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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찮은 서울 아파트 시장…전세가율 1년5개월만 소폭 반등

등록 2020.05.26 17: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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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 '5월 월간주택가격 동향'

집값 하락하고, 전세 수요는 견조한 탓

전세가율 오름세, 상승 전조라는 해석도

"서울 주택시장 3중고…반등 어렵다" 진단

【서울=뉴시스】서울 송파구 롯데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의 모습. 2019.06.21.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서울 송파구 롯데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의 모습.  2019.06.2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인준 기자 = 서울에서 아파트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을 의미하는 전세가율이 1년5개월만에 소폭 반등했다.

특히 그동안 정부의 대출 규제와 보유세 강화 등의 영향으로 급격한 하락세가 나타나던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와 용산, 성동구 등이 일제 반등 조짐을 보였다.

전세가율의 상승은 해당 지역 내 '갭투자' 수요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최근 들어 안정세를 찾은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에 새로운 변수로 부상 중이다.

26일 KB국민은행 리브온 '5월 월간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달 11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54.8로 집계돼, 전월(54.7) 대비 0.1p 상승했다. 서울에서 아파트 전세가율이 전월 대비 상승한 것은 작년 1월 이후 16개월 만이다.

전세가율은 매매가격과 전세가격간의 비율을 통해 시장의 수요를 나타내는 지표다.

전세가율이 반등세를 나타내는 배경에는최근 서울 집값이 하락세를 나타낸 반면, 전셋값은 여전히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5월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한 달간 보합에 머물렀으나, 전세가격은 0.06% 상승하면서 매매-전세 시장간 분위기가 엇갈리고 있다.

특히 최근 아파트값 하락세가 가팔랐던 강남구(48.2→48.8), 서초구(51.5→51.7), 송파구(47.8→47.9), 강동구(52.1→52.2)가 일제히 전월 대비 올랐다. 강북 지역에서도 거주 선호도가 높은 마포구(53.8 유지), 용산구(46.6→46.8), 성동구(52.5→
52.7)도 전세가율의 하락세가 멎거나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전세가율의 상승은 매매가격 상승의 전조로 해석하기도 한다.

최근처럼 매매가격은 내리고, 전셋값이 내리는 상황에서 종전보다 적은 비용으로 주택을 구입하는 것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전세보증금에 주택담보대출을 보태 주택을 구입하는 실수요는 물론, 세입자의 전세보증금을 끼고 집을 구하는 이른바 '갭투자'도 함께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전셋값은 당분간 상승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최근 몇 년 새 급등한 서울의 높은 집값과 3기 신도시 대기로 전세 수요가 당분간 급격히 늘어나면서 전세가율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들어 향후 집값 상승을 점치는 공인중개사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KB국민은행이 부동산중개업체를 대상으로 3개월 후 아파트 매매가격 전망을 설문 조사해 수치화한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5월 기준 92.4를 기록해 전월(86.0) 대비 반등했다. 이 지수는 지난 11월(122.6) 이래 5개월 연속 내림세를 나타내다 이달 들어 상승 전환했다.

일각에서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안정세를 나타내던 서울 집값이 불과 몇 주 만에 하락 장세를 마감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다만 최근 시장 상황상 급격한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대출규제와 보유세 강화의 영향으로 주택 매수 관망세가 큰 데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특히 서울 집값은 이미 서울 거주자들의 구매력을 크게 압도하고 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서울 중위가구의 가구별 연소득은 1분기 기준 6036만원(월 503만원)으로, 중위가구가 무리하지 않는 금액(소득의 33%가량)을 주택 구입에 쓴다고 가정했을 때 구입가능한 주택은 4억4318만원 수준이다.

하지만 서울에서 이 같은 조건을 충족하는 주택은 열 중 하나에 불과하다. KB국민은행이 시세를 조사하는 서울의 아파트 전체 재고량 138만9000호중 이 같은 조건에 해당하는 주택은 15.1%(20만9000호) 수준에 그친다.

더구나 최근 코로나19 이후 주택시장에 몰리던 자금이 유가증권 시장으로 급격히 쏠리는 모습을 보이면서 주택 시장으로 시중 유동성이 유입되기에는 다소 제한적인 환경이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대출규제, 보유세 강화에 이제 코로나19까지 주택시장은 3중고를 겪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최근 강남권 일부 단지에서 급매물이 소진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올해 입주물량도 예년 대비 많은 수준이어서 급격한 반등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박 위원은 이어 "추가 금리 인하 여부는 변수가 될 것"이라면서도 "15억원 초과 주택에 대한 대출 규제로 인해 영향은 중저가 아파트 시장 일부로 제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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