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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정부, 가정폭력 주체에 여성포함한 광고로 '말썽'

등록 2020.05.29 10: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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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모두 공격전에 10을 세라" 1980년 광고 되풀이

여성에 대한 폭력 ·살인 반대운동 단체들 분노

"내무부나 10을 세라.. 하루에 피살되는 여성 숫자다"

[멕시코시티=AP/뉴시스]세계 여성의 날인 8일(현지시간)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의 소칼로 광장 바닥에서 한 여성이 3000명이 넘는 여성 폭력 희생자의 이름을 쓰는 시위에 동참하고 있다. 최근 멕시코에서 여성과 소녀들에 대한 살인이 증가하면서 성폭력에 대한 항의 시위가 거세지고 있다. 2020.03.09.

[멕시코시티=AP/뉴시스]세계 여성의 날인 8일(현지시간)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의 소칼로 광장 바닥에서 한 여성이 3000명이 넘는 여성 폭력 희생자의 이름을 쓰는 시위에 동참하고 있다. 최근 멕시코에서 여성과 소녀들에 대한 살인이 증가하면서 성폭력에 대한 항의 시위가 거세지고 있다. 2020.03.09.

[멕시코시티= AP/뉴시스] 차미례 기자 = 멕시코 정부가 멕시코에 만연한 여성에 대한 폭력과 살인을 간과한 채 새로운 동영상광고를 통해 폭력문제의 심각성을 축소하고 여성들 역시 폭력범으로 취급하는 내용을 담아서 큰 반발을 사고 있다.

멕시코 정부의 폭력추방 캠페인 동영상 광고에는 집에서 사람들끼리 충돌할 때면 '남 녀 모두'  공격하기 전에 10까지 세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는 1980년대에 했던 비슷한 캠페인을 연상시킨다.

여성에 대한 폭력과 살인 추방을 위해 투쟁하는 활동가들은 이를 멕시코사회의 거대한 사회구조적,  문화적 문제를 축소시켜서 단순한 분노조절 문제로 만들었다며 비난했다.

예를 들어 이 광고의 처음 장면에는 한  남자가 접시를 몇 장 깬 다음에 여성이 화가 나서 자기 이마를 손바닥으로 때리는 장면이 나온다.  그러면서 이 여성은 10까지 센 다음에  화해를 의미하는 흰 깃발을 흔들어야 한다는 내레이션이 나온다.   광고에는 동성애 부부,  남성과 여러 명의 자녀들도 비슷한 상황으로 출연한다.

멕시코는 지난 해 살해된 여성이 3825명에 이를 정도로 여성 피살국으로 악명이 높다.  하지만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대통령은 자주 이 문제를 축소해왔다.

시민단체인 여성살해 전국 관측소(National Observatory on Feminicide )는 성명을 통해 " 연방정부는 '10을 세라'는 정도의 캠페인이나 벌이면서 여성에 대한 폭력과 살인 문제를 축소시키고 책임을 희생자들에게 떠넘기고 있다.   이는 범죄를 축소하고 마치 일반적으로 흔한 개인들의 감정 문제처럼 만드는 수치스러운 짓이다"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광고를 배포한 내무부는 아직 이 광고는 방영 시작 전이라면서,  이 문제는 나중에 다시 언급하겠다고 말했다.

[ 멕시코시티= AP/뉴시스]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멕시코 시티 시내에서 "여성에 대한 살인을 멈춰라" 는 구호를 들고 수만명의 여성들이 행진을 하고 있다. 이들은 해마다 여성에 대한 성폭력과 살인이 늘어나고 있는데도 범인이 처벌되는 경우가 드물다며 의사당 앞에서도 시위를 벌였다.

[ 멕시코시티= AP/뉴시스]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멕시코 시티 시내에서 "여성에 대한 살인을 멈춰라" 는 구호를 들고 수만명의 여성들이 행진을 하고 있다.  이들은 해마다 여성에 대한 성폭력과 살인이 늘어나고 있는데도 범인이 처벌되는 경우가 드물다며 의사당 앞에서도 시위를 벌였다.

한 여성단체에 따르면 멕시코에서는 매일 평균 10명의 여성이 살해되며 이는 '여성살인' (feminicides)으로 분류된다.  멕시코 법에 분류된 이 말은 오직 여성이라는 이유로 살해된 살인사건이라는 뜻이다.

'바다의 마녀들'이란 이 여성단체는 트위터에 " 멕시코 내무부여, 당신들이나 10을 세라.. 그것이 멕시코에서 매일 살해당하는 여성살인 피해자의 숫자다"라고 올렸다.

전국 쉼터 네트워크라는 시민단체는 30세의 한 가정폭력 피해 여성의 말을 소개했다 . " 흰 깃발을 흔들거나 10을 세는 것은 아무 소용도 없었다.  이건 한숨을 쉬거나 하는 가벼운 문제가 아니라 그 즉시 주먹이 비처럼 쏟아지는 폭력과 살인의 문제다"라고 그는 말했다.

또 다른 여성은 이 단체에게 " 10을 세면서 집안에 있어서는 절대 안된다.  당장 밖으로 뛰쳐나가 목숨을 구해야한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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