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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술의 알콜로드]'부부의 세계'만 보면 와인이 당기네

등록 2020.05.08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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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애 와인'으로 불리는 '샤또 메종 블랑쉬'

와인 어플 통해 바가지 안 쓰고 와인 고르기

[서울=뉴시스] JTBC 드라마 '부부의 세계'에서 지선우(김희애)가 고른 샤또 메종 블랑쉬.

[서울=뉴시스] JTBC 드라마 '부부의 세계'에서 지선우(김희애)가 고른 샤또 메종 블랑쉬.

[서울=뉴시스] 이예슬 기자 = 와인 코너 앞에 선 지선우(김희애)가 같은 와인 5병을 카트에 담는다. 카트 한 가득 쌓인 와인병들을 보고 최회장의 아내(서이숙)는 말한다. "벌써 이렇게 무너지면 재미없잖아요? 나 지선생한테 고마운 거 있어요. 알죠? 조심해요. 만만한 사람들 아니니까."

JTBC 드라마 '부부의 세계'에 등장하면서 화제가 된 와인, '샤또 메종 블랑쉬 2015'를 구했다. 이 드라마에는 유난히 와인을 즐기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 화려한 파티에서 샴페인을 마시는 모습도 몇 번 나왔지만 김희애가 넓은 주방에서 '혼술'을 하는 장면에서 유독 와인병을 따고픈 충동이 일었다. 평소 와인을 가까이 하지 않는 지인들도 '부부의 세계'는 술 없이 맨정신엔 열불나서 보기 힘든 드라마라며 와인을 한번 마셔보고 싶다고들 한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미 '김희애가 싹쓸이한 그 와인이 궁금하다'는 글이 꽤 여럿 올라왔다.

대형마트에서 쉽게 살 수 있는 유명한 와인은 아니고, 발빠른 와인숍들이 '부부의 세계 김희애 와인'이 소량 입고됐다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홍보한 글을 보고 몇 군데 전화를 돌렸다. 서울 내 몇 곳에 문의를 해 봤더니, 한 와인숍에서는 "이미 품절됐고 수입사에서도 더 이상은 수입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는 답이 돌아왔다. 다행히 재고가 남아있다는 곳이 있어 한 병을 구매했다.

지선우와 이태오(박해준)의 아들 이준영(전진서)에 따르면 선우는 잠에 잘 들지 못해 와인의 힘을 빌린다. 거의 매일 와인을 마시는데, 비싼 와인만 딸 수는 없는 노릇이다. 샤또 메종 블랑쉬는 데일리 와인에 걸맞는 맛과 가격을 보여준다.

샤또 메종 블랑쉬는 프랑스의 주요 와인 생산지역인 보르도 메독 지역의 와인이다. 메를로 품종을 주력으로 카베르네 쇼비뇽과 카베르네 프랑을 블렌딩했다. 산도는 조금 높았고, 술술 넘기기 좋은 미디엄 바디의 와인이다. 체리 같은 붉은 과일 계열의 향, 후추 느낌의 스파이시함, 살짝의 흙이나 나무 내음이 느껴졌다.

가격대는 3만원대 초중반이다. 국내에서 프랑스 와인의 가격이 비교적 높게 책정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데일리 와인으로 취급될 수 있다. 와인 라벨에 적힌 '크뤼 부르주아(Cru Bourgeois)'는 고급 와인은 아니지만 합리적 가격의 품질 좋은 와인을 뜻한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JTBC 드라마 '부부의 세계'에서 지선우(김희애)가 고른 샤또 메종 블랑쉬.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JTBC 드라마 '부부의 세계'에서 지선우(김희애)가 고른 샤또 메종 블랑쉬.

'부부의 세계'를 본방사수하면서 와인을 한 잔 하고싶지만 어떤 와인을 사야할지, 괜히 바가지를 쓰는 것은 아닌지 고민하는 이들이 있다. 와인만큼 '권장소비자가'가 의미없는 주류가 또 없기 때문이다. 선물용 와인을 고를 때 평소 그 상품이 어느 정도 가격대에 팔리는지 모른다면 아마도 9만원에 줄을 죽죽 그어 2만8000원에 판다는 와인을 집어들 가능성이 높다. '할인율이 이렇게 높단 말이야? 횡재했네'라면서 말이다. 포털 사이트나 유튜브에서 검색하면 웬만한 상품은 가격대가 어느 선에서 형성돼 있는지 알 수 있지만, 안타깝게도 와인은 그렇지 않다.

이럴 때 비비노(vivino)나 와인서쳐(wine-searcher) 같은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하면 대충 감을 잡을 수 있다. 샤또 메종 블랑쉬를 비비노에서 검색해 보면 평균가 13.60유로로 우리 돈 1만8000원 가량이다. 국내에선 2만원대 후반에서 3만원대 초중반에 구매할 수 있다. 대중적 인지도가 높아서 대형 유통업체에서 대량으로 수입할 수 있는 와인들은 해외가와 국내가의 가격 차이가 적거나 할인을 하면 국내가 더 싼 경우도 있다. 나는 와인 장터에서 특가로 나온 와인의 가격이 이 어플들과 큰 차이가 안 나면 장바구니에 담는 편이다.

단, 전문가가 아닌 일반 소비자들도 평가에 참여할 수 있고, 가격은 해외 기준이기 때문에 와인의 저변이 넓지 않은 한국 시장에서 그대로 적용하기 힘들다는 점은 고려하자.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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