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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수 할머니 회견에도…與, 윤미향 의혹 여전히 '신중 모드'

등록 2020.05.25 18: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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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결과 보고 결정"…'先사실확인, 後입장정리' 유지

이해찬 '함구령' 속 당 지도부, 윤미향 언급 자제하기도

추가의혹 제기 안되면서 사실확인 우선 기조 견고해져

윤미향, 회견에도 '잠행'…민주 "尹, 머지않아 입장낼 것"

[대구=뉴시스]이무열 기자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여성인권운동가 이용수 할머니가 25일 오후 대구 수성구 인터불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05.25. photo@newsis.com

[대구=뉴시스]이무열 기자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여성인권운동가 이용수 할머니가 25일 오후 대구 수성구 인터불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05.2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강지은 윤해리 김남희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25일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이사장을 지낸 윤미향 당선인 관련 의혹에 여전히 '신중 모드'를 유지했다.

정의연과 윤 당선인의 회계부정 의혹 등을 제기한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이날 2차 기자회견을 열면서 민주당의 입장 변화에 관심이 쏠렸으나 '선(先) 사실확인, 후(後) 입장정리' 기조를 이어간 것이다.

강훈식 수석대변인은 이 할머니의 기자회견 직후 국회에서 브리핑을 갖고 "30년간 위안부 운동을 함께 해온 이 할머니께서 기자회견까지 하시며 문제를 제기한 것 자체만으로도 안타까움과 송구스러움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 당선인에 대해서는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그 결과를 지켜보고 향후 입장을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이는 정의연의 회계부정 의혹과 관련해서는 '사실관계 확인이 먼저'라는 당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앞서 강 수석대변인은 지난 20일 윤 당선인 의혹과 관련해 첫 공식 입장을 내고 "민주당은 정의연에서 요청한 외부 회계감사와 행정안전부 등 해당 기관의 감사 결과를 보고 종합적으로 판단해 이후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한 바 있다.

당초 민주당은 정의연의 활동과 회계 처리 투명성 문제는 철저히 분리해서 바라봐야 할 사안으로 규정하며 윤 당선인을 향한 공세를 방어하는 입장이었다. '정의연 비판=친일' 프레임으로 윤 당선인을 적극 엄호하는 움직임도 있었다.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민주당은 오늘부터 코로나19와의 전쟁을 선포한다"며 "미래선대위의 활동을 중단하고 당 재난안전위를 확대한 코로나국난극복위를 중심으로 당력 집중키로 했다"고 밝혔다. 2020.03.09.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민주당은 오늘부터 코로나19와의 전쟁을 선포한다"며 "미래선대위의 활동을 중단하고 당 재난안전위를 확대한 코로나국난극복위를 중심으로 당력 집중키로 했다"고 밝혔다.  2020.03.09. [email protected]

그러나 윤 당선인을 둘러싼 논란이 갈수록 커지고 여론마저 급속도로 악화되면서 당내 부정적 기류도 확산되기 시작했다. 급기야 당 일각에선 '윤미향 사퇴론'까지 거론됐다.

이에 이해찬 대표는 지난 22일 "일희일비하듯 하나하나 사건이 나올 때마다 대응하는 것은 맞지 않다" "사실관계 확인이 우선이다" "개별적으로 의견들을 분출하지 말라"며 윤 당선인 논란에 사실상 '함구령'을 내리기도 했다.

이같은 당내 분위기를 반영하듯 이날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지도부는 윤 당선인 관련 언급을 자제했다.

이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과 21대 국회 원구성 협상,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 회동 등에 대해서만 발언했다.

최고위원들도 윤 당선인과 관련해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았다. 그간 윤 당선인을 적극 엄호해왔던 남인순 최고위원 역시 최고위 직후 윤 당선인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침묵만 유지했다.

[대구=뉴시스]이무열 기자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여성인권운동가 이용수 할머니가 25일 오후 대구 수성구 인터불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05.25. photo@newsis.com

[대구=뉴시스]이무열 기자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여성인권운동가 이용수 할머니가 25일 오후 대구 수성구 인터불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05.25. [email protected]

다만 설훈·이형석 최고위원이 정의연을 '이익추구 단체'로 규정한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을 겨냥해 "극우세력의 반역사적, 반인륜적 작태"라고 규탄하면서 정의연 측면 방어에 나섰다.

일단 민주당은 관련 부처와 검찰의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사태를 예의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날 기자회견에서 예상과 달리 윤 당선인을 둘러싼 추가 의혹이 나오지 않으면서 '사실관계 우선확인' 기조는 더욱 견고해진 모양새다.

박성준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행안부, 국세청, 여가부 등에서 관련 조사를 하고 있고 검찰 수사도 이어지고 있지 않느냐"며 "전체 내용이 파악되면 그에 대해 당에서 입장을 내놓겠다는 것"이라고 재차 확인했다.

강 수석대변인도 "할머니께서 저 자리까지 서신 것은 송구스러운 게 사실이지만 새로운 내용이 더 나온 것은 없는 것 같다. 이전 기자회견의 연장선상 같다"며 "원래 우리가 가지고 있었던 생각 또한 결과를 보고 진행하겠다"고 했다.

이날 이 할머니의 기자회견에도 윤 당선인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당에 본인의 입장도 따로 전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강 수석대변인은 다만 "머지 않은 시간에 윤 당선인이 입장을 낼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대구=뉴시스]이무열 기자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여성인권운동가 이용수 할머니가 25일 오후 대구 수성구 인터불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05.25. photo@newsis.com

[대구=뉴시스]이무열 기자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여성인권운동가 이용수 할머니가 25일 오후 대구 수성구 인터불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05.25. [email protected]

그는 "할머니께서 어렵게 나서신 만큼 그에 따른 윤 당선인의 입장이 나올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그게 언제고 어떻게 (입장을) 낼지는 모르겠지만 윤 당선인도 머지 않은 시간에 입장을 내는 것이 순리"라고 주장했다.

야당에서 연일 윤 당선인 사퇴를 주장하고 나서는 데 대해서는 "검찰이 수사 중인 사안"이라고 일축했다. 비공개 최고위 등 당내 사퇴론 제기 여부에 대해서도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민주당은 다만 이날 이 할머니가 제기한 정의연 운영 방식 등 문제에 대해서는 정의연 차원의 해결을 거듭 촉구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이 할머니께서 제기하신 문제에 대해서는 정의연이 적극적으로 해소해가야 한다"며 "이번 논란으로 위안부 인권 운동의 대의와 역사가 훼손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할머니는 이날 오후 대구수성구 인터불고호텔에서 지난 7일에 이어 두 번째 기자회견을 갖고 윤 당선인을 겨냥해 "위안부 피해자들을 이용해 사리사욕을 채웠다" "저는 용서할 수 없다"고 강력 비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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