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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 혼자서 할 말은 다 했다"…MB·朴 사면 빼고

등록 2020.05.28 19: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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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앞에서 윤미향 사건, 공수처 등 직설적 비판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8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 양당 원내대표 초청 오찬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마친 뒤 돌아서고 있다. 2020.05.28.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8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 양당 원내대표 초청 오찬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마친 뒤 돌아서고 있다. 2020.05.2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8일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첫 영수회담을 마친 가운데 당 내에서는 회담에 대해 전반적으로 "할 말은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통합당의 복수의 의원들에 따르면 주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선제적으로 주요 현안에 대한 의견을 가감없이 피력하며 사실상 '독주'하다시피한 것으로 알려진다.

회담 내용을 전해들은 통합당의 한 중진 의원은 "비공개 회담에서 주호영 원내대표가 거의 혼자서 말을 다 했다고 한다"며 "문재인 대통령과 김태년 원내대표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고 한다"고 전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여대야소(與大野小) 정국 속에 회담 자체도 1대2 구도로 불리해 제1야당 원내대표로서 낼 수 있는 목소리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으나 주 원내대표는 윤미향 의혹과 공수처 등 여권이 민감하게 여기는 현안에 대해 직설적으로 비판하거나 쓴소리를 했다.

실제로 주 원내대표는 야당의 비협조로 공수처 출범이 차질을 빚을 것을 우려한 문 대통령이 공수처장 인사청문안의 신속한 처리를 당부하자 "인사청문회 제도가 정비되지 않았는데 지금 와서 해달라는 게 졸속 의미 아니냐"고 반문했다.

주 원내대표는 "공수처법은 여당이 하려던 법안이었는데 많은 국민과 저희 당은 검찰을 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만드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과정에서 180일을 채우지 못하고 58일이 부족했지만 정의당과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서로 견련관계가 돼서 지나간 절차상 의혹도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와 28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양당 원내대표 초청 오찬에 참석해 악수하고 있다. 2020.05.28.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와 28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양당 원내대표 초청 오찬에 참석해 악수하고 있다. 2020.05.28. [email protected]

민주당이 엄호에 나선 윤미향 당선인의 위안부 기금 유용 등의 의혹에 대해서도 짚고 넘어갔다. 

주 원내대표는 윤 당선인과 정의기억연대(정의연) 논란에 대해 "위안부 보상 문제와 관련해 할머니들 입장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아 나왔다"고 지적했다.

현실적으로 실현 불가능한 국정조사를 요구하는 대신 그는 "헌법재판소에서 위안부 할머니 문제에 대한 국가의 부작위(마땅히 할 일을 하지 않음)는 위헌이란 결정이 있었다"며 "이 정권이 합의를 무력화하며 3년째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여서 위헌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고 에둘러 비판했다.

'코로나 3차 추경안'과 관련해선 "한해들어 3번이나 추경해야 하는 상황을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건지, 추경이 필요하다면 어느 항목이 필요하고 효과는 어떤 것이며 재원 대책은 어떤 것인지, 국민이 소상히 알 필요가 있다"며 "전체적 그림을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이밖에 안보 현안에선 북핵 미사일을 거론하며 "북한의 개방을 반대하는 국민은 없지만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께서 북핵 미사일 위협에서 대한민국 안전이 확실히 보장된다는 안심을 드린 상태에서 해야 하는데 그점을 우려하는 국민이 많고 야당도 걱정하고 있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와 이종배 정책위의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박삼득 국가보훈처장을 만난 자리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박삼득 보훈처장. 2020.05.28.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와 이종배 정책위의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박삼득 국가보훈처장을 만난 자리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박삼득 보훈처장. [email protected]

현 정권의 국정기조인 탈원전에 대해서도 "원전 건설 생태계가 깨지면 외국 수출에 지장이 있고 기존 원전 부품 수급에도 지장이 있어서 신한울 3·4호기는 계약회사, 지역 어려움을 고려해서라도 에너지 전환정책의 연착륙을 위해서라도 (건설을 재개)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반면 주 원내대표가 원구성 협상과 같은 주요 현안에서 사실상 실리를 챙기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지만 통합당의 한 중진은 "앞으로 자주 만나는 게 중요하지 않나. 첫 회담에서 성과를 기대하는 건 무리"라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회담에서 공세적 입장을 취했지만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은 직접 거론하지 않아 '선'을 넘지 않았다.

당 안팎에선 국민 정서상 두 전직 대통령 사면에 대한 거부감이 만만치 않은 시점인데다, 가장 해결이 시급한 코로나 문제와 무관한 사면을 요구했다가 괜히 여론의 역풍만 맞을 것을 염두에 두지 않았겠냐는 분석이 흘러나온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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