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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경찰청 첫 직협위원장 이소진…"우린 소통 창구다"

등록 2020.06.18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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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경찰청 직협 발족…경찰청장 상대 처우 협의

"대립보다는 설득, 사례로 접근"…유연한 리더십

구성 과정 코로나 등 난관…"점차 규모 늘려갈 것"

"조직 내 입직 경로, 성별 오해 해소 창구 되고파"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이소진 초대 경찰청 직장협의회 위원장이 최근 서울 서대문구 토즈스터디센터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0.06.09.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이소진 초대 경찰청 직장협의회 위원장이 최근 서울 서대문구 토즈스터디센터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0.06.0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심동준 기자 = 경찰청 내 경감 이하 경찰 공무원의 처우 개선을 위한 창구가 될 직장협의회(직협)가 18일 닻을 올렸다. 경찰청 직협은 향후 청장을 교섭 상대방으로 해 직원 고충에 관한 목소리를 낼 전망이다. 

직협은 공무원의 근무환경 개선, 업무능률 향상, 고충처리를 목적으로 활동하는 조직이다. 지난 11일 관련 개정법 시행으로 경찰 공무원의 직협 가입 제한이 풀렸고, 이날 경찰청 내 직협이 발족해 활동을 시작했다.

뉴시스는 경찰청 직협 구성이 본궤도에 오르기 시작한 이달 초부터 면담과 통화 등을 통해 출범 과정을 추적하면서 이소진(41·경위) 초대 위원장의 애로와 각오를 청취했다.

초대 직협의 선봉에 선 이 위원장은 '유연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직원 고충을 해소하기 위한 목소리를 내겠다고 했다. 강경한 주장으로 대립각을 세우기보다는 사례 위주로 접근해 처우 개선의 필요성을 설득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경찰이 자체 운영해온 협의체인 현장활력회의 경험이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자부했다. 이 위원장은 기존 협의 과정에서 수렴한 조직 내 애로사항을 토대로 직원들이 체감하는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겠다는 포부를 보였다.

"현장활력회의 대표를 맡아 실제 협의해 본 경험이 직협 활동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주차, 식당, 인사 문제 등 직원들이 생각하는 애로 지점을 토대로 실효성 있는 협의를 해나가고 싶다. 목소리만 키워 강경하게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례를 바탕으로 개선 필요성을 공감할 수 있도록 설득해 나갈 계획이다. 경찰 내부 논의만으로는 해소하기 어려운 부분들은 외부기관과 교류를 통해 대안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이다."

첫 직협 구성 과정이 순탄치 만은 않았다. 조직 내 일부 소극적 분위기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구성원 모집의 물리적 어려움 등이 출범 과정에서의 애로였다고 한다.

향후 경찰청 직협은 논의를 통해 요구 안건을 도출하고 본격적인 협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실제 협의에는 이 위원장과 협의위원 4명이 구성원을 대표해 참여할 전망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발로 뛸 수가 없던 것이 가장 어려운 부분이었다. 방역 문제로 부서 방문이 어려워 직접 만나 가입 권유를 하기가 쉽지 않았다. 준비 과정에서도 총회는 현장에서 했지만 다른 작업들은 대체로 모바일을 통해 진행됐다. 이런 한계가 있었던 부분이 가장 아쉽다. 큰 출발은 아니지만 활동을 해나가면서 규모를 키워나가려 한다."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이소진 초대 경찰청 직장협의회 위원장이 최근 서울 서대문구 토즈스터디센터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0.06.09.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이소진 초대 경찰청 직장협의회 위원장이 최근 서울 서대문구 토즈스터디센터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0.06.09. [email protected]

경찰 직협은 관서별로 구성, 운영되며 관서장을 교섭 상대방으로 처우 개선 등 협의를 진행한다. 경찰 조직 전체를 포괄하는 직협은 원칙적으로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구조이기 때문에 외려 경찰청 직협의 중요성이 강조된다고 보는 시선도 있다. 이 위원장은 경찰청 차원의 교섭 결과물이 전 직원에게 적용되는 정책으로 이어질 소지가 있다는 면에서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그간 경찰에는 현장 목소리를 대변할 창구가 부족했다. 단체 행동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지만, 직협은 근무환경과 처우 개선을 요구하기 위한 최소 단위의 소통 창구다. 관서별로 운영되지만 직원들의 공통된 요구가 있을 것이다. 경찰청에서 변화가 있으면 다른 기관까지 전파될 수 있는 소지도 있다고 생각한다. 경찰청 직협이 조직 내에서 앞서 나가는 첫 창구가 될 수 있도록 많은 대화를 해나갈 계획이다."

이 위원장은 직협 활동을 통해 구성원 사이에 존재하는 입직 경로나 성별에 따른 오해를 줄이고 싶다고 희망했다. 특히 조직 내 여경에 대한 편견을 해소하는 것이 2년 임기 동안 해내고 싶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의 이력을 소개했다. 이 위원장은 지난 2007년 사이버 경장 특채로 경찰에 들어왔다. 입직 경로를 따지면 상대적 소수자인 '기타'로 분류된다. 현재 경찰청에서 근무 중인 여경에 해당하기도 한다.

"직협 활동을 하면서 경찰관과 행정관 구성원 사이의 의견 조율을 통해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협의 결과물을 손에 넣고 싶다. 직협이 여경들에 대한 조직 내 인식을 바꾸는 창구도 될 수 있었으면 한다. 아직 조직 내에는 여경들에 대한 편파적인 시각이나 편견이 많다고 생각한다. 여경 자체를 기피하거나 부담스러워 하는 모습들이 그런 부분이다. 성별이나 입직 경로 등으로 인해 소외되는 구성원이 없는 경찰청이 되는데 직협이 힘을 보태고 싶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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