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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경제건설 강조점, 삼지연·원산갈마→평양병원 옮겨가"

등록 2020.04.13 17: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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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관광 수요 저조 예상됐기 때문"

"재자원화법 채택으로 증산절약운동 법제화"

"군 시찰로 정치국 회의 연기…군 중시 강조"

"김여정 역할 증대…리만건 특별 신임받은듯"

[서울=뉴시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7일 진행된 평양종합병원 착공식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했다고 18일 밝혔다. 2020.03.18. (사진=노동신문 캡처)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7일 진행된 평양종합병원 착공식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했다고 18일 밝혔다. 2020.03.18. (사진=노동신문 캡처)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지현 기자 = 북한이 지난 주말 노동당 정치국 회의와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정면돌파전'을 재차 강조하면서도 건설사업 추진 우선순위를 바꾼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전략연)은 13일 '북한 최고인민회의 14기 3차 회의 및 노동당 정치국회의 특징 분석' 자료에서 "중요 대상건설 강조점이 기존 삼지연, 원산갈마 등에서 평양종합병원 건설, 김책제철소 산소분리기 설치로 이전됐다"고 밝혔다.

전략연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장기화로 장기간 관광 수요 저조가 예상돼 보건 및 자원절약 관련 긴급사업으로 강조점을 전환한 것"이라고 이유를 분석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평양종합병원 착공식에 참석해 당 창건일이 있는 10월까지 무조건 완공할 것을 지시했다. 북한은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 승인한 올해 예산안에서 보건부문 예산을 전년도보다 7.4% 증액해 책정했다.

전략연은 북한이 두 회의가 대북제재 및 코로나19에 따른 비상시국에 대응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지난 12일 노동당 정치국 회의에서 채택한 공동결정서를 통해 "지난해 12월 당 전원회의에서 확정된 계획을 현실에 맞게 재조정했다"고 밝혔다. 전원회의에서 언급한 '10대 전망 목표'가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 구체화되지도 못했다.

[서울=뉴시스] 이윤청 기자 = 지난 1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를 주재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처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12일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쳐) 2020.04.1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윤청 기자 = 지난 1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를 주재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처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12일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쳐) 2020.04.12. [email protected]

최고인민회의에서 채택된 재자원화법, 원격교육법도 코로나19와 연관이 있다고 분석했다. 전략연은 "재자원법은 정면돌파전의 주요수단인 증산절약운동을 법제화한 것으로 향후 낭비에 대해 계몽을 넘어 법적 제재로 대응할 것임을 예고했다"고 밝혔다. 이어 "원격교육법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정면돌파전의 또 다른 주요수단인 인재양성 정책이 반영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경제사업에 있어 국가의 역할 강화를 요구한 것도 눈에 띈다. 북한은 이번 회의를 통해 ▲경제의 통일적 관리 ▲자원·자금 원천에 대한 중앙의 장악력 ▲대외무역, 자원개발 규율 준수 ▲중앙, 지방, 기업소 지표 구분 등을 강조했다. 또 당과 군의 특수경제 이권을 내각으로 이전시키고, 부족한 자금·자재의 효율적 사용을 위한 중앙집권적 통제를 강화했다. 대북제재로 에너지나 물자가 부족한 가운데서도 증산절약, 효율화로 경제성과를 달성하라는 메시지인 셈이다.

북한은 이번에 남측이나 미국을 향한 메시지를 전혀 내지 않았다. 앞서 남북 방역협력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된 데다 대미협상국의 존재가 알려지면서 대남·대미 메시지가 나올 것이라는 예상을 깬 것이다. 전략연은 "경제·사회 비상시국 대처의 긴급성을 반영해 대남·대외사업 관련 논의가 없었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부지구 항공 및 반항공사단 관하 추격습격기연대를 시찰했다고 12일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2020.04.12. (사진=조선중앙TV 캡쳐)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부지구 항공 및 반항공사단 관하 추격습격기연대를 시찰했다고 12일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2020.04.12. (사진=조선중앙TV 캡쳐) [email protected]

김 위원장의 군 사기 진작 의도도 관측됐다. 전략연은 김 위원장이 지난 2월 정치국 확대회의, 이번 당 정치국 회의 전에 군 시찰 행보를 보인 점에 주목했다. 그러면서 "특히 이번에는 군 시찰 일정으로 정치국 회의를 연기하는 이미지를 창출했고, 정치국 회의 연기로 최고인민회의도 순연됐다"고 분석했다.

또 박정천 인민군 총참모장을 노동당 정치국 위원으로 임명해 군의 위상이 회복된 점도 거론했다. 리영길·김격식 등 이전 총참모장들은 정치국 후보위원에 임명됐다. 박정천의 부상에는 김 위원장이 강조한 포병 위주의 재래식 전력 강화 기조가 반영된 것으로 관측됐다. 이밖에 북한은 최고인민회의에서 제대군관 생활조건보장법을 채택, 경제 위기 속에서도 군 중시 이미지를 강조했다.

주요 간부 인선과 관련해서는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의 정치국 후보위원 복귀에 주목했다. 전략연은 "김 제1부부장의 향후 대남·대미 관련 역할이 증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일성 고급당학교 비리 사건으로 노동당 조직지도부장에서 해임된 리만건이 정치국 위원 지위를 유지하는 배경과 관련해서는 "김 위원장의 특별 신임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리만건과 같이 해임된 박태덕 당 부위원장은 이번 회의에 불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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