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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완, 연극 데뷔..."렁스', 10년 전 이야기인데 지금 같아"

등록 2020.05.15 18:5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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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 7월 5일까지

[서울=뉴시스] 연극 '렁스' 김동완. 2020.05.15. (사진= 연극열전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연극 '렁스' 김동완. 2020.05.15. (사진= 연극열전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10년 전 것이라는 게 놀라울 정도였어요. 지금의 현상과 맞닿아 있었거든요. 우리가 여러 가지 악조건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데, 그런 점을 이야기한다는 것이 놀라웠고 강하게 끌렸죠."(신화 김동완)

대학로 연극 브랜드 '연극열전'을 이끄는 허지혜 대표가 국내 초연을 앞두고 연극 '렁스' 대본을 그룹 '신화' 멤버 겸 배우 김동완에게 건넨 것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허 대표는 "김동완 씨가 아주 재미있게 볼 대본"이라며 그에게 '렁스'를 소개시켜줬다.

'렁스'는 선뜻 꺼내기 불편한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다소 낯설지만 불편하지 않은 방법으로 꾸준하게 소개하고 있는 영국 작가 던컨 맥밀란의 대표작이다. 2011년 워싱턴 초연 이후 미국, 영국, 캐나다, 스위스, 벨기에, 슬로베니아, 필리핀, 홍콩, 아일랜드 등에서 공연됐다.

매사에 진지하고 사려 깊게 고민하고, 적어도 좋은 의도를 가지고 행동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는 커플이 평생에 걸쳐 각자의 감정에 대해, 아이를 갖는 것에 대해, 우리를 둘러싼 환경과 세계, 나아가 우리가 사는 지구에 대해 끊임없이 대화를 이어간다.

김동완은 평소 기부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회적 문제에 관심을 드러내왔다. 특히 1세대 아이돌 그룹 멤버로 자신이 몸 담고 있는 아이돌 업계에 쓴 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아이돌이 일하는 세상이 과연 행복한 곳인지 늘 생각한다. 이런 시장을 가진 나라에서 과연 페미니즘을 운운할 수 있을까. 모두 스스로 자각을 하고 업계 사람들이 같이 고쳐나가야한다"는 점을 누누이 강조해왔다. 작년 10월 설리가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을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런 그에게 지금 이 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이야기하는 '렁스'는 끌릴 수밖에 없었고 결국 연극 데뷔로 이어졌다. 그는 장애·안락사 등을 공론화한 연극 '킬미나우' 등을 선보인 연극열전의 평소 팬이었다고 했다.

남녀 2인극인 '렁스'에서 남자 역을 맡는 김동완은 15일 오후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진짜 놀라운 정돌로 '렁스'는 지금의 현실과 맞닿아요. 그냥 숨쉬기도 힘들고 탈수도 오고, 그런 부분들을 접하면서 실제로 살아가고 있는데 강하게 끌리는 것이 당연했죠"라고 말했다.

그가 평소 사회에 신경을 쓰고 있는 모습도 이날도 자연스럽게 배어 나왔다.

간담회에서 김동완의 마이크가 나오지 않자 옆 사람이 자신이 쓰던 마이크를 건넸는데 "코로나19 때문에 같이 쓰면 안 된다"고 정중하게 거절한 뒤 자신의 목소리를 대신 크게 내기도 했다.

김동완은 '렁스'에서 '좋은 사람'이라고 믿어왔지만, 상대에 대한 이해와 위로에 서툴러 긴 시간을 돌아 서로를 인정하게 되는 남자를 연기한다.

그래서 김동완은 연습 내내, 그리고 공연이 올라간 지금도 자신에게 '좋은 사람'이 화두였다고 했다. "사실 우리가 살면서 서로에게 좋은 사람이 되기는 어렵죠. 어떤 식으로 좋은 것들을 쫓아가면서 살게 될까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서울=뉴시스] 연극 '렁스' 캐스팅. (사진 = 연극열전 제공) 2020.03.22. realpaper7@newsis.com

[서울=뉴시스] 연극 '렁스' 캐스팅. (사진 = 연극열전 제공) 2020.03.22. [email protected]

연극 무대는 이번이 처음이지만 김동완은 1세대 아이돌로 일찌감치 연기력을 인정 받았다.

 1998년 신화 멤버들과 데뷔한 이후 연기 활동을 병행해온 그는 영화 '돌려차기'와 드라마 '슬픔이여 안녕', '사랑하는 사람아' 등 매체 연기를 감당해왔다. 또 2011년 '헤드윅'을 시작으로 '벽을 뚫는 남자' '에드거 앨런 포' '시라노' '젠틀맨스 가이드' 등 뮤지컬로도 공연 관객을 만나왔다.

김동완은 "연극은 언젠가 꼭 출연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연극에 출연해보니 연극을 하시는 분들이 왜 무대를 쉽게 놓지 못하는지 이유를 좀 알 것 같다"면서 "곽선영 씨 같은 경우도 빠듯한 일정에도 꼭 연극에 출연하고 싶다는 의지가 강했다"고 전했다.

곽선영은 최근 고공 행진 중인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익순' 역으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녀는 2007년 뮤지컬 '위대한 캣츠비'로 데뷔해 '김종욱 찾기', '싱글즈', '빨래', '러브레터',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사의 찬미' 등을 통해 마니아를 형성한 무대 기반의 배우다.

2년 만에 무대로 돌아온 곽선영은 '좋은 사람'이 돼야 한다는 신념으로 인생의 거대한 순간조차 갈등하고 부딪히며 성장하는 '여자'를 연기한다. 그는 "연극을 너무 하고 싶었는데 인연이 닿지 않았다"면서 "'렁스'에 출연하게 돼 너무 좋다"고 흡족해했다. 

연극 '오만과 편견', 음악극 '태일',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 '차미' 등 다양한 공연 장르에서 섬세한 연출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박소영이 연출을 맡았다.

박 연출은 "'렁스'에서 남녀가 '좋은 사람'이 되자는 이야기를 많이 하지만 둘 다 모순적인 부분이 많아 우리랑 닮아 있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그들의 모습을 미화하거나 옹호하지 말자고 생각했다. 관객들이 자신과 닮은 부분을 찾고, 위로를 받았으면 했다"고 바랐다.

7월 5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 남자 역은 김동완과 함께 이동하, 성두섭이 여자 역은 곽선영과 함께 이진희가 나눠 연기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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