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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물가]"용량 줄이고 가격도 올리고"…식품업계 관행?

등록 2020.07.03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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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칠성, 4월 사이다·콜라 등 주력 상품 납품가 인상

롯데푸드·해태·CJ제일제당 등 일부 제품 가격 인상해

코로나19로 어려워진 서민 경제에 부담 전가 비판도

[수상한 물가]"용량 줄이고 가격도 올리고"…식품업계 관행?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온 국민의 관심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집중되고 있는 지난 3~4월 일부 식품업체들은 제품 가격을 올리며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일부 업체에서는 편의점 마트에 납품하는 제품의 가격을 기존대로 유지했지만 제품 패키지를 변경하며 용량을 줄이는 꼼수를 사용했다. 사실상 제품 가격을 올린 것이다.

제조사들의 기습적 가격인상 단행은 결국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고 다른 물품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물가 상승률은 웃도는 가격 인상은 결국 식탁 물가를 큰 폭으로 끌어올리는 요인이 될 수 있어 우려다.

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은 지난 4월 일부 음료의 편의점 납품가를 인상했다. 인상 방법은 납품가 인상과 용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납품가가 인상된 제품은 밀키스(250㎖), 핫식스(250㎖), 사각사각꿀배(340㎖), 밀키스패트(500㎖) 등 음료와 트레비(500㎖), 아이시스8.0(500㎖) 등 생수라인이다.  

밀키스, 핫식스, 사각사각 꿀배는 종전 편의점 납품가액과 비교할 때 200원씩 가격이 올랐다. 트레비와 아이시스8.0은 100원 인상됐다.

비슷한 시기에 소매점에서 팔리는 칠성사이다·펩시콜라 355㎖ 캔 제품을 330㎖로 대체했다. 용량이 줄었지만 출고가는 동일해 사실상 가격을 올린 것으로 볼 여지가 많다.

또 편의점에 납품되는 핫식스더킹, 마운틴듀 등도 355㎖ 캔 제품을 330㎖로 대체했다. 같은 달 대형마트에 입고되는 코카콜라 1.8ℓ 2입의 경우 4960원에서 5280원으로 가격이 6.45% 인상됐다.

롯데푸드도 제품 가격을 올렸다. 편의점에 납품되는 뽀모도로 스파게티의 경우 3800원에서 최근 4300원으로 가격이 올랐다. 가격 상승률은 13.2%로 물가 상승률을 웃돈다.

해태는 해외에서 숙취해소 효과로 입소문을 탄 배음료 '갈아만든 배(340㎖)' 편의점 납품 가격을 1100원에서 1200원으로 인상했다. 인상률은 9.1% 수준이다.

CJ제일제당도 올해들어 비비고쇠고기무국500g, 비비고설렁탕500g 제품의 편의점 납품가를 3900원에서 4500원으로 15.4% 인상했다.

아이들이 많이 찾는 초콜릿도 7월들어 가격이 인상됐다. 한국마즈가 판매하는 초콜릿 제품 트윅스는 1000원에서 1200원으로, 스니커즈 헤이즐넛싱글은 1700원에서 1900원으로 가격이 각각 올랐다. 킨더 맥시 믹스는 700원에서 800원으로 인상됐다.

이들 업체는 물류비 인상 등 고정비 지출이 증가한 점을 반영해 용량을 줄이거나 납품가격 인상을 단행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항변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워진 서민 경제를 고려해 정부가 재난지원금까지 지급하는 상황에서 제조사들의 기습 인상은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전가시키는 행위라는 비판이 나온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대부분의 제조사들이 가격 인상을 고민하고 있지만 정부의 눈치를 살피는 것도 사실"이라며 "일부 제조 기업들의 가격 인상은 제품 가격을 인상해도 소비자들이 찾을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100원에서 200원 수준으로 가격을 올려도 소비자들이 이를 체감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평균 물가 상승률을 웃도는 가격 인상 단행은 식품업계 전체 신뢰도를 하락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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