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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원격의료 정책 추진·협의한 적 전혀 없다" 선긋기(종합)

등록 2020.05.14 18:5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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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연 靑수석, 전날 강연서 "원격의료 긍정 검토"

민주당 "구체적 정책 추진하겠다는 말 아니었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05.14.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형섭 김남희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14일 김연명 청와대 사회수석의 강연으로 촉발된 '원격의료 긍정 검토' 논란에 "우리가 구체적 정책으로 추진하거나 협의한 적이 전혀 없다"고 선긋기에 나섰다.

민주당 윤관석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어제 강연 중에 김 수석 발언은 코로나19 때문에 비대면 진료를 실시해보니 긍정적인 점도 있었다는 정도의 얘기를 한 것이지 구체적인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말은 아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수석부의장은 "실제로 정부도 그런 정책을 추진하지 않고 우리당과 협의한 적도 없다"며 "문재인 대통령 취임 3주년 기념 특별연설에서 한국판 뉴딜을 이야기할 때도 디지털화를 통한 비대면 산업 이야기가 나왔을 때 원격의료를 의미하는게 아니라고 기획재정부에서 확실히 선을 그어줬다. 그 기조에서 바뀐 게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에 따르면 조정식 정책위의장도 정책조정회의에서 당 지도부에 "원격의료보다는 비대면 의료라는 용어를 쓰는 게 맞다"며 "김 수석이 언급한 내용은 코로나19와 관련해 산간벽지나 노약자 등에 대한 의료혜택 차원에서 비대면 의료 사례를 얘기했던 것이지 원격의료를 본격적으로 추진한다는 것과는 별도의 이야기"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원격의료는 통신을 이용해 의료 정보와 의료 서비스를 전달하는 진료 및 처방하는 것이다. 현행 의료법상 원격의료는 불법으로 의료인 간에만 제한적으로 허용되고 있다.

그동안 정부는 정보통신기술(ICT)과 의료기술을 접목하는 '원격의료' 시행을 위해 의료법 개정을 추진했지만 시민단체의 저항과 의료인들의 반발에 부딪혀 번번이 무산됐다.

민주당도 서비스 기반을 잘 갖춘 대형병원과 달리 동네 소규모 병·의원은 배제되고 '의료 영리화'로 흐를 수 있다며 원격의료에 반발해 왔다.

이에 따라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0년(18대 국회)과 2014년(19대 국회), 2016년(20대 국회)에 이르기까지 의료법 개정안이 세 차례에 걸쳐 제출됐지만 국회 문턱을 넘지는 못했다.

이런 가운데 김 수석이 전날 국회에서 민주당 당선인들을 대상으로 열린 포럼 강연에서 원격의료에 대해 긍정 검토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여권의 기류 변화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 바 있다.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열린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0.05.14.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열린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0.05.14. [email protected]

포럼 참석자들에 따르면 김 수석은 "옛날에는 부정적이었는데 최근에는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고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원격의료) 사례들이 많이 나왔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심사평가연구소장을 지냈던 민주당 허윤정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전 정부에서는 원격의료 이슈와 의료민영화가 연계돼 있어서 구체적·세부적 논의가 제대로 더된 적 없고 그것 자체로 터부시됐던 측면이 있었다"며 "김 수석은 이제 이념으로서의 원격의료가 아니라 코로나19 극복 과정에서 경험한 비대면 진료가 실용적으로 논의돼야 할 단계가 아니냐 하는 원론적 이야기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구체적인 논의는 마땅히 21대 국회가 의료법 등을 포함해서 관련 입법을 검토해야 할 것이지만 그런 검토가 어떤 방향을 가져야 한다는 구체적인 가이드는 아니었다"며 "코로나19 극복 과정에서 경험한 비대면 진료의 효용이나 가치, 의미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부터 출발해서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는 뜻에서 한 말씀이었다"고 부연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이 제3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정례브리핑에서 "기재부는 비대면 의료 도입에 적극 검토가 필요하다는 기본입장을 지속적으로 견지하고 있다"고 말해 당정청 간 엇박자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여전히 원격의료 도입은 없으며 여기에는 당정청 간 의견이 통일돼 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윤 수석부의장은 이날 오후 민주당 당선인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포럼 뒤 기자들과 만나 "김 수석이 했던 이야기는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비대면 의료사업의 형태로 했던 시범사업의 성과가 긍정적이었다는 것"이라며 "그런 시범사업을 지속화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원격의료의 도입을 추진하거나 하는 것은 전혀 아니다. 정부도 마찬가지고 청와대에도 다 확인을 했다"고 잘라 말했다.

김 차관의 언급에 대해서는 "본인과 통화도 했는데 비대면 의료사업의 일환으로 시범사업을 했던 부분들을 지속화해 나가고 필요하면 일부를 제도화한다는 것"이라며 "그것은 디지털화된 비대면 의료사업을 수요자 측면에서 접근하는 것이고 원격의료는 의료산업계까지 다 포괄해 재편하는 것이라서 (원격의료 도입은) 전혀 아니다. 청와대와 정부, 당의 이견은 없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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