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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회의 연기에 WTI 9.2% ↓…합의 타결 전망도 상존

등록 2020.04.06 09:5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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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회의 연기에 WTI 9.2% ↓…합의 타결 전망도 상존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국제 유가가 5일(현지시간) 급락했다. 사우디아바리바와 러시아를 두 축으로 한 '석유수출기구 플러스(OPEC+)'가 오는 6일로 예정된 긴급 화상회의를 연기하면서 원유 생산량 감소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5일 CNBC에 따르면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이날 야간거래(overnight trading·시간 외 거래)에서 유가가 9.2% 하락한 배럴당 25.72달러에 거래됐다. 국제 유가 기준인 브렌트유도 8.7% 떨어진 31.15달러에 거래됐다.

OPEC+는 지난달 회의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국제 원유 수요 감소에 대응하고자 사우디를 중심으로 하루 150배럴 추가 감산을 추진했지만 러시아의 거부로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이후 사우디와 러시아가 가격 경쟁에 돌입하면서 국제 유가는 급락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모두 통화한 뒤 '양국이 최대 1500만배럴을 감산할 것'이라고 밝히고 사우디가 OPEC+ 긴급 화상 회의를 요청했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국제 유가는 반등했다.

그러나 러시아와 사우디가 지난달 OPEC+ 감산 합의 실패 책임 소재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면서 OPEC+ 긴급회의는 연기됐고 유가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CNBC는 소식통을 인용해 긴급회의가 아마도 오는 9일 열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사우디와 러시아의 갈등에 국제 유가는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어게인 캐피털의 유명 석유 애널리스트 존 킬더프는 "국제 유가는 아마도 하락할 것(it's probably going to crater)"이라면서 "2~3일에는 국제 유가에 관한 낙관론이 많았다. (하지만) 사우디와 러시아가 새롭게 신경전에 나선 것을 보면 두 나라가 함께 할 것 같지는 않다"고 전망했다.

미국의 감산 동참 여부도 국제 유가 안정세의 중요한 관건으로 꼽힌다. 사우디와 러시아는 '셰일가스 강국' 미국의 고통 분담을 요구하고 있다. OPEC 회원국인 이라크 석유장관도 미국과 캐나다, 노르웨이 등을 언급하면서 OPEC+ 이외 생산자들의 행동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다만 미국 석유업계는 가격 안정을 위해 감산에 동참해야 하는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CNBC는 전했다.

미국 석유협회(API)는 산업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석유가스산업 총괄기구 격인 텍사스 철도위원회(TRC) 위원 중 한명인 라이언 시튼은 감산 동참 여부를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TRC는 지난 1970년 원유 생산량을 제한한 전례가 있다. TRC 회의는 오는 14일 열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백악관에서 미국 주요 석유회사 대표들과 라운드테이블 회의에 나섰다. CNBC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업계에 감산을 요구했다는 관측이 있다면서 회의에서 합의가 도출되지는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시장이 가격을 결정해야 한다는 업계 견해를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회의 직후 진행된 코로나19 브리핑에서 "그들은 훌륭한 기업이다. 그들은 해결할 것"이라면서 "그곳은 자유시장이다. 우리는 알게 될 것(It’s free market. We'll figure it)"이라고 말했다. 업계가 요구한 사우디와 러시아산 석유에 대한 관세 부과에 대해서도 '가용한 방법 중 하나'라고 화답했다.

이와 관련해 유라시아그룹 컨설턴트 아이함 카멜은 CNBC에 "OPEC+ 협상이 결렬되면 WTI 가격을 지원하기 위해 미국이 수입 금지나 비(非)미국 사업자에 대한 관세 부과 등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다만 CNBC는 유가를 끌어 올리는 것이 생산자에게 이익이기 때문 모종의 거래가 성사될 수 있다는 전망도 소개했다. 그러나 수요 불안 때문에 유가가 급등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바이탈 날리지 창립자 애덤 크리사풀리는 "사우디와 러시아가 현재 불화를 겪고 있지만 통상 국제적인 연대에 소극적인 캐나다와 노르웨이 등을 포함한 지구상의 모든 원유 생산국이 행동(감산)을 주장하고 있다"면서 "이번 주말까지는 일종의 감산 방안이 나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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