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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쇄된 벚꽃길…모르고 나온 20대 연인은 주변만 맴맴

등록 2020.04.04 15:4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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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윤중로 찾은 시민 30여명 불과

"그래도 바깥이라 괜찮을 거 같았다"

흰색과 검정색 마스크로 중무장해

윤중로 차단 구역에는 경비 삼엄해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옆 윤중로에 코로나19 감염 예방 기초질서유지 종합상황실이 설치되고 있다. 현장 관계자는 "컨테이너 상황실이 도로 차단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밝혔다. 2020.04.01.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옆 윤중로에 코로나19 감염 예방 기초질서유지 종합상황실이 설치되고 있다. 현장 관계자는 "컨테이너 상황실이 도로 차단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기상 기자 = 서울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파를 차단하기 위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대책으로 여의도 윤중로를 폐쇄한 뒤 맞은 첫 주말. 매년 벚꽃 구경을 위해 몰려든 인파로 가득 차던 이곳이 텅 비어 있었다.
 
뉴시스가 4일 오후 1시30분께부터 2시30분까지 약 1시간 동안 서울 영등포구 윤중로에 있는 KBS본관 뒤편부터 의원회관앞 사거리를 확인해 본 결과, 벚꽃을 구경하기 위해 나온 시민은 20~30명 대로 극히 적었다. 거리에 벚꽃이 만발했지만, 오가는 사람이 적어 고요했다.
 
일부 나들이 나온 시민들은 검정색과 흰색의 마스크로 중무장한 상태였다. 아이 두 명과 친정 어머니를 데리고 나온 김모(40)씨는 "집에만 갇혀 있었는데, 애들이 너무 답답해 하고, 벚꽃을 보고 싶다고 졸라 나오게 됐다"며 "대신 마스크로 중무장을 하고 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밀폐된 곳은 아니니까 불안감이 좀 덜하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집이 근처라서 작년, 재작년에도 꽃을 보러 나왔었다"며 "그때에 비하면 지금 여기는 완전 텅 빈 것"이라고 전했다.
 
잠시 산책을 나왔다는 노부부도 점퍼와 흰색 마스크를 착용하고 잇었다. 남편인 안모(70)씨는 "불안감을 덜기 위해 마스크를 잘 착용했다"면서 "잠깐 바람 쐬고 금방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의원회관 앞 사거리부터 국회의사당 뒤편까지 거리는 완전히 차단됐다. 서울시가 4월1일부터 10일까지 윤중로를 폐쇄했기 때문이다. 폐쇄된 구역 앞에는 빨간색으로 '차량통제'라고 적힌 입간판이 서 있고, 그 앞으로 경찰차 두 대가 자리 잡고 있었다.
 
노란 철제 울타리가 세워지고 폐쇄 구역에는 구청 직원 2명과 경찰 1명이 순찰을 도는 등 경비가 삼엄했다. 
 
이곳을 지키던 경찰 관계자는 "작년에도 이곳에서 근무했는데, 그 때에 비하면 여의도에 벚꽃 보러 오는 사람이 아주 적은 것"이라면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생각보다 잘 시행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폐쇄된 구역 맞은편 거리는 여전히 통행이 가능했음에도, 이 곳을 찾은 사람은 드물었다.
 
50대 초반이라는 문씨는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너무 답답해 잠깐 나오긴 했지만, 금방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이 곳을 찾은 사람들이 뒤엉켜 걷거나 하지 않고 질서 있게 서로 거리를 두고 걷는 것을 보니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보다 윤중로를 찾는 사람도 훨씬 적다"면서 "작년에는 계속 어깨를 부딪치면서 걸어 다녀야 했다"고 말했다. 
 
윤중로 일부 구간이 폐쇄된 지 모르고 이 곳을 찾았다는 20대 커플도 있었다. 커플은 "불안하긴 했지만, 벚꽃을 보러 왔다"면서 "통행이 막혀 있는 곳이 더 예쁠 것 같기는 하지만 거리두기 차원이라고 하니 아쉽지만 돌아가야겠다"고 말했다.
 
서울 영등포구는 이번 주말 내내 여의도 한강공원 주차장 문을 닫는다. 근처 여의서로와 주변 한강공원 진·출입로 15개소도 폐쇄하고 홍보물을 부착해 한강공원 시민 이용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다음주까지 국회 주변 벚꽃길 1.6㎞ 구간, 오는 10일까지 봄꽃놀이 명소 안양천 벚꽃길 등을 전면 폐쇄할 예정이다.
 
서초구도 양재천 서초~강남구간을 주말 동안 전면 폐쇄하기로 했다.
 
송파구는 이달 초로 예정됐던 석촌호수 벚꽃축제를 취소하고 오는 12일까지 호수 진입로 54곳을 모두 폐쇄했다. 송파구는 철제 난간을 설치하고 보안요원 등을 배치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다만 온라인으로 홈페이지나 페이스북을 통해 석촌호수 벚꽃의 모습을 시민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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