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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9명 상습성폭행 목사 "폭행·협박 없는 성관계" 주장

등록 2020.06.05 12: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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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9명 상습성폭행 목사 "폭행·협박 없는 성관계" 주장


[전주=뉴시스] 윤난슬 기자 = 여성 신자들을 수십년간 상습적으로 성폭행하고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중형이 선고된 전북의 교회 목사가 항소심 첫 재판에서 성폭행 혐의를 부인했다.

5일 오전 강간과 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기소된 A목사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이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제1형사부(부장판사 김성주) 심리로 열렸다.

법정에 선 A씨는 성폭행 혐의를 부인했다.

A씨 변호인 측은 "성관계 당시 폭행과 협박이 없었다"면서 "비동의 간음죄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강압적인 물리력 행사가 없는 강간 사건을 처벌할 수 있는지 법리적으로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추행 혐의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다. 피해자와의 합의를 위해 시간을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A목사는 1989년부터 최근까지 교회와 자택 등지에서 여성 신자 9명을 상습적으로 성폭행 또는 추행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거부하는 신자에게 "하나님의 사랑으로 하는 거니 괜찮다", "이렇게 해야 천국 간다"고 말하며 범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중 1명은 A목사로부터 피해를 당한 2009년 당시 15세였고, 모녀가 추행을 당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목사는 수사기관에서 "성도들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것은 잘못"이라면서도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고 혐의를 줄곧 부인해 왔다.
 
앞서 1심 재판부는 "도덕성이 높아야 할 직업을 가진 피고인이 신앙심 깊은 신도들을 강간하거나 추행해 죄질이 매우 나쁘다"며 "피해자들은 상당한 성적 수치심과 정신적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임에도 피고인은 납득할 수 없는 변명으로 일관해 중형 선고가 불가피하다"며 징역 8년을 선고했다.

이후 A씨와 검사 모두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A씨에 대한 다음 재판은 오는 7월10일 열린다.

한편 익산여성의전화 등 시민·사회단체는 이날 전주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A목사의 엄벌을 촉구했다.

이들은 "교회 내 성폭력은 목사와 신도 간 힘의 불균형 때문에 은폐되기 쉽고 피해자가 문제를 제기하더라도 보호받지 못한다"면서 "엄벌을 통해 종교계 성폭력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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