·"종규 형은 한국 농구의 기둥"

김종규는 과거 팬들이 뽑은 인기 투표에서 두 차례나 1위에 올랐다. 이번 시즌 올스타 팬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허훈은 차세대 주자다. 현재 진행 중인 인기상 투표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김종규는 "훈이는 잘 생겼고, 실력도 외모에 뒤지지 않게 출중하다. 말도 재미있게 잘한다. KBL 리그 흥행을 이끌 수 있는 완벽한 선수"라고 칭찬했다.

이에 허훈은 "한국에서 이런 몸이 나올 수 있겠는가. 키가 큰데 빠르기까지 하다. 마음가짐도 정말 훌륭하다. 최고액 연봉을 받는 이유가 있다"며 "모든 걸 갖춘 형이다. 정말 존경한다. 특히 연봉이 부럽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김종규는 "이번 시즌 훈이가 작은 부상이 있었지만 앞으로는 부상 없이 지금처럼 좋은 모습을 계속 이어갔으면 좋겠다"며 "지금도 그렇지만 KBL 최고의 스타가 될 거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허훈은 "종규 형은 국가대표팀의 기둥이고, 한국 농구의 기둥이다. 계속해서 좋은 모습으로 남아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둘 다 참하고 조신한 여성이 이상형이라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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