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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전셋값 47주째 상승…전셋값 불안 '여전'

등록 2020.05.28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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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장기화→실물경기 침체→주택시장 불확실성 '가중'

내 집 마련 매매 수요·청약 수요 임대시장에 몰려…전셋값↑

내년 신규 물량 올해 절반 수준…세금부담 세입자 전가 우려

[서울=뉴시스] 이윤청 기자 = 서울 송파구의 공인중개사사무소 밀집 상가에서 한 관계자가 급전세 매물을 알리는 안내문을 부착하고 있다. 2020.03.23. radiohead@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윤청 기자 = 서울 송파구의 공인중개사사무소 밀집 상가에서 한 관계자가 급전세 매물을 알리는 안내문을 부착하고 있다. 2020.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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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앞으로 집값이 어떻게 될지 몰라서 일단 지켜보기로 했어요."

서울 마포구 공덕동에 거주하는 박모(42)씨는 오는 7월 초 전세 만기를 앞두고 최근까지 주변 아파트 매매를 알아보다 전세를 한 차례 더 연장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박씨는 "주변에서 서울 집값은 오늘이 제일 싸다고 했지만, 정부의 규제 대책의 효과가 나타나려면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며 "집값도 예상보다 떨어지지 않았고, 일단 여유 자금을 모아서 적당한 때 청약이나 매수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근 임대시장이 불안하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47주 연속 상승하는 등 분위기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집값 불확실성으로 날로 커지면서 주택 매입대신 전세시장으로 수요가 몰리면서 전세값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 전셋값은 상승세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는 지난 18일 기준 0.02% 올랐다. 지난해 7월 첫째 주 이후 무려 47주간 연속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다. 누적 기준으로 2.98%나 올랐다. 지난해 12·16 부동산 규제 대책 발표 이후 올해 들어 이달 초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8% 하락했지만, 전세가는 0.91% 상승했다. 특히 강남4구(서초·송파·강남·강동구)는 같은 기간 동안 4.45%나 올라 강북(1.90%)에 비해 전셋값 과열 양상을 보였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반포동 '래미안 퍼스티지'(전용면적 59.96㎡)는 지난 14일 12억6000만원에 전세 거래가 성사됐다. 지난 2월 10억8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3개월 새 1억8000만원이 상승했다. 여의도 '롯데캐슬 엠파이어'(전용면적 156.66㎡)는 지난해 12월 10억원에 거래됐지만 이달 20일에는 2억원이 오른 12억원에 계약됐다.

전셋값의 꾸준한 상승은 정부의 잇단 규제정책과 예기치 못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집값 향방을 가늠할 수 없게 되자 매매 대신 전세 연장을 선택하는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내 집 마련 시기를 두고 실수요자들의 관망세가 더욱 짙어졌다는 얘기다. 또 당첨만 되면 수억원의 시세차익을 볼 수 있는 청약 대기 수요가 임대시장으로 몰리면서 전셋값 상승을 부채질하는 양상이다.

특히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이 올해 절반 수준에 불과해 전셋값이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실제 내년 입주물량은 4만2173가구로 올해의 절반(55.1%) 수준에 불과하다. 오는 2022년에는 1만3000여 가구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저금리와 보유세 인상으로 집주인들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면서 전세 물건이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불안한 전세시장 안정화를 위해 다양한 대책을 시행할 방침이다. 우선 전·월세 거래도 주택 매매처럼 30일 이내 실거래가 신고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추진한다. 개정안에 따르면 주택 임대차 계약 시 30일 이내에 임대계약 당사자와 보증금·임대료, 임대기간, 계약금·중도금·잔금 납부일 등 계약사항을 관할 시·군·구청에 신고해야 한다. 공인중개사가 계약서를 작성한 경우 중개사가, 임대인과 임차인이 직거래를 한 경우에는 임대인이 신고해야 한다.

또 전세금을 인상률을 최대 5% 제한하는 '전월세 상한제'와 임대차 계약이 만료됐을 때 임차인이 갱신을 요구할 수 있는 '계약갱신청구권' 등의 제도화에도 나서고 있다. 소득세 부담이 커진 임대인들이 임대료를 세입자에게 전가하는 것을 막고, 세입자의 권리를 강화해 임대시장 안정화를 꾀하겠다는 복안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임대시장의 불안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정부의 잇단 규제와 코로나19 등으로 매매시장의 약세가 임대시장의 수요를 유지시키고 있다"며 "시세차익을 노리는 청약 대기 수요가 임대시장에 머무르는 것도 전셋값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함 랩장은 "전셋값이 상승하면 결국 집값도 올라갈 수 있을 여지가 있다"며 "다만 정부가 임대시장 안정화를 위한 규제 대책 도입으로 임대료가 단기간에 급상승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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