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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의 떡 '아프면 쉬기'…정부 "물류센터도 방역지침 필요"

등록 2020.05.27 18: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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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부천 쿠팡 물류센터서 36명 집단 감염

중대본 "아프면 3~4일 쉬기 지켜는지 염려"

국민, 가장 지키기 어려운 생활방역 수칙 꼽아

방대본 "제도적 한계도 있어…수칙 정착 필요"

콜센터처럼 물류센터 방역지침도 필요 판단

[서울=뉴시스] 이윤청 기자 = 마켓컬리 물류센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발생한 27일 서울 송파구 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마켓컬리 직원들과 시민들이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마켓컬리는 27일 "상온1센터에 출근한 일용직 근무자가 이날 오전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상온 1센터는 서울 송파구 장지동에 있다. 2020.05.27. radiohead@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윤청 기자 = 마켓컬리 물류센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발생한 27일 서울 송파구 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마켓컬리 직원들과 시민들이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마켓컬리는 27일 "상온1센터에 출근한 일용직 근무자가 이날 오전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상온 1센터는 서울 송파구 장지동에 있다. 2020.05.27.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임재희 기자 = 정부는 경기도 부천시 쿠팡 물류센터 집단 감염과 관련해 생활 속 거리 두기 핵심 수칙 중 '아프면 3~4일 쉬기'를 지키지 못했을 것으로 봤다.

앞서 169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구로 콜센터 집단 감염을 계기로 콜센터 방역 지침을 마련한 정부는 물류센터 또한 세부 지침이 필요하다며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이태원 클럽 사건 초기부터 확진자가 발생했으며 기본적인 수칙이 제대로 준수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며 "직장에서 방역 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으면 이는 대규모 감염으로 이어지는 두려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여기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방역 수칙이란 생활 속 거리 두기 핵심 수칙 중 제1수칙인 '아프면 3~4일 집에서 쉬기'다.

김 1총괄조정관은 "이 물류센터에서 확진이 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환자의 경우 증상이 나타난 일자 자체가 상당히 오래전"이라며 "여러 가지 방역수칙 중 첫번째가 아프면 3~4일 쉬면서 증상을 지켜보고 관찰하는 것인데 과연 이러한 것이 잘 지켜졌는지, 방역수칙 첫번째부터도 잘 지켜지기 어려운 상황이었는지 하는 부분이 염려된다"고 말했다.

아프면 3~4일 집에서 쉬기는 그러나 국민들이 생활 속 거리 두기 수칙 중 가장 지키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본 수칙이기도 하다.

정부가 4월12일부터 26일까지 2주간 온라인으로 8747명의 국민들에게 물은 결과, 가장 지키기 어려운 수칙으로 국민들은 개인 차원(38.9%)과 사회 구조적 차원(54.0%)에서 모두 '아프면 3~4일 집에서 쉬기' 수칙을 꼽았다. 10대를 제외한 모든 연령대에서 가장 지키기 어렵다고 답했다.

반대로 이 수칙은 코로나19에 감염된 확진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인식(36.4%)한 것이기도 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은 "직장 내의 방역관리지침이나 관리가 어떻게 됐는지는 점검을 하고 어떤 허점이 있었는지 확인을 하겠다"면서도 "아무래도 생활 속 거리 두기 지침을 발표하면서 첫번째 수칙인 '아프면 3~4일 쉰다'가 가장 지키기 어려운 그런 수칙이라고 국민들도 답변했고 저희도 그럴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급휴가나 병가에 대한 제도적인 지원과 또는 그런 일용노동자들 경우에는 어려움이 있는 그런 제도적인 한계점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본부장은 "코로나19가 어려운 게 증상이 너무나 비특이적이고 가볍기 때문에 '이것을 코로나로 의심해야 되는 증상인가, 내가 직장을 안 나가야 되는 것인가'라는 판단을, 특히 건강하고 젊은 사람들이 하기에는 쉽지 않은 한계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직장 내 방역에 대한 관리지침을 원칙적인 것을 고용노동부와 저희가 만들지만 직장의 상황에 따라서 적용해야 되는 범위들이 많이 다를 것"이라며 "방역관리자 또는 직장·사업장의 책임이 있는 분들이 그 직장 단위의 특성들, 위험 요소들을 분석해 실행 가능한, 지속 가능한 방역 수칙을 만들고 정착시키고 교육하는 과정들을 강화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정부는 기존 31개 생활 속 거리 두기 시설별 세부 지침에 9개 세부 지침을 추가했다. 이 중에는 국내 출장, 방문 서비스, 건설업, 은행 지점, 여객선, 산후조리원, 병·의원, 해수욕장 외에 콜센터가 포함됐다. 지난 3월 발생한 집단 감염으로 총 169명의 확진 환자가 확인된 서울 구로 콜센터 사례를 계기로 가림막 설치, 고정 좌석 근무, 비음성 상담 등이 권고됐다.

하지만 이번 쿠팡 물류센터와 같은 물류센터 세부 지침은 따로 없는 상태다. 방역당국은 콜센터와 마찬가지로 물류센터도 세부 지침이 필요하다고 봤다.

김강립 1총괄조정관은 "물류센터의 특성상 전체적으로는 공간 자체가 밀폐되어 있지 않지만 컨테이너 차량 내부는 상당히 밀폐성이 높고 단기간 내에 집중적인 노동이 이루어짐으로써 마스크를 쓰는 것도 아마 쉽지 않은 환경으로 파악이 되고 있다"며 "이러한 특성들을 감안한 세부지침의 마련 여부를 관계부처들과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은경 본부장도 "물류센터 관련된 특정 지침은 필요하다"며 "사업장에서의 방역수칙의 기본원칙은 동일하지만 그것을 사업장의 특성에 맞게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사업장 유형이나 특성에 따라서 조금 더 정교하게 만들어지는 게 필요한 상황이다. 콜센터처럼 물류센터의 특성들을 분석해서 기본수칙에서 조금 더 보완해야 될 점들이 무엇인지 조금 더 보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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