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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 TV 박형실CP·나누리PD "70년 전, 한국전쟁 참전한 나라 소환"

등록 2020.06.22 11:5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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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개국 '참전국 대사들이 들려주는 전쟁 이야기' 제작

23일부터 7월7일까지 6·25전쟁 70주년 특집 방송

[서울=뉴시스] 아리랑 TV 한국전쟁 70주년 특집 방송 '참전국 대사들이 들려주는 전쟁 이야기'를 제작한 박형실 CP(왼쪽)와 나누리 PD (사진=아리랑TV 제공) 2020.06.2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아리랑 TV 한국전쟁 70주년 특집 방송 '참전국 대사들이 들려주는 전쟁 이야기'를 제작한 박형실 CP(왼쪽)와 나누리 PD (사진=아리랑TV 제공) 2020.06.2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한반도에서 전쟁은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한국전쟁 참전국 주한 대사들이 최근 관계가 악화한 남북한에 전하고픈 메시지는 "No military Action!(군사 행동 불가)" "Dialogue is the only key to peace(대화가 평화로 가는 해결책)" "We strongly believe the two Koreas will reunite in the future(남북이 통일하리라 확신한다)"였다.      

 아리랑 TV의 6·25전쟁 70주년 특집 방송 '참전국 대사들이 들려주는 전쟁 이야기'를 제작한 박형실 CP, 나누리 PD, 박미경 작가는 19일 아리랑TV 사옥에서 한 인터뷰에서 한국 전쟁 참전국 대사들의 이 같은 평화 메시지를 전했다.

박 CP는 "한반도가 아직도 종전을 이루어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우리가 누리는 일상은 바람 앞의 등불"이라며 "국제방송이 전 세계로 쏘아 올리는 국가 홍보 콘텐츠는 결국 한민족의 평화 염원이어야 한다고 굳게 믿는다"고 밝혔다.
 
나 PD도 "전쟁을 경험한 이에겐 전쟁이 끝난 뒤에도 '전쟁은 현재 진행형'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이 땅, 아직 전쟁이 끝나지 않은 휴전상태인 한반도뿐 아니라 인류에게 더 이상 전쟁이 현재 진행형이 되지 않기를 강력히 소망한다"고 반전 메시지를 전했다. 

[서울=뉴시스] 아리랑TV 한국전쟁 발발 70주년 특집 방송 '참전국 대사들이 들려주는 전쟁 이야기' (사진=아리랑TV 제공) 2020.06.2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아리랑TV 한국전쟁 발발 70주년 특집 방송 '참전국 대사들이 들려주는 전쟁 이야기' (사진=아리랑TV 제공) 2020.06.22. [email protected]

'참전국 대사들이 들려주는 전쟁 이야기'는 방송 사상 최초로 북한 지원국 헝가리, 불가리아, 체코, 폴란드를 포함해 한국전쟁 참전국 주한 대사들이 전하는 강력한 반전 평화 메시지를 담은 세미 다큐멘터리다.

한국전쟁 참전 20개국 대사들은 자국의 젊은이들 피로 쓰인 한국전쟁사를 되돌아보면서, 어떤 이념이나 명분이 인간의 생명보다 앞설 수 없다는 반전 평화 메시지를 전 세계에 타전한다. 23일부터 7월7일까지 매주 화요일 아침 9시에 1편씩 3편을 국내와 전 세계로 방송한다.

23일에 방송되는 1부에는 영국, 호주, 네덜란드, 캐나다, 헝가리, 뉴질랜드, 아일랜드의 대사들이, 30일에 방송되는 2부에는 스웨덴, 독일, 터키, 인도, 벨기에, 덴마크 에티오피아 대사들이, 14일에 방송되는 3부에는 콜롬비아, 노르웨이, 이탈리아, 불가리아, 체코, 폴란드 대사들이 한국전쟁의 참사를 이야기한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아리랑 TV 한국전쟁 70주년 특집 방송 '참전국 대사들이 들려주는 전쟁 이야기'를 제작한 박형실 CP (사진=아리랑TV 제공) 2020.06.2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아리랑 TV 한국전쟁 70주년 특집 방송 '참전국 대사들이 들려주는 전쟁 이야기'를 제작한 박형실 CP (사진=아리랑TV 제공) 2020.06.22. [email protected] 


2010년 아리랑TV 한일강제병합 100년 특집 다큐멘터리 '고백'으로 한국PD연합회 '이달의 PD상'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상'을 받은 바 있는 박 CP는 올해 초 6·25전쟁 70주년 기획을 고민하다 참전국 대사 모두에게 동등하게 전쟁을 이야기할 기회를 주고 싶었다.

박 CP는 기획 의도에 대해 "'대사들을 한꺼번에 한자리에 모으기도 힘들고 떼로 앉아서 토론해봐야 서로 눈치만 보다가.. 그 나물에 그 밥인 말들이나 오가겠지’란 생각에 대안이 필요했다"며 "(한반도에) 전쟁이 있었고 여기에 관련된 나라들이 있었는데 한 명 죽은 나라는 덜 중요하고...100명 죽은 나라는 더 중요한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래서 "70년 전 이 땅에서 벌어진 전쟁 때문에 참전하게 된 나라들을 다 소환해보자, 모든 참전국 대사에게 똑같이 기회를 주는 것은 어떨까, 거절은 그들의 자유지만 기회는 동등하게 주자"라고 생각했다.

대사들의 반응은 의의였다. 박 CP는 "평소 정규 프로그램 출연 섭외에 대해서는 까칠하던 대사들 중에서도 이번 프로젝트에는 크게 호응했다"며 "대사들은 전쟁 전문가도 역사가도 아니지만, 자국 조상들이 70년 전 이역만리 한반도에 와서 전쟁을 치렀다는 사실만으로도 흥분을 감추지 못했고 현재 본인들이 대사 자격으로 인연을 맺은 이곳은 여전히 서로 총부리를 겨누는 '정전국가'여서 만감이 교차했을 것"이라고 인터뷰 제안 당시 대사들의 반응을 떠올렸다.

[서울=뉴시스] 아리랑 TV 한국전쟁 70주년 특집 방송 '참전국 대사들이 들려주는 전쟁 이야기'를 제작한 박형실 CP(상단부터), 나누리 PD, 박미경 작가 (사진=아리랑TV 제공) 2020.06.2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아리랑 TV 한국전쟁 70주년 특집 방송 '참전국 대사들이 들려주는 전쟁 이야기'를 제작한 박형실 CP(상단부터), 나누리 PD, 박미경 작가 (사진=아리랑TV 제공) 2020.06.22. [email protected] 

모든 대사가 한반도 미래에 대해 말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 박 CP와 나 PD는 대사들에게 전쟁 참가 계기와 경위, 피해 규모, 참전용사들의 사연, 평화 메시지를 요청하는 질문지를 전달했다.

특집 다큐멘터리 '고백'에 이어 이 프로그램 제작에도 함께한 박 작가는 대사들이 오히려 진행을 부담스러워했다는 촬영 뒷이야기를 전했다. "스토리텔러이자 그 프로그램의 메시지를 강력하게 전달해야 하기에, 전문 MC나 배우도 하기 힘든 일이 프리젠터"라며 "각국 대사들이 반전 평화 메시지라는 프로그램 취지에 공감해 동참했지만, 매우 난감해했던 것은 본인이 프리젠터를 해야 한다는 점이었다'"고 촬영 당시를 기억했다. 

"놀랍게도 방송 경험이 인터뷰 정도인 각국 대사들이 전문 MC보다 더 뛰어나게 프리젠터를 수행했다"며 "그건 아마도 자국 젊은이들의 피로 쓰인 한국전쟁 역사를 통해 전 세계에 반전평화 메시지를 강력히 전달하고자 하는 의지, 소망, 그리고 진심의 힘이 작동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참전용사들은 왜 사랑하는 가족들 곁을 떠나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전쟁터에 왔을까"를 가장 궁금해 했던 나 PD는 "모험을 위해서 온 사람, 전쟁을 경험해보고 싶어서 온 사람, 어려움에 부닥친 사람들을 돕기 위해 온 사람 등 (참전용사들의 대답이) 다양했다"며 "인간이 얼마나 대단한 일을 할 수 있는지도 알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적의 총탄을 맞고 울부짖는 한국인을 구하려고 부축하다가 함께 전사한 에티오피아 군인, 적군에게 죽임을 당하기 직전의 소년을 구해준 뉴질랜드 군인, 생판 모르는 남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자기 목숨을 던진 사람들의 이야기가 한국전쟁 속에 숨어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아리랑 TV 한국전쟁 70주년 특집 방송 '참전국 대사들이 들려주는 전쟁 이야기'를 제작한 박미경 작가(왼쪽부터), 박형실 CP, 나누리 PD (사진=아리랑TV 제공) 2020.06.2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아리랑 TV 한국전쟁 70주년 특집 방송 '참전국 대사들이 들려주는 전쟁 이야기'를 제작한 박미경 작가(왼쪽부터), 박형실 CP, 나누리 PD (사진=아리랑TV 제공) 2020.06.22. [email protected] 


결국 한국전쟁은 참전용사들에게 떠올리기 가슴 아픈 기억이다. 나 PD는 "전쟁은 특수한 상황이 만들어낸 평범한 사람들의 비극적 역사"라며 "참전용사들은 전쟁 중이었던 즐겁고 재미있는 이야기만 하려고 한다. 가슴 아픈 이야기를 하면, 결국 고통스러운 기억을 불러오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참전용사들의 사연에 "많이 울었다"는 박 작가도 "(이 프로그램이) '그들은 왜 낯선 땅에 와서 피 흘리며 죽어갔을까?'라는 물음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그들의 생생한 육성을 시청자들이 직접 듣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그들이 쓴 일기, 수기, 가족 ·친구들과 주고받은 편지, 그들을 애타게 기다리다 전사자 통보를 받은 가족이 슬픔을 견디지 못해 쓴 비망록을 읽었다"고 했다.

"통계 수치로만 읽히던 전쟁의 참상이 구체적 인물들, 그 인물들의 삶으로 치환되면서 그들이 느꼈을 죽음의 공포와 그 가족들이 느꼈을 통한의 눈물이 내 마음에 스며들었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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