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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4년내 직원 1000명 감축, 수신료 올린다"(종합)

등록 2020.07.01 16:4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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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1000억원대 적자…고강도 경영혁신안 발표

임원은 급여 20% 반납…100명 명예퇴직 시행

수신료 비중 현재 45%→70% 인상 추진

노조 "인위적 구조조정 막을 것" 반발

[서울=뉴시스] 양승동 사장. (사진=KBS 제공)

[서울=뉴시스] 양승동 사장. (사진=KBS 제공)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KBS가 고강도 경영혁신안을 발표했다. 연 1000억원대 적자 위기에 놓이자 임원진의 임금 20%를 반납하고, 2023년까지 직원 1000명을 줄이는 등 대규모 감원을 공식화했다. 경영난 해소를 위해 39년만에 수신료를 인상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KBS는 1일 인건비 비중 축소, 조직 재설계 등을 골자로 하는 경영혁신안을 발표했다. 양승동 사장은 "특단의 대책이 없다면 해가 갈수록 사업 적자가 커지는 추세는 막을 수 없다"며 "지상파가 독점하던 시대에 설계됐던 낡은 제도, 평균주의, 온정주의를 혁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건비 비중 축소 안의 핵심은 2023년까지 인건비 비중을 현재 35%에서 30% 이하로 낮추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올해부터 2023년까지 1000명 규모의 감원이 필요하다. 1000명 가운데 900여명은 정년퇴직으로 인해 자연 감소하는 인원으로, 나머지 100명은 명예퇴직을 시행할 예정이다.

반면 신입사원은 지속적으로 채용한다. KBS는 올해 하반기까지 전체 직무를 재설계한 뒤 인력을 다시 배치하고 신규 채용 규모를 산출할 계획이다.

양 사장은 또 연공서열에 따라 임금이 올라가는 지상파 독과점 시대의 임금체계를 손보겠다고 선언했다. 시청자의 눈높이에 맞추려면, 성과에 기반한 공정한 급여·보상체계가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수신료 인상 등 재원 안정화 방안도 담겼다.

양 사장은 KBS가 명실상부한 국가기간방송이자 공영방송이 되려면 수신료 비중이 전체 재원의 70% 이상이 돼야 한다며 '수신료 현실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KBS 수신료는 월 2500원으로 수신료 비중은 45%다.

그는 "앞으로 몇 년 내 사업 손익에서 수지균형을 맞추겠다는 각오로 내부 경영 혁신을 이룩할 때, 비로소 (수신료 현실화의) 문이 열릴 수 있다"고 말했다.

KBS는 올해 하반기 중 수신료현실화 추진단을 출범해 사회적 합의를 위한 준비에 들어갈 예정이다.

KBS가 인력 감축 등 비용 절감 방안을 내세우자 내부 반발은 작지 않은 분위기다. 특히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막겠다는 기류가 감지된다.

과반 노조인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오늘 혁신안은 KBS가 맞닥뜨릴 도전의 성패를 가늠하는 첫 시금석으로서 의미가 크다"고 공감하면서도 "직무와 성과 중심 조직을 구현하기 위해 직무를 분석, 가치판단, 재설계한다고 한다. 직무 분석, 가치판단, 재설계가 감원보다 먼저 하는 것이 상식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을 정리하고 그를 수행할 조직과 인력 규모를 결정해야 하는데 덥석 1000명 감축안부터 내놓으면 대책이 없다"며 "저성과자 재교육과 삼진아웃 같은 엄포로 과도한 공포감과 갈등을 조장하지 말라.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단연코 막을 것이다"고 했다.

KBS노동조합은"양 사장이 밝힌 이번 대규모 감원은 고용을 위협하는 최악의 실책"이라며 구조조정안을 전면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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