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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지원금'으로 마이너스 물가 멈췄지만…저물가 여전(종합2보)

등록 2020.07.02 09:4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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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2020년 6월 소비자물가동향' 발표

긴급재난지원금 효과, 축산물 가격 10.5%↑

국제유가·공공서비스 전체 물가 끌어내려

전세·월세 상승세 전환…외식물가는 0.6%

통계청 "재난지원금 효과 있었으나 제한적"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서울시내 한 마트를 찾은 고객들이 식료품을 고르고 있다. 2020.06.02.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서울시내 한 마트를 찾은 고객들이 식료품을 고르고 있다. 2020.06.02.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박영주 위용성 기자 =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년 전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지난 5월 8개월 만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한 달 만에 0%로 올라선 셈이다.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여전히 저물가 기조를 보였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위축된 소비 진작을 위해 정부가 지급한 긴급재난지원금 효과로 축산물의 가격이 껑충 뛰었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4.87(2015=100)로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보합(0.0%)이었다.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봤을 때 -0.01% 상승률을 보였지만 0% 성장률로 봐야 한다는 것이 통계청의 설명이다.

안형준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국제노동기구(ILO) 매뉴얼 상 소수점 첫 번째까지만 쳐서 0%라 보는 게 정확하다"며 "소수점 둘째짜리까지는 큰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8월 -0.038%를 보이며 사상 처음 수치상 마이너스를 보였다. 이어 지난해 9월(-0.4%) '공식물가'도 마이너스 기록을 남겼다. 올해 1월(1.5%)부터는 3개월 연속 1%를 유지했지만 지난 4월(0.1%) 0%대로 내려가더니 5월 다시 마이너스로 전환된 바 있다.

안 심의관은 "6월 물가가 전체적으로 저물가인데 석유류 국제유가가 크게 하락하고 교육지원 확대, 고교 무상교육 등  공공 서비스 물가도 내려갔다"며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로 외식물가 상승 폭이 둔화되고 여행 관련 개인 서비스도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5월과 비교했을 때 상승한 건 국제유가 상승이 지난달에서야 국내 유가에 반영되며 석유류 가격 하락 폭이 지난달보다 축소됐다"며 "긴급재난지원금과 생활 방역 전환으로 축산물 가격이 일부 상승했다"고 부연했다.

'재난지원금'으로 마이너스 물가 멈췄지만…저물가 여전(종합2보)


농축수산물은 1년 전보다 4.6% 상승했다. 봄배추 작황부진으로 채소류 가격이 9.7% 상승하며 농산물 물가도 0.5% 끌어올렸다. 세부적으로 보면 배추(58.1%), 고구마(30.2%) 등 가격이 올랐으나 고춧가루(-13.1%), 마늘(-21.0), 쌀(-1.9%) 등은 내려갔다. 고등어(14.5%), 명태(18.0) 등의 가격 상승으로 수산물 가격은 1년 전보다 6.9% 상승했다.

특히 집밥 수요가 늘면서 돼지고기(16.4%), 국산 쇠고기(10.5%) 등 축산물 가격이 1년 전보다 10.5%나 오르며 전체 물가 상승에 0.24%포인트(p) 기여했다. 코로나19로 위축된 소비 진작을 위해 지급한 긴급재난지원금의 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공업제품은 전년보다 1.4% 하락했다. 햄 및 베이컨(8.0%) 등 가공식품은 1년 전보다 1.3% 올랐으나 국제 유가 하락에 따라 휘발유(-13.8%), 경유(-19.3%), 자동차용 LPG(-12.1%), 등유(-16.2%) 등 석유류가 15.4% 하락하며 전체 물가를 0.68%p 끌어내렸다. 다만 전월보다는 4.8% 오르면서 하락 폭은 축소됐다.

소파(12.1%), 식탁(10.8%), 장롱(3.8%) 등 가구류의 가격 상승도 공업제품 물가하락을 일부 봉쇄했다. 긴급재난지원금의 영향이 일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에서 상인들과 방문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2020.06.01.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에서 상인들과 방문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2020.06.01.  [email protected]


서비스 물가도 0.1% 상승하는 데 그쳤다. 고등학교 납입금(-68.0%) 등 교육 분야 정책지원에 따라 공공서비스가 2.0% 하락한 원인이 컸다. 석유류 국제유가 하락과 공공서비스 물가 하락이 전체 물가에 미친 기여도는 -0.96%p나 된다. 전세(0.2%), 월세(0.1%) 등 집세는 전년보다 0.2% 상승했다.

안 심의관은 "전세의 경우 2019년 9월부터 마이너스였다가 4월에 보합, 5~6월에 2개월 연속 상승했으며 월세도 4~5월에 보합, 6월에 플러스(+)로 전환되며 오랜만에 상승세를 보였다"면서 "통계에서 6·17 부동산대책 효과를 말씀드리기는 어렵다"고 조심스러워했다.

개인 서비스도 1.0% 상승에 머물렀다. 특히 외식 물가 상승률은 0.6%였다. 외식 물가는 2012년 5월부터 2013년 2월까지 0%대 상승률을 보인 바 있다. 이후 외식 물가가 0%대 상승률을 보인 건 올해가 처음이다.

안 심의관은 "돼지고기, 쇠고기 등 축산물과 가구 등 내구재 가격은 올랐지만, 외식 물가 상승률은 0.6%에 그친 것을 봤을 때 긴급재난지원금 영향이 제한적이었다"고 판단했다.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안형준 통계청 경제통계동향심의관이 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2020년 6월 소비자물가동향을 공표하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 물가지수는 104.87로 전월대비 0.2% 상승, 전년동월대비는 0.0%로 전월 -0.3%보다 0.3%p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07.02.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안형준 통계청 경제통계동향심의관이 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2020년 6월 소비자물가동향을 공표하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 물가지수는 104.87로 전월대비 0.2% 상승, 전년동월대비는 0.0%로 전월 -0.3%보다 0.3%p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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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입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1개 품목을 중심으로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보다 0.3% 하락하며 2개월 연속 역성장했다.

생선, 해산물, 채소, 과일 등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0개 품목의 물가를 반영하는 신선식품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 상승했다.

계절적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의한 물가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하는 농산물 및 석유류제외지수(근원물가)는 축산물과 가공식품 가격 상승으로 1년 전보다 0.6% 상승했다. 지난 7월(1.0%) 이후 11개월째 0%대에 머물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전년보다 0.2% 오르는 데 그쳤다. 지난해 2월(1.1%) 이후 1년 4개월째 0%대 물가를 유지했다.

코로나19로 한때 품귀현상까지 보였던 마스크 가격은 안정세를 유지했다. 안 심의관은 "KF94의 경우 오프라인은 1600원대이고 온라인 가격이 한 달 전에만 해도 2700원이었는데 지금 2100원대까지 하락해 안정됐다"며 "K80 비말 차단용 마스크 가격은 500~800원 정도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안 심의관은 전망에 대해 "석유류 가격이 7월에도 하락한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6월까지는 여전히 상승했기 때문에 다음 달에도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며 "소매판매가 살아나면서 수요증가도 일부 있겠지만, 정부 정책으로 보면 교육 분야에서 가격 하락 압력이 계속 작용할 듯싶다"고 내다봤다.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서울 한 CU 편의점 매장에 진열된 비말 차단 마스크가 판매되고 있다. 2020.06.30.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서울 한 CU 편의점 매장에 진열된 비말 차단 마스크가 판매되고 있다. 2020.06.30. [email protected]


기획재정부는 6월 소비자물가 동향과 관련해 "주요국 경제활동 재개로 국제유가가 반등하며 휘발유 가격 등이 상승하고 집밥 수요 증가로 돼지고기, 쇠고기 등을 중심으로 가격이 상승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향후 소비자물가는 상·하방요인이 혼재돼 있으며 코로나19 전개양상, 국재유가 흐름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정부는 소비자물가 흐름 및 물가 상·하방 리스크 요인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약속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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