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and]의원회관 '이사철' 입주 경쟁 치열…로열층은 누구에게
4년마다 오는 '5월 이사철'…새 주인만 151명 달해
조망권·접근성 두루 갖춘 6~8층 인기…'다선=로열층'
계파 갈등, 지도부 결집 등 정치 상황 반영되기도
【서울=뉴시스】박종민 기자 = 서울 영등포구에서 바라본 의원회관. [email protected]
특히 이번 국회는 전체 300명의 절반에 해당하는 151명의 의원회관 주인이 달라지게 되면서 입주 경쟁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는 후문이다.
의원회관 방 배정은 각 당에서 내부 '교통정리'를 통해 국회 사무처에 통보해 이뤄진다. 무소속 의원의 경우 선수(選數)와 나이를 고려해 국회의장이 결정한다.
각 당은 자체적으로 의원들로부터 희망 사무실 신청을 받고 있으며 불출마 또는 낙선 의원들이 모두 방을 빼는 이번 주 내에 배정이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의원회관에서 국회의원 사무실로 쓰이는 공간은 3~10층이다. 이 가운데 조망권이 확보되면서도 너무 높지 않은 6~8층이 소위 '로열층'이라고 불린다.
여기에 'ㅂ'자를 좌측 90도로 엎어 놓은 형태의 건물 구조에서 양화대교와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북쪽과 국회 잔디밭과 분수대가 보이는 동쪽이 소위 '뷰 맛집'으로 통한다.
다만 국회 출입 기자들이 상주하는 4층 높이의 소통관이 의원회관 북측에 들어서면서 동쪽 측면에 대한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올라갔다고 한다.
다선에게 방 배정 우선권을 부여하는 관례상 로열층은 중진 의원들에 우선 배정될 것으로 보인다.
20대 국회에서도 다선 의원인 더불어민주당 진영(622호)·박영선(731호)·정세균(718호)·김부겸(814호)·이석현(813호)·원혜영(816호), 미래통합당 김무성(706호)·심재철(714호)·정병국(801호)·이주영(819호)·정우택(846호), 무소속 서청원(601호) 의원 등이 로열층 입주자였다.
이번 총선에서는 다수 중진 의원들이 불출마하거나 물갈이 대상이 돼 로열층의 상당수 방이 새주인을 맞이하게 됐다.
【서울=뉴시스】박종민 기자 = 서울 영등포구에서 바라본 의원회관. [email protected]
비슷한 맥락에서 대통령이 거쳐갔던 방도 전통적으로 인기가 높은 곳이지만 전직 대통령의 부침에 따라 선호도가 달라진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썼던 325호는 민주당 권칠승 의원이 물려받아 사용 중이며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방이었던 638호는 통합당 김승희 의원이 사용했다가 낙선하면서 이번에는 민주당 당선인 몫이 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이 각각 사용했던 545호, 312호도 민주당이 사용할 구역에 포함됐다.
초·재선 의원은 관례에 따라 의원실 가운데 가장 낮거나 높아서 인기가 떨어지는 3~4층이나 9~10층에 주로 배정될 전망이다.
단 저층은 접근성이 좋아 오르내리기 편하다는 측면에서, 최고층은 조용한 분위기에 탁 트인 전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진들이 이곳을 희망하기도 한다.
10층의 경우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게 보안에는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 탈북민 출신으로 근접경호를 받게 될 통합당 태영호·미래한국당 지성호 당선인이 이곳에 방을 배정받을 가능성이 있다.
국회의원 방 배정에는 단순히 선수나 나이 뿐만 아니라 각 당의 정치 상황이 반영되기도 한다.
20대 국회가 들어선 지난 2016년 민주당은 당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404호)와 우상호 원내대표(413호), 최운열 정책위 부의장(445호) 등 지도부가 4층에 모였다. 당시 새누리당(현 통합당)의 경우 친박계가 6층과 10층에, 비박계는 7층에 대거 포진하며 극심했던 계파 갈등의 단면을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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