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검찰 재출석…'삼성합병 의혹' 등 보강조사(종합)
이재용, 지난 26일 검찰 첫 소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의혹 등
혐의 부인…"지시나 보고 없었다"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에서 경영권 승계 및 노동조합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기 위해 회견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2020.05.06. [email protected]
29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부장검사 이복현)는 이날 오전 이 부회장을 다시 불러 조사 중이다.
이 부회장은 이 사건과 관련해 지난 26일 검찰에 처음 소환됐고, 조서 열람 시간 등을 포함해 총 17시간 조사를 받았다. 지난 2017년 2월 국정농단 사건 관련 특검 조사를 받은 이후 3년3개월만이었다.
검찰은 이 부회장을 상대로 그룹 경영권 승계를 위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처리 과정 등에 관여했는지 여부를 전반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조사는 첫 소환 때와 같이 이날도 영상녹화실에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 부회장을 둘러싸고 제기된 의혹이 방대한 만큼 진술내용을 검토한 후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 재소환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부회장은 검찰 첫 조사에서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고, 이날도 기존 입장을 고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부회장은 당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및 바이오로직스 회계처리 등 제기된 관련 의혹에 대해 "보고 받거나 지시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2015년 합병할 당시, 주식교환 비율을 산정하면서 제일모직의 자회사였던 바이오로직스 기업 가치가 크게 반영된 점 등을 의심하고 있다. 당시 합병비율이 제일모직에 유리하게 이뤄지면서 제일모직 지분만 보유한 이 부회장이 이후 삼성물산의 최대 주주로 올라섰고, 이 과정이 그룹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일환으로 보고 있다.
[서울=뉴시스]권현구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특검 조사를 받기 위해 지난 2017년 2월26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별검사 사무실로 소환되고 있다. 2017.02.26. [email protected]
앞서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2018년 11월 바이오로직스가 2015년 자회사 회계처리 기준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고의적인 분식회계를 저질렀다고 보고, 대검찰청에 바이오로직스를 고발했다. 이 사건은 서울중앙지검에 배당됐고, 검찰은 같은 해 12월 바이오로직스와 삼성물산 등을 압수수색하며 강제수사에 본격 나섰다.
검찰은 이후 삼성그룹 계열사와 국민연금공단, KCC 본사, 한국투자증권 등 여러 곳을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또 미래전략실과 삼성물산 등 그룹 임원들을 연달아 불러 조사하며 이 부회장을 겨눈 수사에 속도를 내왔다. 미래전략실 최지성 전 실장(부회장), 장충기 전 차장(사장), 김종중 전 전략팀장(사장)을 비롯해 삼성물산 최치훈 이사회 의장(사장), 이영호 대표, 김신 전 대표 등이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이 부회장의 조사를 진행한 후, 다음달께 관련자들 기소 여부와 신병 처리 등을 결정하고 이 사건 수사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