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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코로나19 앞 '갈팡질팡' 서울교육청 혼란 부추긴다

등록 2020.06.01 18:09:57수정 2020.06.01 18: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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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김정현 기자 = 수도권 지역감염이 계속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달 20일 고3부터 순차 등교가 시작되면서 학교 현장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등교를 중지하는 학교가 매일 바뀌고 있다.

그러나 서울시교육청이 등교 중단 학교현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학생과 학부모 등 일선 교육현장의 혼란은 날로 커지고 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지난달 26일 유치원과 초등학교 1·2학년,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2학년이 학교에 가는 2차 등교개학을 하루 앞두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날 강서구 마곡지구 영렘브란트 미술학원 강사와 접촉한 인근 유치원생 1명이 코로나19에 감염돼 등교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교육현장의 기대와 달리 서울시교육청 책임자들은 구체적인 등교 중단 기준을 내놓지 못했다. 심지어는 방역당국 및 자신들과 협의하에 등교를 중단했다는 인근 학교의 수조차 정확하게 설명하지 못했다.

기자회견 20여분 전 내놓은 보도자료에서는 밀접접촉자 학(원)생이 있는 유치원·초등학교는 '대부분' 원격수업 체제로 전환한다고 적었다. 그러나 기자회견 현장에서는 해당지역 유치원 '12개 중 7개'가 정상 등교한다고 발표했다. 이후 오후 5시까지 숫자가 '8개'에서 다시 '7개'로 세 차례나 바뀌었다. 사실관계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서울시교육청으로 인해 수많은 언론들이 오보를 내기도 했다.

이틀 뒤 서울시교육청은 기자들에게 대변인 명의 사과문을 냈다. 서울시교육청은 사과문에서 "거의 모든 과들이 망라돼 시간이 많이 걸렸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국내 코로나19 첫 환자가 발생한 게 1월20일, 이로 인해 서울의 3개 초등학교가 자체 개학연기를 결정한 게 1월29일이다. 그럼에도 서울 교육을 총괄하는 서울시교육청은 120일이 넘도록 계속되는 위기 상황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체계조차 갖추지 못하고 있다.

이후로도 상황은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1일 코로나19 검사자가 나온 A고등학교에서 등교가 중단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알고 보니 이 학교 고3은 멀쩡하게 이날 등교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보도 이후 해당 학교에서는 학부모들의 문의 전화 등으로 혼란을 빚은 것으로 전해졌다.

공공기관과 언론은 촌각을 다투는 상황 속에서 정확한 정보를 국민에게 전달해야 할 책임이 있다. 특히 부정확한 정보가 범람하는 감염병 재난 상황에서 교육당국이 믿을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지 않으면 일선 현장과 학부모, 학생들은 불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상황이 반복되면 국민들은 서울시교육청을 더 이상 신뢰할 수가 없다.

따라서 서울시교육청은 지금이라도 2191개 유치원·학교의 상황을 제대로 파악해 언론과 서울시민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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