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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차 함수보다 복잡한 통합당 힘대결…'초선 세력화' 시험대

등록 2020.05.08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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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선들, 깜깜이 경선 끝장 토론 요구하며 존재감 발휘

다양한 계파 출신으로 파편화돼 세력화 어려울 수도

TK 비박·복당파 vs 수도권 중도친박 대결 구도 양상

과거 계파 인연 따라 재선·3선 전략적 선택 여부 관심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미래통합당 당선인들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제4회의장에성 렬린 미래통합당 당선자 총회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2020.04.28.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미래통합당 당선인들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제4회의장에성 렬린 미래통합당 당선자 총회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2020.04.2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혼돈의 미래통합당 운명은 21대 국회에서 당내 의석 중 절반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는 초선 당선자들의 선택에 따라 당락이 크게 좌우될 것이라는 관측이 대체적이다. 전체 의원의 47.6%를 차지하는 초선 40명의 표를 누가 잡느냐가 관건으로 떠오르면서 역으로 이번 원내대표 경선에서 초선이 결집된 힘을 낼 수 있을지도 관전포인트다.
 
통합당 원내대표 대진표는 영남(주호영)+충청(이종배) 대 수도권(권영세)+영남(조해진)의 지역구도를 보이지만, 사실상 지역간 세 대결보다는 초선의 표심이 판세에 더 큰 영향력을 줄 것으로 보인다 .

계파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히고설켜 있던 예전과 달리 이번 원내대표 경선은 전반적으로 계파색이 옅어 대체로 무(無)계파 성향인 초선의 움직임을 더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통합당의 21대 초선들은 시의원, 구청장 등 지역기반을 바탕으로 당선된 경우가 상당수라 다양한 계파 출신으로 구성돼 있지만 절반 정도는 무계파이거나 중립 성향인 것으로 파악된다.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미래통합당 주호영(왼쪽) 원내대표 후보와 이종배 정책위의장 후보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미래통합당 원내행정국에 방문하여 후보등록 서류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05.06.  photothink@newsis.com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미래통합당 주호영(왼쪽)  원내대표 후보와 이종배 정책위의장 후보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미래통합당 원내행정국에 방문하여 후보등록 서류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05.06. [email protected]

유승민계인 김웅·강대식 당선인이나 친박연대 사무처장 경력이 있는 친박계 출신 정동만 당선인, 이명박 정부 청와대 대변인으로 친이계 출신 김은혜 당선인, '홍준표 키즈'로 불린 배현진 당선인 등 정치권 입문 과정에서 특정 그룹과 연(緣)이 있는 초선들도 상당수 있으나 대다수는 무색무취로 분류된다.

당내 선거는 계파의 세력화나 지향점을 들여다 볼 수 있지만 특정 계파가 득세하지 않는 현 시점에선 당내 역학관계는 물론, 당의 전체적인 색깔도 구분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경선 당일 초선의 '움직임'이 당내 새로운 권력지형을 형성하는데 상당부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초선의 표심을 잡기 위한 물밑 작업이 치열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당 안팎에선 초선들의 세력화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당의 원로와 중진그룹이 총선 참패 후 수습책을 찾지 못해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 사이 초선들은 당 재건에 직접적으로 목소리를 냈다. 박수영·김형동·김웅 당선인 등 통합당 초선 25명이 '깜깜이' 선거에 문제를 제기하며 원내대표 경선 끝장토론을 요구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특히 70년대생·40대 초선 중 일부는 구체적인 이름까지 거명되며 당내 소장파 개혁그룹의 주축으로 활동 중이라는 말도 당 주변에서 흘러 나오고 있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미래통당 권영세, 조해진 당선인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차기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경선 출마를 선언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05.06.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미래통당 권영세, 조해진 당선인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차기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경선 출마를 선언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이 때문에 초선이 독자 세력화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실제 진행될지 여부는 미지수다. 지난번 원내대표 선거에서도 상당수 초·재선 의원들이 중진에 맞서 재선급 의원을 원내대표 후보로 추대했지만 경선 당일 내부 표단속에 실패해 '쿠데타'가 무산된 바 있다. 21대 초선 당선자 면면을 보면 특정 계파에 치우치기보다는 파편화돼 있어서 자체적인 세력 형성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당 내 의석의 41.7%(35석)를 차지하는 재선·3선 의원들의 전략적 판단이 이번 원내대표 경선에선 어떻게 작용할지도 관심이다.
 
주호영 의원이 비박계 복당파인 반면 권 당선인은 박근혜 정부 시절 주중대사를 지낸 친박 출신이지만 진박(진짜 친박)과는 거리를 뒀다는 점에서 두 후보의 정치적 행보를 놓고 재선, 3선 의원들의 평가가 표로 연결될 수도 있다. 3선에서 친박 출신은 9명, 친박 이외 다른 계파나 중립 성향을 지닌 의원은 7명이다. 재선에선 각각 10명씩 나눠져 있다.
 
황교안 전 대표가 물러났지만 3선에 오른 김도읍, 이헌승 의원, 재선의 박완수, 송언석, 곽상도, 정점식, 추경호, 김석기 의원 등 공교롭게도 친황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이 대부분 건재해 당 주변에서 이들의 움직임을 주목하는 시각도 있다.

이밖에 원내대표 경선 지역구도가 수도권 대 영남 대결로 굳어지면서 상대적으로 경선에서 소외된 충청·강원권 표심이 누구를 선택할지도 관심이다.

통합당 전체 당선인의 67%(56명)를 차지하는 영남 의원들의 표심에 따라 당락이 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가운데, 판세를 쉽게 예측할 수 없는 박빙 양상인 만큼 의외로 12석에 불과한 충청·강원권 표심이 변수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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