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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성 중시·내부 승진·홍보 강화…靑 비서관 인사 키워드

등록 2020.05.31 16:5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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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전문' 박경미, '대체 불가' 탁현민…'전문성' 강화

7명 중 3명 홍보라인 교체…임기 후반 홍보 강화 의지

'선임행정관 → 비서관' 내부 승진 3명…분위기 쇄신

[서울=뉴시스]문재인 대통령은 31일 7명의 청와대 비서관급 인사를 단행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

[서울=뉴시스]문재인 대통령은 31일 7명의 청와대 비서관급 인사를 단행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태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31일 단행한 7명의 청와대 신임 비서관 인사 속에는 전문성 및 홍보 역량 강화와 내부 승진이라는 3가지 키워드로 압축해 볼 수 있다.

지난 10일 대통령 취임 3주년을 계기로 비서관 교체 인사 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는 점에서 임기 후반부 국정 운영 방향성을 간접적으로 엿볼 수 있다는 평가다.

문 대통령은 이날 탁현민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을 의전비서관으로, 박경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교육비서관으로 내정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7명의 청와대 비서관 인사를 단행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인사에서 새 홍보기획비서관에는 한정우 춘추관장을 내정하고, 춘추관장 자리엔 김재준 제1부속실 선임 행정관을 승진 발탁했다.

또 조경호 대통령비서실장실 선임 행정관을 시민사회수석실 신임 사회통합비서관으로, 이기헌 민정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을 같은 시민사회수석실 산하 시민참여비서관으로 각각 승진 발탁했다.

이외에도 이지수 한국표준협회 산업표준원장을 신임 해외언론비서관으로 내정, 7명의 비서관 인선을 마무리 했다. 7개 자리 가운데 3개 자리는 외부 수혈을 통해, 나머지 4개 자리는 내부 승진 또는 승진성 인사를 통해 변화를 준 것이 이번 비서관 인선의 특징이다.

탁현민 의전비서관, 박경미 교육비서관, 이지수 해외언론비서관 등 3명은 외부 수혈을 통한 교체에 해당한다. 한정우 홍보기획비서관, 김재준 춘추관장, 조경호 사회통합비서관, 이기헌 시민참여비서관 등 4명은 승진 또는 승진성 인사의 경우다.

지난 4개월 간 춘추관장(비서관급)을 지냈던 한 비서관의 경우 수평 이동한 경우라 볼 수 있지만, 당초 지난 2월 강민석 대변인 인선 과정에서 홍보기획비서관 자리에 하마평이 올랐던 점을 감안하면 승진성 인사라 볼 수 있다.

특히 탁 비서관의 경우 지난해 1월 의전비서관실 선임 행정관 자리를 스스로 그만둔 뒤 1년 6개월 만에 비서관 승진을 거쳐 청와대에 재입성한 케이스라 외부의 주목을 받았다.

탁 비서관은 지난해 1월 자신의 사의 표명을 둘러싸고 의전비서관으로의 승진을 위한 목적이 아니었겠느냐는 일각의 시선과 관련해 "의전비서관 자리를 두고 걱정과 우려가 많은데, 안 그러셔도 된다. 제 자리가 아니다"라며 일축한 바 있다.

[제주=뉴시스]31일 청와대 의전비서관으로 발탁된 탁현민 전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의 과거 외부 강연 모습. (사진=뉴시스DB0. 2019.05.15.

[제주=뉴시스]31일 청와대 의전비서관으로 발탁된 탁현민 전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의 과거 외부 강연 모습. (사진=뉴시스DB0.  2019.05.15.

청와대 근무 기간 동안 "할 수 있는 것을 다 했다"며 재충전의 시간의 필요를 이유로 스스로 그만둔 이후 1년 6개월이 지난 시점에 결과적으로 청와대 복귀가 결정된 데에는 대체불가능한 그의 탁월한 연출 능력 때문으로 우선 풀이된다.

탁 비서관은 과거 문 대통령의 저서 '운명'의 북콘서트 연출로 각별한 인연을 맺은 뒤, 히말라야 트레킹까지 동행했고, 대선 국면에서 당선을 도왔다. 문재인정부 출범 후엔 4·27 판문점 제1차 남북정상회담을 비롯해 9·19 평양 제2차 남북정상회담 등 굵직한 행사를 도맡았다.

탁 비서관은 자문위원을 지낸 기간 동안에도 4·27 판문점 선언 1주년 기념식, 5·18 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식, 4·19 혁명 60주년 기념식 등 굵직한 정부 행사들을 도맡아 연출하다시피 했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로는 극복을 위한 희망곡 '상록수 2020' 제작에 관여하기도 했다. 전세계 의료인들에게 헌정한다는 점을 내세워 톱가수 34명의 음원 제작 참여를 이끌어냈다.

청와대 관계자는 "과거 청와대 근무 기간에 보여준 그의 연출은 일률적이며 딱딱한 외교적 프로토콜을 벗어나 국민들에게 대통령 행사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심어줬었다"면서 "그의 행사 기획·연출은 대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강민석 대변인은 탁 비서관의 인선 배경에 대해 "정부 초부터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을 지낸 행사 기획 전문가로, 국정 후반기 대통령의 주요 행사 및 의전을 전담해 코로나19 대응 이후 높아진 우리나라 국격을 더욱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남북 관계 복원을 후반기 임기 과정에서의 주요 국정 목표로 세운 만큼, 새로운 상황 전개가 벌어질 경우 탁 비서관의 역량을 다시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청와대 안팎의 분위기다.
 
문재인정부 출범 초 의전비서관을 외교부에서 파견받아 각종 정상회의를 준비하도록 하고, 당시 탁 선임 행정관이 국내 행사를 뒷받침하는 방식이었다면 이번엔 그 역할을 반대로 맡게 될 것이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탁 비서관이 의전비서관실을 이번에 맡게 됐고, 의전비서관실 선임 행정관은 의전 기능을 담당할 외교관 출신이 와서 보완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대학입시 문제 관련 질의를 하고 있다. 2019.10.04. photothink@newsis.com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대학입시 문제 관련 질의를 하고 있다. 2019.10.04. [email protected]


박경미 교육비서관 발탁의 경우도 탁 비서관의 경우와 비슷한 전문성 강화 측면으로 해석된다. 현직 국회의원의 임기가 만료되자마자 곧바로 청와대 비서관으로 영입하는 부담을 감수한 것도 교육전문가의 박 비서관의 경험을 활용하겠다는 목적이 깔려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청와대가 비서관 인사의 발표를 이틀 미룬 뒤 이례적으로 주말에 발표한 데에는 박 비서관의 국회의원 임기를 마칠 때까지 기다리기 위한 정무적 판단이 깔려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지난 금요일까지는 박 비서관이 국회의원 신분이었다"면서 "(20대 국회) 의원 임기가 끝나기를 기다린 측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박 비서관은 20대 총선 과정에서 당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교육분야 전문성을 보고 직접 영입한 인물 중 한 명이다.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원,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책임연구원, 충북대·홍익대 수학교육과 교수로 전문성을 키워온 그를 당시 문 대표가 영입했다.

이후 김종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체제에서 비례대표 1번을 공천받아 20대 국회에 입성했고, 전반기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으로 전문성을 발휘했다. 지난 4·15 총선에서는 서울 서초을 지역구로 출마했지만 재선에 실패했다.

박 비서관은 강 대변인을 통해 전한 소감에서 "문재인정부의 교육정책을 든든히 뒷받침하겠다"며 "코로나19 국면에서 언택트(비대면) 산업 육성이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는데, 온라인 수업을 비롯한 K-에듀에 질적인 향상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소통수석실 산하 홍보 업무 관련 담당자 3명을 한 꺼번에 바꾼 데에는 임기 후반 코로나19 방역과 경제 회복을 위한 정책 성과를 제대로 알리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건강상의 이유로 사의를 표명한 정구철 전 홍보기획비서관 자리에 한정우 춘추관장을 발탁했다. 춘추관장 자리엔 김재준 제1부속실 선임 행정관을 승진 이동시켰다. 정당에서부터 오랜 시간 함께해온 최측근을 홍보 역량 강화를 위해 재배치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청와대 춘추관장에 임명 예정된 한정우 청와대 대변인실 부대변인이 6일 오후 청와대 브리핑 룸에서 윤도한 소통수석의 브리핑때 웃고 있다. 2020.02.06.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청와대 춘추관장에 임명 예정된 한정우 청와대 대변인실 부대변인이 6일 오후 청와대 브리핑 룸에서 윤도한 소통수석의 브리핑때 웃고 있다. [email protected]

한 비서관은 지난 2월 대변인 인선 과정에서 홍보기획비서관 자리에 이름을 올리는 등 대언론 소통 능력에 인정을 받아왔다.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국정홍보·홍보기획비서관실 행정관으로 근무했고, 부대변인을 거쳐 춘추관장을 지냈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으로 정치권과 연을 맺었다. 과거 문 대통령의 새정치민주연합(現더불어민주당) 당 대표시절 상근부대변인을 거쳐, 2017년 대선 당시 선거 캠프 '광흥창 팀'에서 활동했다. 2017년 대선 당시 선거 캠프 '광흥창 팀'에서 활동하며 당선을 도왔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 비서관은 부대변인을 비롯해서 얼마 전까지 춘추관장을 역임한 홍보·소통 언론전문가"라면서 "풍부한 소통 경험과 언론 네트워크 등을 통해서 홍보 전략이, 국민과의 소통을 기획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춘추관장에 관해 이 관계자는 "제1부속실에서 계속 대통령을 보좌해 왔고, 대통령의 국정 철학에 대해서 높은 이해도를 갖추고 계신 분"이라며 "청와대와 언론 간의 소통 창구 역할을 잘해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이외에도 문 대통령은 조경호 대통령비서실장실 선임 행정관을 신임 사회통합비서관으로, 이기헌 민정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을 시민 참여비서관으로 각각 승진 발탁했다. 내부 승진보다는 외부 인사 영입 위주로 참모진을 꾸린다는 자성적 지적을 벗어나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김수현 전 사회수석이 정책실장을 지냈던 경우와 같이 수석 비서관급 이상에서의 승진 케이스는 종종 있었지만, 비서관급에서는 상대적으로 내부 승진의 경우가 적었다. 고용노동 비서관과 일자리기획 비서관 등을 거친 황덕순 일자리 수석비서관의 경우가 대표적인 내부 승진이라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차관급인 수석비서관 이상 고위직으로 갈수록 인사 정체 현상이 생기고, 비서관들 사이에서는 새로운 동기 부여가 어렵다는 비판적 시각이 제기돼 왔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인사 속에는 대통령의 남은 임기 2년 간 적극적인 국정 운영을 담보하기 위해 청와대 내부 분위기를 쇄신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 아니겠느냐"라고 평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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