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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뒤늦게 '동학개미운동' 제동 건 이유는

등록 2020.04.07 13:5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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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투자자, 올해 1분기 내내 코스피 순매수

"묻지마·몰빵 투자 등 비트코인 광풍과 비슷"

"성인 절반 신규로 증시 유입 조사결과 참고"

금감원, 뒤늦게 '동학개미운동' 제동 건 이유는

[서울=뉴시스] 류병화 기자 = 개인투자자의 증시 순매수 규모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금융감독원이 신규로 유입한 개인투자자에게 신중한 투자를 해야 한다며 '투자 열기' 진화에 나섰다. 금감원이 뒤늦게 개인투자자의 대규모 순매수에 대해 당부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금감원은 7일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른 개인투자자 유의사항' 자료에서 "이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촉발된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는 과거 금융위기와 다른 양상으로, 향후 주식시장에 대한 예측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경험이 많지 않은 신규 투자자를 비롯한 개인투자자는 현명하고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금감원은 ▲높은 기대 수익률에 높은 위험 내재 ▲대출 이용 주식투자의 위험성 ▲'몰빵 투자', '묻지마식 투자'의 위험성 ▲투자기간과 자금용도 고려 투자 ▲주식 투자 결과는 모두 본인에게 귀속 등을 투자자 유의사항으로 꼽았다.

하지만 개인투자자의 증시 순매수 규모 증가가 올해 1분기 내내 지속됐다는 점에서 이날 금감원의 투자 자제 촉구는 다소 이례적이다.

개인투자자는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된 1월 중순부터 순매수 규모를 늘려왔다. 특히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크게 늘어난 시점인 지난 2월17일 이후부터 2월 말까지 4조1830억원을 매수했다. 이후에도 개인들은 순매수세를 줄이지 않고 지난달 한 달 동안 11조1869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오히려 개인은 최근 들어 증시 회복에 따라 차익 실현 욕구로 매수세를 소폭 줄이는 경향을 보였다. 개인투자자는 전날 8430억원을 팔아치워 9거래일 만에 순매도로 전환했다. 코스피가 전날 3.8% 상승해 일부 저점에서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은 이익을 내 보유주식을 판 것으로 풀이된다.

금감원은 대규모 순매수 추세가 지속된다면 혹시 모를 증시 급락기 때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손실을 입을 수 있어 투자 열기를 진화한 것으로 관측된다. 또 금감원이 신규 주식 투자자의 대출 투자, '묻지마 투자', '몰빵 투자'와 관련한 내부 모니터링 과정에서 자체적으로 위험 수위를 넘겼다고 판단해 투자 자제를 촉구했을 수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일별 반대매매 금액은 1월 107억원에서 2월 117억원, 3월 163억원으로 점차 증가세를 보였다. 반대매매는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빌려서 투자한 것에 대한 책임을 지지 못했을 때 증권사가 채무자의 의지와 상관없이 반대매매 주식 수량과 매도가를 정해서 파는 행위를 말한다.

또 증시 대기자금 성격인 투자자예탁금은 올 1월 말 28조7000억원에서 2월 말 31조2000억원, 3월 말 43조1000억원으로 크게 늘어나고 있다.

금감원은 이번 투자자 유의사항 자료에서 금융기관 대출 등 레버리지를 활용해 투자하는 경우 높은 이자 비용이 발생하고 주가 하락 시 반대매매 등으로 손실 규모가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묻지마 투자'나 '몰빵 투자'에 대해 "주식 투자관련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분산투자를 하는 것이 필요하며 단순히 주가가 하락했다는 이유만으로 투자를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한 달 이내에 성인 절반 이상이 신규로 주식 투자에 참여했다는 리서치 결과나 이전 비트코인 광풍 때처럼 대학생 동아리 등지에서 주식 투자를 묻지마식으로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며 "경험이 많지 않은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의 위험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투자에 나설 수 있어 어떤 점을 투자 때 유의해야 하는지를 안내하기 위해 배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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