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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홍콩특별지위 박탈 예고…전문가 "세부 조치 불분명"

등록 2020.05.30 13: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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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특별지위 철폐 절차 지시"

당장 박탈 안 해…"홍콩 해쳐" 우려도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서 경제 활동을 재개하는 데 대한 산업 관계자들의 말을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 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20.05.30.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서 경제 활동을 재개하는 데 대한 산업 관계자들의 말을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 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20.05.30.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중국이 홍콩 국가보안법(보안법)을 강행 처리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홍콩의 특별지위 박탈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이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 원칙을 지키지 않는다면, 홍콩을 중국과 별도로 취급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미국은  1992년 홍콩정책법을 마련해 관세, 투자, 무역, 비자 발급 등 영역에서 홍콩을 중국 본토와 다르게 특별 대우해 왔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미중 관계가 최악이라고 우려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아직 구체적인 조치는 내놓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스콧 케네디 중국 경제 정책 전문가는 "대통령 발언이 지옥불(Fire and Brimstone) 같기는 했지만 세부적인 내용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일을 어떻게 진행하느냐에 따라서 파괴적이거나 제한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웬디 커틀러 미국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ASPI) 부소장은 "수출 통제, 관세 대우, 비자 및 다른 조치들이 모두 등장했지만 추가 세부 사항에 대한 설명 없이는 중국, 홍콩, 미국 기업이 받을 영향이 불분명하다"고 설명했다.

홍콩 내 미국 기업을 대변하는 기업 경영진 및 미 상공회의소는 트럼프 행정부가 홍콩의 특수지위를 섣불리 변경하지 말라고 경고해왔다.
 [홍콩=AP/뉴시스]27일(현지시간) 홍콩 몽콕에서 한 여성이 시위 지역에 접근하지 말라는 경찰의 경고에 언성을 높이며 말다툼을 하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홍콩이 더는 중국으로부터 자치권을 갖고 있지 않다"라고 판단하며 이를 의회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 정부가 전국인민대표대회를 통해 홍콩 국가보안법(보안법)을 통과시킬 경우 미국이 홍콩에 부여해온 특별지위 일부를 박탈하겠다는 경고로 풀이되고 있다. 2020.05.28.

[홍콩=AP/뉴시스]27일(현지시간) 홍콩 몽콕에서 한 여성이 시위 지역에 접근하지 말라는 경찰의 경고에 언성을 높이며 말다툼을 하고 있다. 2020.05.30.

일부 전문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이 홍콩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코넬대 교수 제시카 천 와이스는 "미국이 자치권을 축소하려는 중국에 대항하는 홍콩을 도울 방법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홍콩을 사이에 둔 미중 대립은 "중국이 입장을 바꾸도록 설득하기보다는 홍콩을 해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짚었다.

CNN에 따르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 담당 국장을 역임한 대니 러셀 ASPI 부소장은 "대통령의 발표는 꽤 모호하다. 얼마나 신속하고 광범위하게 진행될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특별지위가 사라진다고 우리가 돕고 싶은 사람들의 상황이 나아질지는 불분명하다. 사실, 자치권 상실을 가속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싱크탱크인 신국가안보센터(CNAS) 최고경영자(CEO) 리처드 퐁텐은 "미중 관계가 완전히 위기"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보복 조치에 나설 것이고, 그러면 공은 다시 대통령에게로 돌아온다"며 "상황이 훨씬 더 나빠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우려했던 미중 1단계 무역합의 파기는 언급하지 않았다. 홍콩 관련 발언도 "홍콩을 특별 대우하는 정책적 면제를 철폐하는 절차를 시작하도록 행정부에 지시했다"는 수준이었다. 단박에 특별지위를 박탈하지 않고 일단 예고 선에서 그쳤다고 평가된다.

나스닥지수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는 상승 마감했으며 다우존스30 산업평균 지수는 0.07% 약보합 마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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