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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앞에 닥친 결혼 하마터면 못할 뻔"…예비부부 '분통'

등록 2020.04.06 17:5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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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예약한 양주시 관리 웨딩시설 사용불가 통보

양주시 "임대 운영업체 계약 해지해 사용 못한다"

취재 시작되자 뒤늦게 사용 허가해 논란

양주시 경기섬유종합지원센터 컨벤션홀.

양주시 경기섬유종합지원센터 컨벤션홀.

[양주=뉴시스]송주현 기자 = "살면서 혼인 만큼 중요한 일도 없을텐데, 날짜를 코앞에 두고 예식장이 문을 열지 못한다니 기가 찼습니다."

인륜지대사인 결혼식이 불과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이런저런 이유로 사전 예약한 예식장이 운영을 하지 못할 위기에 처해 하마터면 결혼식을 치루지 못할 뻔한 예비부부가 터뜨린 분통이다.

인생의 새로운 시작을 손꼽아 기다려 온 예비부부는 양주시가 지도감독을 하고, 경기섬유종합지원센터가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는 웨딩시설을 사용하려다, 임대업체와의 계약 해지로 어쩔 수 없다는 '나 몰라 식' 행정에 가슴이 먹먹했다.

6일 양주시 등에 따르면 지난 2013년 494억 원의 예산을 들여 완공된 양주시 경기섬유종합지원센터는 경기북부의 섬유와 패션산업을 이끌 핵심시설로 기획부터 생산, 유통까지 원스톱 시스템의 구축과 마케팅 등을 지원하는 시설이다.

해당 시설에는 구내식당과 컨벤션홀 등도 갖추고 있으며 구내식당을 임대한 A업체가 컨벤션홀 등을 이용, 결혼식과 지역 내 각종 행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운영해 왔다.

특히 해당 시설은 양주시에서는 유일한 결혼식장이다.

양주지역에 거주하는 예비부부는 지난 2019년 6월 이곳을 찾아 서로의 백년가약을 맺는 장소로 예약했다.

직장을 다니며 업무 일정 등으로 3번이나 예식일을 변경해 간신히 오는 12일 결혼식을 하기로 했고 지난해부터 차곡차곡 꿈에 그리던 결혼식 준비를 해왔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속앓이를 이어왔지만 더 이상 결혼식을 미룰 수 없다는 판단에, 부모님들과의 상의 끝에 조촐하게라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이 같은 꿈은 양주시가 구내식당 운영업체와의 계약 해지를 이유로 사용할 수 없다고 통보하면서 가로막히기 시작했다.

A업체의 계약 해지와 상관없이 컨벤션 시설은 누구나 사용료를 내고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다.

예비부부 이름으로 당일 임대가 가능하지만 시는 이마저도 코로나19 영향으로 불가하다는 입장을 내세우며 결혼식을 못하게 했던 것.

12일 결혼을 앞둔 양주지역 예비신랑 C씨는 "힘겹게 결혼식을 준비해왔고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열 감지기, 온도 측정기, 손소독 등을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양가 부모님과 친척들만 모시고 조촐하게라도 결혼식을 진행하고 싶은 바람이었다"며 "하지만 시는 업체에 손해배상을 요구하라는 말만 하고 시설 사용을 못한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경기섬유종합지원센터장은 "양주시와 A업체와의 이해관계를 떠나 양주시민인 예비부부가 겪고 있는 일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센터에는 권한이 없다"며 "시에 해당 내용을 적극적으로 전달하겠다"고 해명했다.

양주시 관계자는 "업체에게 계약 해지일 이후로는 계약을 받지 말라고 통보한 상태에서 해지일 이후 잡힌 결혼식은 업체가 전적으로 책임을 져야 할 문제"라며 "코로나19로 인해 컨벤션홀 개방을 할 수 없다"고 불가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뉴시스 취재가 시작되고, 이 과정에서 양주시 고위 관계자가 예비신랑 등과 면담을 벌이면서, 양주시와 경기섬유종합지원센터의 방침은 웨딩시설 사용허가로 급선회했다.

양주시도 뒤늦게나마 예비부부의 안타까운 사연에 공감한 것으로, 결혼식을 하냐 못하냐로 밤잠을 설쳤던 예비부부의 고민이 결국 결혼식 일주일을 앞두고 해결된 것이다.

예비신랑은 "과정은 혼란스럽고 불만스럽지만 결국 결혼식을 할 수 있어 천만다행이다"며 "우여곡절을 겪은 만큼 더욱 더 행복한 결혼생활을 그릴 계획"이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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