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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방 공익, 반성문에 "억울하다"…판사 "생각좀 해라"

등록 2020.04.10 11:5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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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방 공범 강모씨, 보복협박 등 혐의 2차 공판

'가족까지 고통 받는 것은 억울하다' 취지 반성문

재판부 "이런 반성문은 내지 않는 것이 낫겠다"

검찰, 박사방 공모 추가기소 방침…병합도 검토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텔레그램에 '박사방'을 열고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을 대상으로 성착취 범죄를 저지른 '박사' 조주빈이 지난달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20.03.2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텔레그램에 '박사방'을 열고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을 대상으로 성착취 범죄를 저지른 '박사' 조주빈이 지난달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20.03.2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윤희 기자 = 과거 자신의 담임교사를 수십차례에 걸쳐 협박하고,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에게 가족을 살해해달라고 의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사회복무요원(공익요원) 강모(24)씨가 10일 법정에 출석했다.

강씨는 앞서 재판부에 제출한 반성문을 통해 가족들이 피해를 보고 있어 억울하다는 취지의 입장을 표현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씨는 박사방 공범 중 하나로 지목돼 검찰의 추가 수사를 받고 있는 상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손동환)는 이날 오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협박등)등 혐의로 기소된 강씨에 대한 2차 공판을 진행했다.

지난 1월 말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진 강씨는 수의를 입고 재판에 출석했다. 그는 지난달 열린 첫 공판에서 자신에 대한 혐의를 인정하고 반성한다고 밝혔고, 반성문도 세 차례 제출했다.

그런데 이날 재판부는 시작부터 "이런 반성문은 내지 않는 것이 낫겠다"고 지적했다. 강씨는 반성문에 자신만 고통받으면 그만이지, 범죄와 무관한 가족과 지인이 고통에 시달리고 있어 억울하다는 표현을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원하는 바가 반성하는 태도를 저희에게 알리는 것이라면 조금 더 생각하고 쓰는 것이 본인에게도 좋을 것이다"며 "본인이 자꾸 억울하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피해자를 생각하면 너무 안 좋은 상황이다"고 했다.

강씨 변호인은 "집앞에 취재진이 대기하고, 가족들이 피신하고 하다보니 혼란스러운 심리상태다"고 했다. 또한 강씨가  "더이상 살아갈 의미 없으니까 극형에 처해달라"고까지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강씨에 대해 성착취 범행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이다"며 "그 사건이 기소되면 같이 처리하는 것이 좋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추가기소 사건과 병합 심리 가능성이 있으니 우선 재판을 연기해달라는 취지다.

재판부는 검찰 측 의견을 듣고 내달 1일 다시 재판을 진행하기로 했다.

강씨는 지난 2018년 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총 17회에 걸쳐 학창시절 담임교사 A씨를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강씨는 과거에도 A씨에 대한 상습협박 등 혐의로 징역 1년2개월을 선고받았는데 출소 후 다시 보복성 협박을 일삼은 것으로 전해졌다.

강씨는 A씨에게 '우리나라 법 좋네, 널 죽이면 5년이니까, 사돈에 팔촌까지 다 죽이고 심신미약으로 3년 살면 되겠지' 등 협박성 문자를 여러차례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강씨는 수원시 한 구청 가정복지과 공익요원으로 알려졌는데,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을 이용해 A씨와 그 가족들의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조회하고, 조주빈에게 딸을 살해해달라며 정보를 전달한 혐의도 있다.

지난달 조주빈이 검거된 뒤 수사가 진행되면서 강씨가 박사방 공범 중 한 명이란 사실도 드러났다. 검찰은 강씨가 공익요원 신분을 이용해 조주빈에게 특정 인물의 신상정보를 알려주는 등 성착취 영상 제작·유포를 도운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르면 오는 13일 강씨를 추가기소할 전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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