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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환출자 해소부터 해고노동자 합의까지…'뉴 삼성' 전향적 변화 이어가(종합)

등록 2020.06.01 19: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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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순환출자 해소·대국민 사과·해고노동자와 합의 등

'준법', '국민 눈높이와 사회적 기대 부합' 원칙 속 변화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에서 경영권 승계 및 노동조합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2020.05.0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에서 경영권 승계 및 노동조합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2020.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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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은결 기자 = 삼성이 '이재용 부회장 체제' 들어 준법 경영 강화, 노사 문제 등에 대해 전향적 자세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지난달 이 부회장이 '대국민 사과'를 통해 승계 의혹에 대한 반성, 무노조 경영 폐기, 시민사회와의 소통 등에 나서겠다고 밝힌 이후 변화가 더 두드러지고 있다.

1일 삼성에 따르면 삼성 사장단은 이날 오후 경기도 용인 삼성인력개발원에 모여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위원장 초청 강연을 들었다. 이날 강연에는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이영호 삼성물산 사장,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 등 계열사 사장단 20여명이 참석했다.

문 위원장은 '미래지향적 노사관계 형성'을 주제로 ▲한국노동운동의 특징과 역사 ▲노사관계의 변화와 전망 ▲건전한 노사 파트너십 구축을 위한 방향 ▲삼성 노사관계에 대한 외부의 시각 ▲바람직한 노사관계를 위한 제언 등을 강의하며, 노사관계에 대한 삼성 경영진의 인식 전환을 촉구했다.

이번 강연은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달 6일 기자회견을 열어 "외부의 질책과 조언을 열린 자세로 경청하고, 우리 사회의 다양한 가치에 귀를 기울이겠다"며 했던 대국민 약속을 이행하는 후속조치 격으로 마련됐다. 삼성 사장단이 함께 모여 외부 강사의 강연을 들은 것은 2017년 2월 이후 3년여 만에 처음이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이 부회장의 사과, 고공농성자와의 극적 화해 등 삼성의 모든 행보에는 '준법'과 '국민의 눈높이와 사회의 기대에 부합'이라는 원칙은 일관되게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준법감시위의 본격적인 활동이 시작되고 삼성의 과감한 의견 수용이 진행되면서 이러한 변화는 실질적이고 불가역적인 단계로 접어든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회사를 둘러싼 난제 해결을 위한 삼성전자의 전향적인 태도는 2018년부터 지속적으로 이어져왔다.

순환출자 해소부터 해고노동자 합의까지…'뉴 삼성' 전향적 변화 이어가(종합)



◇반도체 백혈병 보상 합의(2018년 11월)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018년 11월 '삼성전자·반올림 중재판정 이행합의 협약식'을 열고 11년간 이어졌던 '반도체 백혈병 이슈'를 해결했다.

삼성은 반도체·LCD생산라인에서 1년 이상 일한 전·현직 직원에 1인당 최대 1억5000만원을 보상. 삼성은 보상 범위를 확대해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

당시 재계에서는 이재용 부회장 경영 복귀 이후 삼성이 오랜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승적 결단을 내렸으며, 11년간 이어진 난제를 해소함으로써 사회적 책임을 다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사 직원 직고용(2018년 11월)

지난 2018년 삼성전자서비스가 불법파견 논란이 있었던 협력사 임직원 8000여명을 정규직으로 직접 고용한 것은 국내 대기업이 도급계약을 맺고 있는 협력사 임직원 전원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첫 사례로 꼽힌다.

[서울=뉴시스]김병문 기자 =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 2020.01.08.  dadazon@newsis.com

[서울=뉴시스]김병문 기자 =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 2020.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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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환출자 완전 해소(2018년 4~9월)

이에 앞서 삼성은 2018년 4~9월에 걸쳐 지배구조의 문제점으로 지적돼왔던 순환출자구조를 해소했다.

2018년 4월 삼성SDI는 자사가 보유한 삼성물산 주식 404만주(지분 2.11%)를 전량 매각, 2018년 9월에는 삼성전기와 삼성화재가 각각 삼성물산 지분 500만주(2.61%)와 261만7297주(1.37%)를 처분해 순환출자를 완전 해소하게 됐다.

이와 관련 재계에서는 한국 대기업의 고질적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던 순환출자를 해소해 사회와 시장의 신뢰 회복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노조 와해 의혹 사건 관련 사과(2019년 12월)

삼성은 지난해 12월 아직 법률적 판단이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조 와해 의혹 사건에 대해 선제적으로 사과해 변화에 대한 의지를 보여줬다.

사과문에서 회사 정책이 국민과 사회의 눈높이에 맞지 않았던 점을 인정하면서 새로운 노사문화를 약속한 점이 주목된다.

삼성은 사과문을 통해 "노사 문제로 많은 분들께 걱정과 실망을 끼쳐 죄송하다. 앞으로 임직원 존중의 정신을 바탕으로 미래지향적이고 건강한 노사문화를 정립해 나가겠다"며 과거 회사 내에서 노조를 바라보는 시각과 인식이 국민 눈높이와 사회 기대에 미치지 못했음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였다.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초대 위원장으로 내정된 법무법인 지평의 김지형 대표 변호사가 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의 변호사 사무실에서 위원장 수락 배경 및 위원회 구성 운영방향에 대한 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0.01.09.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초대 위원장으로 내정된 법무법인 지평의 김지형 대표 변호사가 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의 변호사 사무실에서 위원장 수락 배경 및 위원회 구성 운영방향에 대한 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0.01.09.        [email protected]



◇실효적 준법감시를 위한 준법감시조직 개편(2020년 1월)

삼성은 지난 1월 삼성전자를 포함한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 삼성의 주요 계열사들은 실효적 준법감시제도 정착을 위한 사내 준법감시조직 강화 방안을 마련했다.

주요 내용은 ▲준법감시조직을 대표이사 직속 조직으로 변경해 독립성을 높이고 ▲전담조직이 없던 계열사들은 준법감시 전담부서를 신설하며 ▲변호사를 부서장으로 선임해 전문성을 강화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삼성전자는 '준법실천 서약식'을 열어, 준법경영에 대한 철저한 실천 의지를 대내외에 밝혔다. 준법실천서약의 주요 내용은 ▲국내외 제반 법규와 회사 규정을 준수하고 ▲위법 행위를 지시하거나 인지한 경우 묵과하지 않으며▲사내 준법문화 구축을 위해 솔선수범하겠다는 3가지 항목으로 이뤄졌다.

사장단을 포함한 전 임원이 준법경영 실천에 대한의지와 각오를 밝힘으로써, '법과 원칙의 준수'가 조직 문화로확실하게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이재용 부회장 대국민 기자회견(2020년 5월)

삼성은 공식적으로 '무노조 정책'이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지만, 외부에서는 의심의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이같은 사회적 논란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무노조 경영방침 폐지'를 공언했다.

이 부회장은 사과문을 통해 "삼성의 노사 문화는 시대의 변화에 부응하지 못했다"며 "그 동안 삼성의 노조 문제로 인해 상처를 입은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 이제 더 이상 삼성에서는 '무노조 경영' 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삼성항공에 노조를 만들려다 해고돼 복직을 위한 고공농성을 벌여온 김용희씨가 29일 오후 농성을 하던 강남역 사거리 철탑에서 내려오기 위해 소지품을 정리하고 있다. 2020.05.29.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삼성항공에 노조를 만들려다 해고돼 복직을 위한 고공농성을 벌여온 김용희씨가 29일 오후 농성을 하던 강남역 사거리 철탑에서 내려오기 위해 소지품을 정리하고 있다. 2020.05.29.   [email protected]



◇고공농성자 김용희 합의(2020년 5월)

이재용 부회장 대국민 발표 이후 답보 상태였던 삼성과 해고노동자 김용희씨와의 협상이 탄력을 받아 극적 합의에 이르렀다. 당사자와 삼성, 시민단체가 함께 사회적 합의를 통해 난제를 해결하는 모습이었다.

이에 대해 한 재계 관계자는 "삼성이 인도적 차원의 대화 노력을 계속했고 그 결과 극한 상황을 피하는 합의에 이르렀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크다"며 "삼성이 반도체 백혈병 이슈 해결, 서비스 직고용, 노사관계 개선 천명 등에 이어 다시 한번 진정성 있고 전향적인 태도의 변화를 보여왔고 앞으로 신뢰 회복과 사회적 책임을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 교수는 "삼성이 노사 관계 등에 대해서 변화하겠다고 했기 때문에 해고자 문제 등에도 (적극적인 해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는 삼성이 노조, 노사 관계 등에 대해 다른 대기업과 다르지 않게 나갈 것으로 보이며 그렇게해서 이미지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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