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항공업이어 쌍용차까지 "살려달라"…고민 깊어진 산은

등록 2020.04.06 13:54:49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정옥주 기자 = 두산중공업과 항공업계에 이어 쌍용자동차까지 생사기로에 놓이면서 산업은행의 어깨가 그 어느 때보다 무겁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자동차의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 그룹은 당초 쌍용차에 투입키로 했던 230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다만 쌍용차가 대안을 모색하는 동안 사업 운영의 연속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향후 3개월간 최대 400억원만 지원하기로 했다.

갑작스런 대주주의 투자 거부에 쌍용차는 정상화 9년 만에 또 다시 독자생존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일단 당장 오는 7월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부터 해결해야 한다. 쌍용차가 산업은행에 대출받은 금액은 약 1900억원. 이중 1000억원은 지난해 시설투자 명목으로 대출이 나갔고 만기는 오는 2024년이다. 나머지 900억원이 오는 7월까지 갚아야 하는 금액이다.

산은이 만기 연장 등의 지원에 나서지 않는다면 당장 생존 여부 자체가 불투명해진다. 쌍용차의 지난해 말 기준 단기 차입금은 총 2541억원, 장기 차입금은 1587억5000만원에 달한다.

그러나 산은이 무작정 지원에 나설 수만은 없다. 2대주주였던 한국GM과는 달리 산은은 쌍용차의 주채권은행일 뿐, 지분을 갖고 있지 않다.

또 그간 산은이 대기업 지원의 전제조건으로 요구해온 ▲대주주의 책임 있는 역할 ▲이해관계자 고통분담 ▲지속가능한 정상화 방안 등 3대 원칙에도 맞지 않는다. 마힌드라의 이번 신규 투자를 거부 결정이 이 원칙과 정면으로 배치되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1월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 방한 당시에도 이동걸 산은 총재는 이 3대 원칙을 재확인한 바 있다.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쌍용차 이사회 의장인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에서 쌍용자동차의 회생 방안 논의를 마친 뒤 차량에 타고 있다. 2020.01.16.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쌍용차 이사회 의장인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에서 쌍용자동차의 회생 방안 논의를 마친 뒤 차량에 타고 있다. 2020.01.16. [email protected]

더군다나 산은은최근 두산중공업에 대한 신규 자금 지원 1조원을 결정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최악의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 저비용항공사(LCC)에도 3000억원 규모의 지원에 나서고 있다. LCC 뿐 아니라 항공업계 전체가 산은의 자금 지원을 손 꼽아 기다리고 있다. 지원 여력도 문제지만, 사실상 대주주마저 손 뗀 쌍용차 지원에 나설 경우 자칫 '특혜 논란'에 휘말릴 우려도 있다.

그렇다고 쌍용차를 마냥 외면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가뜩이나 코로나19 확산으로 경제 환경이 급속도로 악화된 상황에서 전후방 연관 효과와 고용효과가 큰 자동차 산업이 무너진다면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산은은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 앞으로 산은에 SOS를 외치는 기업들은 계속 늘어나게 될 것"이라며 "그 때마다 산은이 다 지원에 나설 수도 없고, 그렇다고 모른척 놔둘 수 만은 없고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이날 주요 칼럼니스트, 출입기자, 민간 자문위원 등에게 발송한 공개서한을 통해 "채권단 등도 쌍용차의 경영정상화를 뒷받침할 부분이 있는지 협의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마힌드라 그룹이 400억원의 신규자금 지원과 신규 투자자 모색 지원 계획을 밝혔고, 쌍용차도 경영 정상화를 위한 경영 쇄신 노력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채권단 등도 쌍용차의 경영쇄신 노력, 자금사정 등 제반여건을 감안해 쌍용차의 경영정상화를 뒷받침할 부분이 있는지 협의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